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옛날 회사들.. 우리나라 경제, 역동성과 활력 잃어"
  • ▲ 박원순 서울시장.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 박원순 서울시장.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나라꼴이 이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정부의 정책과 더불어 자본주의를 비판하면서 한 말이다. 박 시장은 지난 22일 서울시의원회관에서 '사회적 경제와 청년, 그리고 도시의 미래'라는 주제의 강연 도중 이 같이 말했다.

대권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박 시장이 공개 석상에서 발언한 만큼, 대선을 염두에 둔 말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박원순 시장은 이날 "우리 사회는 완전히 각자도생(各自圖生)의 사회"라며 "이런 자본주의가.. 이게 지금 우리나라의 나라꼴이 이게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 시장은 "젊은 부부들이 (공동체 마을을 형성해) 50세대 씩 모여 산다면 국공립 어린이집을 지어주고, 어르신들이 모여 살면 의사가 가서 상담할 수 있는 것들(을 해야한다)"라며 "누구나 아이를 낳으면 국가가 키워준다는 생각이 있어야 아이를 낳지 않나, 저출산·고령화 시대에 전혀 대비가 없는 상황인데, 국가가 공공시설에 투자해야 한다. 서울시는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반(反) 대기업적 성향도 가감없이 드러냈다. 

그는 "미국에서 30대 대기업을 조사했더니 1970~90년대에 창업한 회사들이 굉장히 많고, 일본의 30대 부호 중에서도 2개 회사만 상속일 뿐 나머지는 전부 창업"이라며 "우리는 30대 기업이 1937년에 시작한 것도 있고 다 옛날(회사다), 거의 상속에 의한 기업들"이라고 했다. 

아울러 "그 말은 우리나라 경제가 역동성과 활력을 잃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원순 시장은 그러면서 협동조합과 사회적경제를 대안책으로 내놓았다.

박 시장은 "바스크 지역에서 신부와 젊은 사람들이 모여 만든 게 '몬두라곤 협동조합'인데, 이 협동조합이 현재 스페인 내 7대 그룹"이라며 "한 번 가보라 모든 게 협동조합"이라고 단언했다.

나아가 "우리나라는 협동조합이 퍼지지 않았지만, 그래도 서울 협동조합은 성장 중"이라며 "서울시 내 2500개 협동조합 중에서 앞으로 성장할 협동조합이 나오지 말라는 법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중들을 향해 "오늘 오신 분들은 제가 일자리 하나씩 다 드릴 것"이라며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한편, 박원순 시장은 이날 대권 행보와 관련한 질문에선 즉답을 피했다. 이에 정치권 관계자는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으면서도 사실상 국내 문제에 대해 전반적인 비평을 하는 모습"이라며 "대선에 대한 간접적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