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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14일 '1차 민중총궐기' 집회에서 경찰이 쏜 물대포를 맞고 쓰러진 뒤 314일 만에 숨진 고(故) 백남기(69)씨의 사인을 두고 의료진과 유족간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한 의료 전문가가 소위 '영상 부검'을 통해 고인의 사인을 규명할 수 있다고 주장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건국대학교병원 이비인후·두경부외과 이용식(59·사진) 교수는 11일 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일각에선 물대포에 맞은 충격으로 백씨가 숨졌을 것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고, 다른 한쪽에선 유가족이 연명치료를 거부해 사망시기가 앞당겨졌을 것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지만 정작 백씨가 사경을 헤매게 된 진짜 이유에 대해선 말을 아끼고 있는 분위기"라며 "당시 사고 현장에서 목격된 '빨간 우의'를 입은 남성이야말로 백남기씨 사망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라고 주장했다.
이용식 교수는 "고인의 사인을 규명하기 위해선 '부검'이 필수적이지만 유족이 강력하게 반대 의사를 밝히고 있기 때문에 여전히 사망 원인을 두고 설왕설래가 지속되는 것"이라며 "남은 방법은 영상을 통해 간접적으로 사인을 밝혀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제가 주동식 기자와 같이 만든 영상인데요. 자료는 한겨레신문과 오마이TV, 뉴스타파 등에서 찍은 영상물을 참조했어요. 저는 여기에 '영상 부검'이라는 말을 붙였습니다. 지금 2억 4천여만원 상당의 민사 소송과 형사 소송이 걸려 있는 사안이에요. 그래서 당시 어떤 일이 발생했는지 경찰도 알아야 하고 판사도 알아야 하거든요. 검경의 의지박약과 무능으로 부검이 힘들다면 제가 제시한 '영상 부검'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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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수는 취재진에게 자신이 직접 제작한 PPT 영상물을 보여주며 "백남기씨는 머리를 숙인 상태에서 측면으로 물대포를 맞았고, 이후 구르다시피 넘어졌기 때문에 어느 정도 충격을 흡수한 상태에서 뒤로 누운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머리 위로 강한 물살이 부딪혀오자 오른손으로 막는 장면이 보이죠? 이때까지 의식이 있었다는 얘기예요. 그리고 순간적으로 줄을 놓치면서 빙그르르 몸이 돌죠. 왼쪽으로 쓰러진 뒤 뒤로 벌러덩 누워요. 그리고 물살 힘에 의해서 쭉 뒤로 밀려나는 모습이 보여요. 그때 사람들이 백씨 주변으로 모여들죠. 백씨가 머리와 상체 윗부분에 물대포를 맞은 시간은 2초 정도에 불과해요. 아주 찰나의 순간에 벌어진 일입니다.
이 교수는 "만일 이와중에 백씨가 다쳤다면 누운 상태에서 바닥에 뒷머리를 부딪혔을 가능성이 있는데, 얼굴 정면으로는 물을 맞은 적이 없다"며 "얼굴 부위에 난 상처는 곧바로 달려든, '빨간 우의'를 입은 남성 때문"이라고 주장했다.이때 보십시오. 빨간 우의를 입은 남성이 등장하죠. 지금 주먹을 들고…. 팔 각도를 보세요. 정확히 백남기씨를 겨냥하고 있죠. 앞서 백씨를 보호하기 위해 시위대 중 한 명이 백씨를 붙들고 있었는데요. 빨간 우의를 입은 남성이 백씨를 때리는 순간, 옆에 있던 남성이 밀려나고, 빨간 우의를 입은 남성의 무릎이 백씨의 배와 가슴을 짓누릅니다.
