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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이 공동으로 발간한 중학교 사회적경제 교과서가 학생들에게 반(反)시장 정서를 심어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박원순 시장의 정책을 홍보하는 듯한 내용이 교과서에 다수 포함돼 논란이 일고 있다.
'사회적경제' 교과서는 경제교육을 목적으로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이 공동 개발한 '인정 교과서'다. 인정 교과서란 선택과목이나 자유학기제 활동 등에 쓰이는 교재로, 서울교육청은 올 2학기 해당 교과서를 사내 중학교에 배포했다.
문제의 교과서는, 발간 전부터 잡음을 초래했다. 우리 헌법이 '자유민주적 시장경제'를 경제구조의 기본 틀로 설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경제의 원리에 대한 기초 교육도 없는 상태에서, 그 보조재에 불과한 사회적경제를 먼저 가르치는 것은 앞뒤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시장경제는 惡, 사회적경제는 善’이라는 이분법적 구도를 보이고 있는 중학교 사회적경제 교과서는, 교과서 기술 중 "시장경제는 사회의 소외 계층이나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내용에서 알 수 있듯, 우리 경제의 기본인 시장경제에 대해서는 부정적 측면을 강조하고, 이와 대조적으로 사회적경제는 순기능만을 부각시키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서울교육청은 이런 지적에 대해 "20차시 분량으로 시장경제의 원리와 가치에 대해 가르치고 있으며, 사회적경제 교과서에는 '시장경제를 통해 개인은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하면서 능력에 따라 물질적인 만족과 혜택을 누리게 되는 것'이라고 정의해, 시장경제의 긍정적 역할을 적극적으로 서술했다"고 해명했다.
일부에서 제기된 집필진 구성 논란과 관련해서는 "경제, 경영을 전공한 현장 교원을 위주로 집필위원을 위촉했고, 서울시, 서울시교육청, 대학교수, 언론사 관계자, 정부연구기관, 사회적경제 관계자 등으로 전문가 자문위원회를 구성, 교육자료 점검 및 보완과정을 거쳤다. 최종 인쇄 전에 학교급별 교원에 의한 검토를 통해 현장 적용 가능성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본지 확인결과 서울교육청의 해명대로 '경제생활의 변화'라는 단원 속에는 시장경제가 기술된 부분이 있다. 그러나 100페이지가 넘는 교과서에 시장경제가 나오는 부분은 한 페이지가 전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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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사회적경제' 교과서에 기술된 내용이, 박원순 서울시장이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협동조합, 마을기업, 공정무역 카페, 사회적기업가 지원 등 서울시의 정책과 상당 부분 겹쳐, '박원순 시장의 정책 홍보 책자'를 연상케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서울교육청은 사회적경제 교과서 개발에 사실상 관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교육청 관계자는 "교육청은 집필위원과 자문위원을 구성하지 않았다. 서울시가 공모를 통해 개발기관을 선정하고, 선정된 기관이 집필진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서울교육청은 집필에 참여할 만한 교사들을 추전하거나, 사회적경제 교과서를 가르치기 위한 교사 연수, 인쇄 및 보급 등을 담당했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취재결과 사회적경제 교과서는, 더불어민주당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김현아 전 서울시의원의 제안을 계기로 만들어졌다.
한편 교육청은 교과서를 검토한 전문가 자문위원회의 명단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검증 과정이 공정했는가'에 대한 새로운 의혹을 낳고 있다.
김동석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은 "균형잡힌 경제관을 가르치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대한민국 헌법이 자유시장경제를 명시하고 있는 만큼, 특정 편향된 경제교육을 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했다.
김동석 대변인은 "교재 내용보다는 교재를 학교선생님들이 어떻게 가르치는가가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문제의 교과서는 현재 서울시내 중학교 85곳에서 사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