문재인 부추기는 정세현 "중국! 김일성! 주체사상!"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반대하는 근거로 중국의 경제보복을 강조한 것으로 모자라 "북한의 김일성을 배워야 한다"는 발언을 하면서 또다시 논란에 휩싸였다.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통일부 장관을 지낸 정세현 전 장관은 지난해 한 인터넷 방송에서 "상대방이 어떤 교육을 받아왔는지 알아야 전쟁을 하더라도 할 것 아닌가"라며 "우리 학생들도 주체사상을 알아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정세현 전 장관은 지난 16일 더민주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주최로 열린 '급변하는 한반도 정세, 위기와 해법'이라는 특강에 참석해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며 "지금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 격이 사드이고, 한반도에 사드를 배치하면 중국이 가만히 있지 않으리라고 본다"고 겁박했다. 

정세현 전 장관은 "현 정부는 상황을 굉장히 낭만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지적하고는 "중국이 우리에게 경제적 보복을 가해 한·중 간 경제협력이 끊어질 경우에 중국이 받을 피해도 만만치 않다는 얘기도 있지만, 우리의 대중 경제 의존도가 훨씬 높다"며 중국의 경제보복을 우려했다. 

우리 정부가 미국에 치우친 외교정책을 펴면 안 될뿐더러 오히려 중국의 손을 잡아야 한다는 주장도 했다. 한·미 양국이 논의 끝에 결정한 사드배치를 우리가 일방적으로 철회할 경우 우려되는 한·미 동맹의 불화에는 낙관적인 태도로 일관했다. 

정세현 전 장관은 "(미국의) 압력이야 있겠지만, 보복이라고 해서 주한미군을 철수하겠나. 그러면 동아시아에서의 패권 유지를 위한 전초기지가 사라지는 셈"이라고 낙관했다. 

그는 "미국이 걸어온 길을 볼 때 주한미군 철수는 공갈일 뿐이다. 그런 공갈에 넘어가는 것은 바보라는 것"이라고는 "한미동맹은 수단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만일 미국이 경제보복을 한다면 중국과 더 손을 잡아야 한다"며 "그래야 굶어 죽을 걱정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날 정세현 전 장관의 친중(親中)행태와 지나친 한미동맹 경시(輕視)에 특강에 참석한 더민주 민평련 소속 의원조차 반대의견을 내세웠다.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대(對)한국 무역 조치 등에 대해서 (정 전 장관이) 너무 편하게 말한 것 같다"며 "미국이나 중국 어느 한쪽을 일방적으로 선택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에 정세현 전 장관은 1950~60년대 북한 김일성의 외교정책을 언급하며 "(중국과 소련 사이에서) 김일성을 간사한 놈이라고 했는데 외교는 그렇게 해야 한다"고 답했다. 

김일성 유일체제를 신봉하는 주체사상으로 모자라 김일성의 외교정책까지 배우자는 발언을 하면서 친북(親北)을 넘어 종북(從北)이라는 비판이 제기될 정도다. 

정세현 전 장관은 지난 3일 중국 관영 매체인 신화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박근혜 정부의 외교 실패라는 등 사드배치 결정에 반대하면서 논란을 일으켰다. 

그랬던 그가 이번에는 야당을 향해 필리버스터(Filibuster·합법적 의사방해)를 요구하면서 국내 정치권에도 혼란과 마비를 유도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월말 '테러방지법' 국회 본회의 통과를 놓고 야권은 필리버스터로 대응, 9일간의 국정 마비를 일으킨 바 있다. 

정세현 전 장관은 "어떻게 해서든지 야당이 사드를 막아주지 않으면 안된다"며 "내년 말까지 사드 배치를 못 하도록 필리버스터라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민의당은 분명하게 사드에 반대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은 뜨뜻미지근한 반응이어서 실망이 크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날 특강에는 민평련 대표이자 사드 배치를 반대해 온 설훈 의원을 비롯해 심재권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지난주 사드 관련 야당 초선들의 방중단에 참여했던 신동근 의원 등 10여 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