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검찰 측 감정위원 2명, 항소심 증인 채택

박원순 아들 X선 감정한 검찰 추천 의사들, 法庭 선다

양승오 박사 “주신씨 영국 주소 부정확”, 재확인 요청

양원석 이길호 기자 | 최종편집 2016.10.11 01:3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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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선거법 상 낙선목적 허위사실유포 혐의로 재판이 진행 중인 ‘영상의학전문의 양승오 박사 사건’ 1심 심리과정에서, 박원순 서울시장 아들 박주신씨 명의의 엑스레이를 비교·판독한 검찰 측 감정위원(전문의) 2명이, 이 사건 항소심 재판 증인으로 채택됐다.

이 사건 1심 재판부에 주신씨 명의의 MRI에 대한 비교판독 결과 “영상자료 속 피사체는 동일인물”이라며, 박원순 시장 측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감정의견을 보낸 대한영상의학회 소속 성명불상 전문의도, 위 검찰 측 감정위원들과 함께 법정 증인석에 앉게 될 전망이다.

반면 이 사건 피고인들이 요구한 박원순 서울시장에 대한 증인 채택은 재판부의 거부로 무산됐다.

피고인 측은 영국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진 박주신씨에 대한 증인소환통지가 송달되지 않는다면, 그 부친인 박 시장에 대한 증인채택이 불가피하다고 항변했으나, 재판부는 “그런 증거방법은 적절치 않다”고 선을 그었다. 재판부는 ”(박원순 시장에 대한 증인소환의 필요성에 대한) 의견서를 검토했다. (박 시장을 증인으로) 채택하지 않기로 결론을 냈다“고 입장을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주신씨 본인이 직접 작성한 병원기록, 문진표 기록 등에 대한 사실조회신청을 허가해 달라는 변호인 요청에 대해서는, 주신씨가 끝까지 출석을 거부하거나, 현재 진행 중인 증인소환절차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 예비적으로 검토해 볼 수 있다며 여지를 남겼다.

항소심 재판부가 피고인들에 대한 1심 재판부의 유죄판결에 중대한 영향을 끼친 의료진들을 증인으로 채택하면서, 박주신씨 명의의 엑스레이에 대한 전문의들의 비교판독결과와 그 정당성 여부가, 재판의 흐름을 가를 핵심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양승오 박사 사건 항소심을 심리 중인 서울고등법원 제6형사부(정선재 부장판사)는 10일 오후, 이 법원 302호 법정에서 3차 변론준비기일을 열고, 증인을 모두 확정했다.

재판부가 변호인 측 의견을 받아들여 채택한 증인은 지난 기일 확정한 박주신씨를 비롯해 모두 12명이다.

이날 새로 채택된 증인은, 이 사건 1심 재판부의 위촉으로 주신씨 명의의 엑스레이 감정에 참여한 검찰 측 추천 전문의 2명과 위에서 소개한 대한영상의학회 의견서를 작성한 성명불상 의사, 2012년2월22일 이른바 연세대 세브란스 공개신검 현장에 있었던 기자, 병원 직원(홍보팀, 방사선사), MRI 시스템 관련 GE헬스케어 소속 직원, 서울지방병무청 징병관 및 직원 등 11명이다.

재판부는 1심 검찰 측 감정위원으로 참여한 류OO, 박OO 두 명에 대한 증인채택과 관련해, “피고 측에 탄핵할 기회를 주겠다”며, 변호인 측 의견을 받아들였다.


양승오 박사의 변론을 맡은 차기환 변호사는 “(류OO)는 1심 재판에서 주신씨 명의 엑스레이 비교결과 나타나는 차이점에 대해, 촬영자세나 찍는 각도, 호흡법에 따라 흉곽의 모양이 달라진다고 주장했다. 판독의 대상이 된 자생병원, 공군훈련소 엑스레이 모두 서서 찍은 사진들인데, (류OO는) 피사체가 누워있는 자료와 비교를 했다”며, 탄핵을 위해서는 반드시 법정 신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1심 막판 박원순 시장 측에 유리한 감정의견을 낸 대한영상의학회 소속 성명불상 의사도 증인으로 채택했다.

당초 재판부는 이름도 밝혀지지 않은 인물에 대한 증인채택에 부정적이었으나, 피고인들이 격렬하게 반발하자 입장을 바꿨다.

지난해 11월18일 대한영상의학회는 ‘의료사안 감정 회신서’라는 제목의 공문을 통해, 주신씨 명의의 MRI 영상자료 6건을 모두 비교·판독한 결과, 피사체는 동일인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공문은 당시 1심 재판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7부(심규홍 부장판사)에 송달됐다. 재판부는 올해 2월 피고인 모두에게, 검찰의 구형량보다 2~3배 높은 벌금을 선고하면서, 주요 판단근거 중 하나로 이 문건을 꼽았다.

반면 피고인들과 차기환 변호사 등은, 대한영상의학회로의 감정 의뢰 자체가 객관성을 상실한 결정이라며, 감정결과는 무효라는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차기환 변호사는 “대한영상의학회가 이 사건 1심 재판부에 보낸 공문에 학회장의 직인이 날인돼 있지 않고, 감정에 참여한 의사들의 실명도 기재돼 있지 않아, 공문서로서의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1심 재판부가 주신씨 명의의 영상자료를 대한의사협회로 보낸 것은 사실이다. 당시 재판부는 박주신씨 명의의 영상자료에 비교판독을 위해 외부감정기관을 선정하기로 하고, 자료를 대한의사협회로 보냈다.

