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장관, 이라크 침공 선봉장 매티스 해병대장…국가정보장(DNI), 로저스 NSA 국장
  • ▲ 트럼프를 '미국의 황제'로 묘사한 '짤방(Meme)'. 美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돌고 있다. ⓒ美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 트럼프를 '미국의 황제'로 묘사한 '짤방(Meme)'. 美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돌고 있다. ⓒ美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제45대 美대통령 당선자 도널드 트럼프의 국가안보 라인이 점차 구체적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여기에 가장 긴장하는 것은 지금까지 미국 내 ‘자칭 진보’를 등에 업고 설쳤던 ‘반미 진영’이다.

    이번에는 트럼프 정부의 국방장관 후보와 국가정보장(DNI) 후보가 세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관용’과 ‘타협’이라고는 찾아보기 어려운 인물들이어서다.

    CNN, 블룸버그 등 美주요 언론들은 지난 20일(현지시간) “트럼프 당선자가 제임스 매티스 前중부 사령부 사령관을 국방장관에 임명할 것으로 보인다”는 소식을 일제히 보도했다.

    美언론들은 트럼프 당선자가 이날 트위터에 예비역 해병대장 제임스 매티스 前사령관과 지난 19일 만났다는 사실을 공개하고, 그가 차기 국방장관 후보 가운데 최우선 순위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美CNN은 소식통을 인용, “현재 국방장관 인선 작업이 완료되지는 않았지만, 트럼프 당선자는 매티스 前사령관의 경력과 그에 대한 사람들의 평판에 매우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는 트럼프 당선자의 트윗 내용과 합쳐져 매티스 前사령관이 국방장관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을 낳고 있다.

    지난 19일(현지시간)에는 美국가안보국(NSA) 국장 겸 사이버 사령관인 마이클 로저스 해군대장이 트럼프 정부의 국가정보장(DNI)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美월스트리트 저널은 이날 트럼프 인수위 관계자들을 인용, 제임스 클래퍼 美국가정보장(DNI)이 지난 17일(현지시간) 사직한 때 美뉴욕의 트럼프 타워에서 마이클 로저스 국장과 트럼프 당선자 간의 면담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美NBC뉴스는 마이클 로저스 해군 대장이 트럼프 당선자를 만난 사실과 함께 그가 오바마 정부의 ‘대쉬(ISIS)’ 대응 전략은 실패였다고 비판한 사실을 전하기도 했다.

    美언론들에 따르면, 마이클 로저스 해군 대장은 NSA국장과 사이버 사령관을 맡은 2014년 이후 이란의 사이버 공격을 막아내고, 테러조직 ‘대쉬(ISIS)’가 미국을 겨냥한 사이버 테러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는 사실을 폭로하는 등 상당한 활동을 했다고 한다. 또한 美대선 기간 중 일어난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해킹 사건의 배후로 ‘러시아’를 지목해 전 세계의 눈길을 끌기도 했다.

    美언론들의 보도, 그리고 이를 인용한 한국 언론의 보도를 보면, 트럼프 당선자가 제임스 매티스 예비역 해병대장과 마이클 로저스 해군 대장을 각각 국방장관과 국가정보장(DNI) 후보로 여기고 있다는 점이 그리 특별해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이들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내정된 마이클 플린 前국방정보국(DIA) 국장이나 중앙정보국(CIA) 국장으로 내정된 마이크 폼페오 美하원의원보다 더욱 강성이다. 특히 실전 경험을 가진 군인 출신이라는 점에서 이들은 자신의 생각을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 ▲ 제임스 매티스 예비역 해병대장의 성격을 표현한 '짤방(Meme)'. ⓒ레딧닷컴 화면캡쳐
    ▲ 제임스 매티스 예비역 해병대장의 성격을 표현한 '짤방(Meme)'. ⓒ레딧닷컴 화면캡쳐


    제임스 매티스 예비역 해병대장의 별명은 ‘미친 개’ ‘승병(Warrior Monk)’ ‘혼돈(Chaos)’ 등이다. 1969년 美해병대 사병으로 입대, 이후 ROTC 생활을 거쳐 美해병대 소위로 임관했다. 그는 美해병대장으로 2013년 3월 전역했다. 특이한 점은 미혼으로, 美해병대에서는 그를 가리켜 “해병과 결혼했다”고 말한다고.

    제임스 매티스 예비역 해병대장은 1991년 2월 걸프 전쟁 때는 중령으로, 2001년 11월 아프가니스탄 침공 때는 해병 대령으로 참전했다. 2003년 3월 이라크 침공 당시에는 美해병 1사단장(소장)으로 직접 병력을 이끌고 이라크에서 활약했다. 당시 그의 활약은 미국 드라마와 영화 등에서도 묘사될 만큼 장병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2010년에는 데이빗 페트라우스 육군대장의 뒤를 이어 美중부사령부 사령관에 임명됐다.

