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시장, 청년수당-자전거길-노무현루트 조성 등 전시행정 줄줄이
  • 문재인 전 대표를 제외한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들은 최근 비상이 걸렸다. 친문(親문재인) 일색 지도부로 인해 '문재인 대세론'이 굳어져가면서 갈수록 자신의 입지가 좁아지기 때문이다. 

    추석 명절을 앞두고 발 빠른 대선 출마선언으로 시선 끌기에 나섰지만, 독주를 꿈꾸는 문재인과 친문 세력 앞에서 이렇다 할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문 전 대표는 지난 11일 광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정권교체가 우선되는 과제"라며 야권연대를 주장하기까지 했다.  

    이에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가 "내년 대선에 양극단 세력과의 단일화는 절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문 전 대표는 한술 더 떠 "정권교체가 무엇보다 우선되는 숙명적 과제인 만큼 통합이든 단일화든 길이 보이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안 전 대표를 거듭 압박했다. 

    야권 대선주자 중에서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문 전 대표가 대선후보 단일화를 주장하며 '내 아래로 전부 집합'의 태도를 보인 셈이다. 

    문 전 대표를 제외한 이른바 더민주 마이너리그주자들의 입장에선 '이런 식으로 흘러가면 경선도 제대로 치르지 못하고 '문재인의 들러리'가 될 수 있다'는 초조함이 갈수록 늘고 있다. 

    그러다보니 각 주자들마다 문재인의 벽을 넘기 위해 무리한 공약을 내걸며 이른바 포퓰리즘 논란도 서슴없이 야기하고 있다. 이런 흐름이 이어진다면 2017년 대선은 '표(票)퓰리즘 대란'을 면치 못할 것이란 우려마저 나온다.

    뉴데일리는 이번 추석을 맞아 문재인 '대항마' 혹은 '들러리'라 불리는 더민주 대선주자들의 극단적 포퓰리즘 정책을 집중적으로 살펴봤다. [편집자주]



  • 이번 순서는 치적쌓기 논란의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원순 서울시장 편이다.

    북미를 방문한 박 시장은 지난 5일 미국 뉴욕 맨해튼 한인회관에서 열린 교민·유학생 간담회에서 내년 대선출마를 묻는 질문에 "왜 서울시장으로서 고민이 없겠느냐. 더 이상 얘기하면 서울에 있는 신문에 일제히 톱으로 날 것 같기 때문에 여기까지 얘기 하겠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또 "내년 대선이 정말 중요하다"며 "한 개인이 세상을 바꿀 수는 없지만 어지럽고 도탄에 빠진 나라를 구하는 것은 정권교체가 답"이라고 주장했다. 해외로 나가 대한민국이 도탄에 빠졌다고 깎아내리며 내년 대선 출마를 사실상 시사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박 시장은 그동안 대권을 염두한 치적쌓기 전시행정 논란에 수차례 휩싸인 바 있다.

    청년수당 논란이 대표적이다.박 시장은 지난달부터 최장 6개월 동안 매월 50만 원 씩 청년수당 지원 대상자들에게 지급하기로 결정하고, 이미 지난달 3일 대상자 2,831명에게 총 14억 여 원을 입금했다.


  • ▲ 서울시청 건물에 붙어있는 박원순표 청년수당 현수막.ⓒ뉴데일리
    ▲ 서울시청 건물에 붙어있는 박원순표 청년수당 현수막.ⓒ뉴데일리



    정치권 안팎에선 잠재적 대권주자인 박 시장이 내년 대선을 앞두고 청년 표를 의식해 무책임한 포퓰리즘 정책을 펴고 있다는 비난이 쇄도했다. 당초 박 시장의 마음에 청년은 안중에도 없었고,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며 오로지 정치적 인지도만 높이려는 불순한 의도만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무책임한 포퓰리즘 정책은 비단 박 시장 뿐만이 아니다.

    논란의 '청년수당' 원조는 또 다른 대권주자로 꼽히는 이재명 성남시장으로 통한다. 더민주 소속 이 시장은 최근 "혁명적 변화를 위한 역할을 다하겠다"며 내년 대선 출마를 시사했다. 

    그는 지난해 19세에서 24세 청년들에게 소득과 취업 여부에 관계없이 1년에 100만원씩 지급하겠다며 '청년 배당' 정책을 내놨다. 

    이를 두고 예산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무책임한 정책일 뿐더러 선거를 앞두고 유권자의 마음을 사려는 인기영합 정책이라는 비판에서부터 각종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야권 지자체장들이 복지 포퓰리즘 정책으로 그리스를 망친 파판드 레우 그리스 전 총리 전철을 밟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 ▲ 과거 서울역 고가도로 모습.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과거 서울역 고가도로 모습.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박 시장은 또 경찰과 문화재청, 도로교통공단의 연이은 반대를 무시한 채 서울역 고가 공원화사업을 강행해 지난해 9월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호된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당시 여당 의원들은 "박원순 시장이 서울역 고가 공원화사업에 박차를 가하는 근본 이유가, 대권 도전을 위한 치적쌓기 때문 아니냐"며 박 시장의 전시행정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철우 새누리당 의원은 "국감을 위해 시청에 오는 길에 보니 시청 앞에서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를 반대하는 시위를 하더라"며, "일각에서는 서울역 7017 프로젝트를 대통령 선거 전에 완성해야 하는 1712 프로젝트라고 하더라"고 꼬집었다.

    최근 서울시는 2020년까지 도심과 외곽을 잇는 자전거 도로 16구간, 201㎞를 237억원을 들여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는 또 서울에 '노무현 루트' 조성, 용산공원 정부 계획 전면 수정 요구 등과 같은 발표도 내놨다.

    이를 두고도 대선 출마와 관련된 박 시장의 '업적 보여주기' 아니냐는 지적이 적잖이 나온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대권에 몰두하는 지자체장들이 시민들의 마음을 돈으로 사려는 무책임한 포퓰리즘 행태를 선보이고 있다는 비난이 끊이지 않고 있다.

    박주희 바른사회시민회의 사회실장은 박 시장의 청년수당 논란에 대해 "젊은 유권자를 위한다는 이미지를 구축해 결국 내년 대선을 앞두고 유력주자로서 입지를 굳히려는 의도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