이 교수는 "물대포를 맞은 부위는 머리꼭지와 목뒤덜미, 좌측 어깨, 좌측 머리 측면, 그리고 발바닥 등인데, 11월 14일 밤 8시 4분 찍은 CT 사진에는 좌측 광대뼈와 안와가 골절됐고, 우측 뒷부분 두개골이 골절된 것으로 드러났다"며 "백남기씨는 괴한이 가한 폭행에 의해 얼굴과 머리에 큰 상처를 입고 사망한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 교수는 "얼마전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이 진리를 위해 기꺼이 자신의 몸을 (물대포)실험에 제공해 주실 거라 믿는다'는 진중권 교수의 칼럼을 읽은 적이 있다"며 "공개적으로 말하는데, 진 교수가 정말로 의심이 든다면 내가 직접 나서서 물대포를 맞을 용의가 있다. 물대포를 맞아서 정말로 안와 골절상을 입을 수 있는지 내 몸으로 증명해 보일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
다음은 이용식 교수와의 일문일답 전문.- 고인에 대한 '영상 부검'을 자처하시게 된 계기나 이유가 있으신가요?
▲뉴스를 통해 고(故) 백남기씨 사건을 접하게 됐는데 정말 말도 안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더라고요. 원래는 기다렸어요. 누군가 나서겠지 하고…. 언론에서 사실을 있는 그대로 보도해주길 바랐는데, 다들 침묵을 지키고 있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나서게 됐습니다. 나라도 바로 잡아야겠다, 이런 결심을 한 거죠.일단 동영상을 제작하고 사비를 들여서 영상홍보차를 대절했죠. 지난 5일 KBS 앞에서 영상을 틀고, 자리를 옮겨서 국회의사당에 갔다가 채널A 앞에 차를 대고 동영상 해설을 했습니다. 마침 경찰대학 관계자 분이 몇 가지를 물어보시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설명을 드리면서 시연을 했던 겁니다.
- 그게 인터넷에 널리 퍼진 '시연 동영상'이군요. 지금 말씀하신 취지는 백남기씨가 쓰러지는 도중 어느 정도 충격을 흡수한 상태에서 넘어졌다는 거죠?
▲고인은 유도 고단자였습니다. 체격도 아주 다부진 분이었어요. 본능적으로 고개를 숙였고 먼저 무릎을 땅에 댄 상태에서 넘어졌기 때문에 두부에 손상을 입었다해도 큰 상처는 아니었을 겁니다. -
- 이날 있었던 사건을 복기해볼까요? 경찰이 살수차로 물을 뿌린 이유가 뭘까요?
▲처음에는 살수차가 물을 뿌리지 않았는데, 시위대가 차벽으로 세운 버스 2대를 탈취한 겁니다. 그때부터 물대포를 막 쏘기 시작했죠. 수십명이 매달려서 버스를 영차영차 끌고 있는데 갑자기 비옷도 걸치지 않은 백남기씨가 걸어나와서 잠시 멈춰서 있다가 4미터 앞에서 줄을 잡습니다. 그래서 경찰이 '어? 저게 뭐야' 하고 백씨를 겨냥해 물을 쏘게 된 것이죠.영상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백씨는 물이 자기쪽으로 오는 걸 보고선 어깨와 목을 숙입니다. 머리를 숙이니까 물대포가 머리와 등 위쪽을 지나가죠. 그런데 수압 때문에 몸이 돌면서 넘어집니다. 그 충격에 다시 일어났다가 재차 돌면서 넘어지죠.
제가 주동식 기자와 같이 만든 영상인데요. 자료는 한겨레신문과 오마이TV, 뉴스타파 등에서 찍은 영상물을 참조했어요. 저는 여기에 '영상 부검'이라는 말을 붙였습니다. 지금 2억 4천여만원 상당의 민사 소송과 형사 소송이 걸려 있는 사안이에요. 그래서 당시 어떤 일이 발생했는지 경찰도 알아야 하고 판사도 알아야 하거든요.