    美주요 언론들은 그가 2005년 공식 석상에서 “사람들에게 총을 쏘는 것은 가장 재미있다”는 발언을 했다며 폄하한다. 하지만 실제 원문은 이랬다.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여자가 부르카를 안 썼다고 몇 년 동안 때리는 놈들이 있다. 그런 놈들은 남자도 아니다. 나는 그런 놈들을 쏘는 게 즐겁다. 그런 게 싸움의 재미다. 어떤 놈들에겐 총을 좀 쏴줘야 한다. 그럴 땐 내가 앞장 설 것이라고 약속한다.”


    美주요 언론들은 또한 그가 이라크(또는 아프가니스탄)의 부족장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런 말을 한 것도 비난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

    “나는 평화를 원한다. 그래서 포병대도 함께 오지 않았다. 간곡히 요청하는데 나를 엿 먹이거나 내 눈에서 눈물이 나지 않게 하라. 만약 그랬다가는 여기 있는 당신들 모두 죽여 버릴테니까.”


    이처럼 강경함을 넘어서는 발언 때문에 美기득권 언론이나 민주당 측으로부터는 많은 비난을 받았다. 여기에 2004년 5월 이라크에서 결혼식당을 테러조직의 회합으로 오인, 헬기공격을 퍼부어 민간인 40여 명이 사망한 것에 대해 사과를 하지 않아 더욱 많은 비난을 받았다.

  • ▲ 2012년 1월 美해군 장병들에게 사이버 전쟁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마이클 로저스 美해군대장. ⓒ위키피디아 공개사진
    ▲ 2012년 1월 美해군 장병들에게 사이버 전쟁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마이클 로저스 美해군대장. ⓒ위키피디아 공개사진


    사이버 전쟁 전문가인 마이클 로저스 해군대장은 1959년생으로, 1981년 NROTC로 해군 소위에 임관한 뒤 화력지원장교로 그레나다, 레바논, 엘살바도르 등의 전투에 참전했다. 그가 ‘사이버 세계’와 인연을 맺은 것은 1986년 비문 체계 재설계 담당 장교로 뽑히면서부터였다.

    2007년 美태평양 사령부 군사정보 책임자가 됐고, 2009년 해군사이버사령부(美해군 제10함대) 창설과 함께 사령관을 맡았다. 2014년 1월 오바마 정부가 사이버 전력 강화를 천명하면서, 관련 전략을 실행할 책임자가 됐고, 곧 초대 사이버 사령관인 존 키이스 국가안보국(NSA) 국장에 이어 미군의 사이버 전력 총책임자가 됐다. 해군 대장으로 진급도 했다.

    마이클 로저스 해군대장은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美NSA를 개혁할 적임자로 꼽혔지만, 부임한 뒤에는 ‘투명성 강화’ 보다는 적에 대응할 전력을 보다 강화하고 공격적인 전략을 추진함에 따라 ‘해임’까지 건의되기도 했다.

    마이클 로저스 해군대장은 지난 11월, 한국을 극비리에 찾아 국방부와 외교부 관계자들을 만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무슨 이야기가 오고갔는지는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정부 안팎에서는 북한의 사이버 전력과 관련된 논의가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나왔다. 이는 마이클 로저스 해군대장은 북한의 사이버 공격이 갖는 위험성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도 있다.

    제임스 매티스 예비역 해병대장이 국방장관을 맡고, 마이클 로저스 해군대장이 국가정보장(DNI)를 맡는다는 것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맡게 될 마이클 플린 前DIA 국장, CIA국장이 유력한 마이크 폼페오 美하원의원과 함께 ‘미국의 국익’을 저해할, 그 어떤 세력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 ▲ 美공군 B-2 스텔스 폭격기에 적혀 있는 농담 "만약 당신이 이 글을 읽을 수 있다면, 당신은 엿 됐다!" ⓒ美온라인 커뮤니티 유행사진 캡쳐
    ▲ 美공군 B-2 스텔스 폭격기에 적혀 있는 농담 "만약 당신이 이 글을 읽을 수 있다면, 당신은 엿 됐다!" ⓒ美온라인 커뮤니티 유행사진 캡쳐


    좀 더 강조하자면, 美연방의 17개 정보기관을 총괄 감독하며 연간 535억 달러(한화 약 63조 3,200억 원, 2017년 정부안 기준)의 예산을 집행하는 사람이 사이버 사령관에다 실전 경험이 있는 해군 대장 출신이고, 시쳇말로 “까불다가는 내 손에 죽는다”는 말을 거침없이 하는 사람이 美국방장관을 맡는다는 것은 북한은 물론 테러조직 ‘대쉬(ISIS)’ 등이 미국에게 ‘시비’를 걸기 어려울 것이라는 뜻이다.

    만약 북한 김정은이나 ‘대쉬(ISIS)’의 두목 알 바그다디가 “설마 공격하겠어”라는 생각에 미국을 향해 도발을 했다가는 누가 먼저 지옥행 특급열차에 타느냐 내기를 해야 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고 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