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더라식' 대서 특필.. 치고 빠지는 조선일보

조선일보 "'통일은 대박', 최순실 작품 아냐" 청와대 편들기?

'그것을 말해주마' 시리즈 예고.. 최순실 파문 의혹 '재검증' 천명
초가삼간 홀라당 태운 마당에, 뒤늦게 '근거박약 의혹' 검증하겠다?

조광형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6.11.15 19:5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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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광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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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년째 '기자'라는 한 우물을 파 온 조광형 기자입니다. 다양한 분야를 거쳐 현재는 연예·방송 전문 기자로 활동 중입니다. 뉴데일리 지면은 물론, 지상파 방송과 종편 등에서 매주 연예가 소식을 전하고 있습니다. 남보다 한 발 앞선 보도와, 깊이 있는 뉴스 전달을 위해 노력 중입니다.




지난 14일 오후 조선일보 온라인판(조선닷컴)의 '톱 뉴스'에 의외의 기사가 올라와 눈길을 끌었다.

[의혹의 진실/그것을 말해주마] "'통일 대박'은 최순실씨 아이디어"는 낭설

'문패제목'부터 심상치 않다. 뭔가 왜곡·전파된 내용을 바로잡아보겠다는 심산에서 쓰여진 기획물인듯, 제목 하단에는 앞으로의 편집 방향을 예고하는 [편집자 주]까지 달려 있다.

최순실씨의 국정 농단이 광범위한 분야에서 다양한 형태로 이루어졌음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제기된 일부 의혹은 근거가 빈약한데도 무차별적으로 유포되고 있다….


첫 문장부터 실소가 새어 나왔다. 일부 의혹이 무차별적으로 유포되고 있다? 근자에, 근거박약한 의혹을 무차별적으로 유포하고 있는 당사자가 바로 조선일보가 아니었던가? 다음 문장은 더 가관이다.

일부 언론은 취재를 통해 의혹을 규명하기보다 근거없는 의혹을 생산하는 역할을 하는 경우도 있다….


마치 남 얘기를 하듯, "일부 언론이 근거없는 의혹을 생산하는 역할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점잖게 꾸짖는 모습을 보인 것.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 이후 일명 '카더리식 보도'에 앞장서온 조선일보가 '일부 언론'의 그릇된 취재 행태를 나무라는 것은 좀 우습다는 생각이 든다.

게다가 이미 초가삼간을 홀라당 태운 마당에, 뒤늦게 "제기된 여러 의혹들 중 확인 가능한 것들은 사실 여부를 규명해보겠다"는 말은 너무나 무책임한 얘기로 들린다.

이제와서 무슨 검증을 제대로 하고, 무엇을 바로잡아보겠다는 건지….

어쨌든 해당 기사를 읽어보면, 조선일보는 '통일은 대박'이라는 박근혜 대통령의 말은 최순실의 아이디어가 아니라고 말하고 싶은 모양이다.

그렇다면 ‘통일 대박’이 최순실씨 아이디어라는 것은 사실인가, 아닌가.

정 대변인의 해명을 확인하기 위해 2013년 6월20일 민주통평 간담회에서 신창민 교수의 책을 소개한 인물이 누구인지 확인해보았다. 복수의 참석자들에 따르면 현경대 당시 민주평통 수석 부의장이었다. 현 전 부의장은 신창민 교수와 대학 동기이다. 현경대씨가 2013년 5월 민주평통 부의장으로 선임되자, 신 교수는 그에게 자신의 책 ‘통일은 대박이다’를 읽어보라고 주었다고 한다.

현 전 부의장은 “책 내용을 보니 내 생각과 꼭 같더라”고 했다. 현 전 부의장은 “당시 통일 담론의 중요한 주제는 ‘통일 비용’ 문제였다”며 “통일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면서도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당장은 안된다는 주장이 많았는데 ‘통일 대박’론은 그것을 완전히 불식시킬 수 있는 새로운 접근법이었다”고 말했다.

이후 현 전 부의장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통일은 이 시대 우리의 블루오션” “통일은 대박”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신 교수는 “박 대통령이 내 책 내용을 많이 참고한다는 걸 알고 2013년 9월 수정판을 내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통일의 문을 연다’는 소제목으로 한 세션을 더 넣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정연국 대변인의 설명과 현경대 전 부의장의 증언, 신창민 교수의 말을 종합하면 박 대통령의 ‘통일 대박’ 발언이 나온 것은 신 교수 책과 민주평통 회의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음이 분명하다.

무엇보다 ‘통일은 대박이다’는 제목으로 신 교수 책이 처음 출판된 것은 2012년 7월이다. 박 대통령이 ‘통일 대박’을 공개 회견과 연설에서 언급한 것은 2014년 1월. 따라서 “통일은 대박이다”가 최순실씨의 아이디어라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낭설이다.