하지만 저쪽에선 정치적으로 선동만 할 뿐 이렇다할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어요. 사인을 알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부검'을 반대하면서 말이죠. 경찰도 빨리 부검을 실시해야 하는데 계속 협조 공문만 보내고 있어요. 검경의 의지박약과 무능으로 부검이 힘들다면 제가 제시한 '영상 부검'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사고가 발생한 현장은 르메이에르빌딩이 있는 종로인데, 시위대가 3번째 버스를 끌어내려고 줄을 6~7개 설치를 합니다. 그래서 살수차가 이들을 쫓으려고 물을 뿌리다가 백남기씨가 튀어 나오자 그쪽에도 물을 뿌린 겁니다. 정면이 아닌 측면에서 물을 맞았어요. 백남기씨의 오른쪽 앞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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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대포 압력이 상당했던 것 같은데요.
▲당시 2500~2800 RPM에 약 10~13기압의 힘으로 물대포가 발사됐는데요. 7.5미터 높이에서 바닥을 향해 살수됐습니다. 살수차와 밧줄과는 10미터 이상 떨어져 있었고요. 시연 당시 60kg 무게의 플라스틱 통이 3초만에 넘어졌을 정도의 위력이었으나 깨지진 않았습니다. 아무리 작은 주먹이라도 때리면 코뼈가 부러질 수 있지만, 물살은 아니죠. 힘의 종류가 완전히 다른 겁니다. 게다가 플라스틱보다 뼈가 훨씬 더 강하거든요.다른 사람들은 다 뒤에서 줄을 당기고 있는데 유독 백씨만 앞으로 나와 있는 점이 특이하죠. 이미 왼쪽 무릎은 바닥에 닿아 있고 오른쪽 무릎과 양손으로 줄을 잡고 버티고 있어요.
물줄기가 머리 윗 부분을 지나가고 있는 와중에 무릎이 점점 더 굽혀지면서 결국 구르다시피 넘어지는 모습을 볼 수 있죠. 그 전에요. 머리 위로 강한 물살이 부딪혀오자 오른손으로 막는 장면이 보이죠? 이때까지 의식이 있었다는 얘기예요. 그리고 순간적으로 줄을 놓치면서 빙그르르 몸이 돌죠. 왼쪽으로 쓰러진 뒤 뒤로 벌러덩 누워요. 그리고 물살 힘에 의해서 쭉 뒤로 밀려나는 모습이 보여요. 그때 사람들이 백씨 주변으로 모여들죠. 백씨가 머리와 상체 윗부분에 물대포를 맞은 시간은 2초 정도에 불과해요. 아주 찰나의 순간에 벌어진 일입니다.
만일 이와중에 백씨가 다쳤다면 누운 상태에서 바닥에 뒷머리를 부딪혔을 가능성은 있어요. 하지만 보시는 것처럼 얼굴 정면으로는 물을 맞은 적이 없어요.
이때 보십시오. 빨간 우의를 입은 남성이 등장하죠. 지금 주먹을 들고…. 팔 각도를 보세요. 정확히 백남기씨를 겨냥하고 있죠. 팔꿈치와 주먹을 보세요. 앞서 백씨를 보호하기 위해 시위대 중 한 명이 백씨를 붙들고 있었는데요. 빨간 우의를 입은 남성이 갑자기 치고 들어오자 이 사람이 오른쪽으로 밀려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백씨를 놓치면서 몸이 휙 돌아가죠. 불과 0.1초 사이에 벌어진 일이에요. 백씨를 때리는 순간, 옆에 있던 남성이 밀려나고, 빨간 우의를 입은 남성의 무릎이 백씨의 배와 가슴을 짓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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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이들은 빨간 우의를 입은 남성도 백씨를 구조하기 위해 나선 사람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 남성이 의도적으로 폭행한 게 아니라, 물대포에 떠밀려서 백남기씨를 덮친 거라는 주장도 있던데요?
▲(백씨의 얼굴 사진을 가리키며) 여기가 퍼렇잖아요? 이쪽 눈하고 다르게 눈꺼풀에 피멍이 들었죠. 이 전체가 퍼렇게 부풀어 올랐어요. 다른 부위와 비교해 보세요. 분명히 멍이 든 겁니다.협골(광대뼈)를 주먹으로 맞아서 깨지면 안으로 뼈가 우그러 들어가면서 안구가 다칠 수가 있습니다. 코도 깨져서 피를 흘리게 되고요. 또한 눕힌 상태에서 주먹으로 내리치니 머리 뒷부분, 두정골이 깨질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2군데에 골절상이 나타나게 되는 거죠.