검찰은 외부감정을 맡을 곳으로 의사협회 산하의 대한영상의학회를 선호했으며, 변호인은 병역비리를 적발한 경험이 있는 개인 전문의나, 학계의 신망을 받고 있는 저명한 교수에게 감정을 의뢰할 것을 제안했다.

차기환 변호사는, 국내 학회의 경우 감정결과에 대한 책임소재가 불명확할 뿐만 아니라, 학연이나 지연·혈연 기타 박원순 시장과의 친소관계에 따라 감정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감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그러나 검사와 변호인 측이 외부감정기관 선정에 합의하기도 전에, 대한의사협회가 일방적으로 주신씨 명의의 영상자료를 영상의학회에 보낸 사실이 알려지면서, 피고인 측은 강하게 반발했다.

차기환 변호사는 지난해 9월 22일, 재판부에 ‘외부감정기관 선정 관련 의견서’를 보내, “감정을 의뢰한 자생(병원)엑스레이와 공군 엑스레이·비자발급 엑스레이 피사체가 다를 경우, 세브란스병원은 그 신뢰도와 명성에 결정적인 타격을 입는 등 심각한 이해관계가 걸려있다. 주신씨의 공개신검에 참여한 교수가 임원으로 있는 대한영상의학회에 감정을 맡긴다는 것은 도저히 수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차 변호사는 “해외 유명학회에 감정을 촉탁하는 것이 가장 올바른 방법이지만, 그것이 어렵다면 대한의사협회가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근골격·영상의학 분야의 실력있고 인품을 인정받는 교수나 의사를 참여시켜 주시길 바란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차기환 변호사는 지난해 9월21일 열린 이 사건 1심 5차 공판에서, 피고인과 변호인들이 대한영상의학회를 기피하는 이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차 변호사는 “영상의학회 임원 가운데 세브란스병원 이승구 교수가 있다. 그 분이 임원으로 있는 영상의학회는 감정의 투명성과 공정성에 있어 문제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 신촌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은 2012년 2월 22일 박주신씨에 대한 공개신검을 진행한 곳으로, 이승구 교수는 박주신씨 공개신검 당시 MRI 판독에 참여한 의료진 중 한명이다.

이런 사실을 고려할 때, 당시 공개신검에 참여했던 이 병원 의료진이 주요 임원으로 있는 학회가, 주신씨 명의의 영상자료에 대한 감정을 맡는다는 건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 양승오 박사 등 이 사건 피고인들의 공통된 견해다.

※ 이 사건 1심 감정 관련 내용은 다음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단독] 박원순 아들 엑스레이 감정 결과 전격 공개

차기환 변호사는 이날 “대한영상의학회 소견서가 유죄의 증거로 쓰인 이상, 이 문건을 작성한 의사를 불러서 (그 경위를) 물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차 변호사는 “위 소견서는 과학적 의학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작성자가 누군인지는 사실조회를 통해 확인할 테니, 당사자를 증인으로 채택해 달라”고 요청했다.

양승오 박사는 1심 재판부의 판단이 균형감을 상실했다며,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변호인이 추천한 오연상 박사(1심 재판 당시 외부 감정위원 대표)는 나와 대학동기라서 배척한다고 했는데, 검찰이 추천한 박OO는 나와 책을 같이 쓴 공저자(共著者)다. 검찰 주장대로라면 박OO도 배척해야 하지 않나.”

양승오 박사는, 주신씨 병역비리 의혹과 관련해, 자신의 견해를 부정하는 강흥식 교수(前대한영상의학회장, 분당서울대병원 교수)가 지난해 전화를 걸어와, “그만 두라”고 종용한 사실도 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양 박사는 검찰이 1심에서 추천한 외부 감정위원 3명 모두가 강흥식 교수의 영향권에 있다고 주장했다.

“강흥식 교수는 나보다 선배다. 그 선배가 작년 10월 나한테 전화해서 “그만 둘 수 없냐”고 하더라. (검찰 감정위원으로 참여한) 유OO 박OO 김OO이 모두 강 교수 영향권 밑에 있다. 나는 10년 전 이미 대한근골격영상의학회장으로 추천을 받았지만 거절했다. 강흥식 교수도 대한근골격영상의학회장을 지냈다.

강 선생이 나와 어떤 원한인지 몰라도, 자기 영향권에 있는 3명을 검찰 측 증인으로 내세워서 나를 괴롭히는 지 해명해야 한다. 의사로서 면허를 걸고 진실이 무엇인지 다퉈보고 싶다.“

양승오 박사는, 1심 재판부가 영국 법무부로부터 받은 주신씨의 영국 체류 주소가 정확하지 않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양 박사는 “검찰이 제출한 주소를 구글에서 검색한 결과 그런 주소가 없다고 나온다. 이건 아주 중요한 문제다. 확인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에 재판부는 “영국에 있는 주신씨에게 송달이 돼야 (증인소환의) 효력을 인정할 수 있다”며, 검찰과 변호인 양 쪽 모두에게 주소지 재확인을 지휘했다.

검찰은 “영국에서 주신씨가 은행 계좌를 개설할 때 작성한 주소이며, 영국 경찰이 확인해 준 것으로 알고 있다. 다시 확인해 보겠다”고 답했다.

주신씨에 대한 증인신문 및 신체검증기일은 11월21일, 12월5일, 12월19일로 정해졌다. 외국과의 사법공조절차를 통해 증인을 소환하는 만큼 기일을 복수로 지정했다고 재판부는 설명했다.

재판부는 채택된 증인들에 대한 신문 순서를 정하기 위해, 다음달 11일 4차 준비기일을 한 차례 더 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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