의외다. 수많은 억측기사를 쏟아내고도 눈 하나 깜짝않던 조선일보가 '통일 대박론'이 의심을 받는 상황이 발생하자, 예고도 없는 기획기사를 들고 나와 청와대를 측면지원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렇다고 조선일보의 논조가 바뀐 것도 아니다. 이날 온라인판 기사 배치를 보면, 김종필의 '폭탄발언'을 실은 기사가 주요 부문에 자리잡고 있는 등, 여전히 청와대를 조롱하고 비판하는 내용들이 강조돼 있었다.

김종필 "박근혜, 최태민 그 반미친놈과 친해가지고…하야? 죽어도 안해"

"최순득, 박 대통령에게 김장김치 해줄 정도로 친해"


그렇다면 조선일보가 청와대를 비호(庇護)하고 나선 부문은 오로지 '통일 대박' 발언에만 국한돼 있다는 얘기. 대체 무슨 연유로, 이 발언 경위에 대해 조선일보가 이처럼 전사적인 해명에 나서게 됐을까?



"통일은 대박! 통일나눔펀드에 동참하세요"

조선일보 정치면을 유심히 살펴보면 이틀에 한 번 꼴로 "통일나눔펀드에 동참하세요"라는 제목의 홍보 기사가 올라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여기엔 '통일나눔펀드'에 대한 소개와 함께 독자들이 기부에 참여할 수 있도록 ARS 전화번호와 대표전화번호, 재단 홈페이지 주소 등이 친절하게 명기돼 있다.

'통일나눔펀드'는 지난해 7월 7일 조선일보 주도로 설립된 '통일과 나눔 재단'이 운용하는 공익 펀드로, 조성된 기금은 △통일 공감대 확산 △남북 동질성 회복 △통일 교육 △통일 기반 구축 관련 학술, 연구 활동 △탈북민 지원 사업 등 다양한 통일 준비 사업에 쓰여질 예정이다.

조선일보가 '통일이 미래다'라는 연중 캠페인을 벌이면서 함께 출범한 '통일과 나눔 재단'은 공식적으로 조선일보와는 다른 '별도 법인'이나, 설립 과정부터 펀드 운용까지 조선일보가 깊이 관여하고 있는 '산하 단체'라는 게 정설이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현재까지 기부자가 160만명을 넘어섰으며 기부금 약정 총액은 2,3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갑자기 '통일과 나눔 재단' 얘기를 꺼내든 이유는, 조선일보가 뜬금없이 '통일 대박론'을 비호하는 기사를 전면에 실은 이유가 어쩌면 이 때문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최순실이란 여성이 '비선실세'로 지목되고 있는 지금, 모든 정책이 사실은 최씨의 재가(裁可)를 받고 이뤄진 것이라 우겨도 '믿을 만한' 상황이 돼 버린지 오래다.

'통일 대박' 발언이 통째로 '최순실의 작품'으로 의심받는 작금의 상황도 마찬가지.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14일 "통일 대박'이라는 용어는 3년전 민주평통 간부위원 간담회에서 처음 나온 말"이라며 이 발언이 최순실과 '문고리 3인방'의 대화에서 비롯됐다는 SBS의 보도를 전면 부인했으나, 국민들은 여전히 '대박 발언'의 진위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모습이다.

"순실의 시대는 배신과 불신의 시대"라는 한 언론 기사의 문구처럼, 박근혜 정부가 추진해온 모든 정책이 도마 위에 오르내리는 가운데, 출범 당시부터 대통령의 '통일 대박론'과 궤를 같이 해온 '통일과 나눔 재단' 역시 적지 않은 부담감을 느끼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 한 보수단체 관계자는 "내가 알기론 '통일과 나눔 재단'은 최순실씨와 아무런 관련이 없지만, 대북 정책을 포함해서 박 대통령이 추진했던 모든 정책들이 비판 받는 지경에, 대대적으로 모금 운동에 나서기가 상당히 애매한 상황이 돼 버렸다"며 "사실상 조선일보가 자초한 일이나 마찬가지니 딱히 누구한테 하소연하기도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조선일보가 머릿말에서도 밝혔다시피 '통일 대박' 이슈 말고도 다른 허무맹랑한 의혹 제기에 대해서도 객관적 사실을 밝혀야 앞뒤가 맞을 것"이라며 "이번 기사에 '첫 번째'라는 번호를 매겼는데, 만일 이 시리즈가 계속되지 못하고 용두사미화 된다면, 자사와 관련된 루머만 차단하려는 '치졸한 꼼수'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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