11월 14일 밤 8시 4분 찍은 CT 사진을 보세요. 오른쪽 머리 두정골 부위에 피가 보이죠? 그 압력 때문에 뇌경막이 가운데 있지 않고 이렇게 밀려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굉장히 많은 피가 났다는 거예요. 다른 근육과 비교하면 상당히 많이 부어있는 게 나와 있죠. CT 사진도 우리의 추정과 맞아 떨어지는 거예요.
- 그럼 즉시 수술을 받아야했겠군요.
▲그렇죠. 피를 뽑아내는 수술을 받았는데, 워낙 큰 상처였기 때문에 예후가 좋지 않아서 이 분이 살아날 수 없었던 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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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니까 물대포로 받은 충격이 사인은 아니라는 말씀인 거죠?
▲사망한 이유가 물대포 때문이라는 주장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물대포를 맞은 백씨의 신체 부위를 한 번 따져 봅시다. 머리꼭지와 목뒤덜미, 좌측 어깨, 좌측 머리 측면, 그리고 발바닥을 들 수 있습니다.그리고 우리가 '영상 부검'을 통해 살펴본 것처럼 백씨가 주먹이나 무릎에 맞았을 경우를 가정해 봅시다. 좌측 얼굴(광대뼈)를 맞아 피하 출혈이 일어났을 것이고, 좌측 안구와 눈꺼풀이 상처를 입고, 우측 뒷부분과 두개골도 손상을 입었을 겁니다. 그리고 좌측 갈비뼈와 복부 장기 내상, 목부위 후두 연골에 골절상이 발생했을 가능성도 있고요. 한마디로 좌측 얼굴 골절상과 우측 두개골 골절상이 가장 큰 상처 부위가 될 겁니다.
그러면 마지막으로 진단서 상의 상해 부위를 살펴 봅시다. 좌측 광대뼈와 안와가 골절됐습니다. 좌측 눈이 실명됐고요. 우측 뒷부분 두개골이 골절됐고 우측 경막하 출혈이 일어났습니다.
어떻습니까? 저의 영상 부검 소견과 거의 동일하죠?
- 그렇군요. 영상을 보면 백남기씨가 큰 충격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유일한 부위는 뒤통수인데, 진단서 상에는 안와 골절까지 나왔군요. 물대포를 맞아서 광대뼈와 안와가 부러졌다?
▲왼쪽 눈이 실명됐습니다. 오른쪽 두개골이 골절됐고 오른쪽엔 경막하 출혈이 발생했습니다. 정확합니다.
- 다시 한 번 묻겠습니다. 정말 주먹과 무릎 가격만으로 백씨가 숨졌을 것이라고 생각하시는 건가요?
▲영상 부검만으로도 충분히 사인을 알 수 있는 사건입니다. 백남기씨는 괴한이 가한 폭행에 의해 얼굴과 머리에 큰 상처를 입고 사망한 것입니다. 간단한 문제입니다. 실제로 부검을 하면 백씨가 어떻게 사망했는지 답이 나올 겁니다. 저는 그 당위성을 말씀드리고 싶은 겁니다. 이런 의혹들이 도처에 있는데 이대로 고인을 내버려두시겠습니까?만약에 이번 사건을 두고 공권력에 책임을 묻는 다면 이 사건은 국가를 상대로 한 자해공갈 사기극이라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입니다. 지금이라도 유족과 백남씨 대책위원회는 정확한 사인을 가리는 '부검'에 적극 동참해 억울하게 돌아가신 백씨의 원혼을 달래는 일에 힘써야 할 겁니다. 경찰은 하루 빨리 범인과 관련된 자들을 색출하는데 전력을 다해야겠죠.
백씨 말고도 물대포 맞은 사람들이 더 있는데 다들 툭툭 털고 다 일어났습니다. 기자들도 물대포를 많이 맞았지만 별 문제는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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