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단체 기자회견 “촛불 아닌 태극기 든 사람도 국민”
  • ▲ 민노총이 30일 전국 16곳에서 불법 총파업을 강행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민노총이 30일 전국 16곳에서 불법 총파업을 강행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노총)이 30일 '불법' 총파업을 강행하면서도 도리어 당당한 모습을 보였다. 

민노총의 한 관계자는 광화문 광장에서 진행한 '시민불복종의 날' 집회에서 "정부는 우리가 불법파업을 한다고 지적하는데, 불법을 저지른 박근혜 정부가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는가"라며 자신들의 범법행위를 정당화했다.

민노총이 주도한 정치파업에 대해서는, 헌법과 법률을 위반한 대통령의 책임을 묻겠다는 이들이, 정작 현행법을 무시하는 후안무치(厚顔無恥)한 태도를 보였다는 날선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정부는 이렇다 할 제지를 하지 못 한 채 위법상태를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 언론도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언론은 이런 문제를 지적하기보다는 오히려 親노조 성향 일부 변호사들의 주장을, 마치 법조계 전체의 견해인양 과장하면서 여론을 왜곡하고 있다.

민노총이 총파업 결의대회를 통해 밝힌 핵심 요구사항은 ▲대통령의 조건 없는 즉각 퇴진 ▲현 정부가 추진한 정책의 전면 폐기 ▲양심수 석방 ▲한상균 전 민노총 위원장 석방 ▲사드배치 반대 재벌 특혜 중단 ▲백남기 사망과 세월호 진상 규명 ▲국정 한국사교과서 철회 등이다.

민노총은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명목으로 총파업을 벌였지만, 이는 명백한 불법이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조 4항은 노조에 대해 '근로자가 주체가 되어 자주적으로 단결하여 근로조건의 유지·개선 기타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조직하는 단체 또는 그 연합단체'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면서 이 법은, 다음 각목의 1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노동조합으로 보지 아니한다'라고 정의한다. 법이 노조성을 부인하는 예외 사항 중 하나가, '주로 정치운동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이다.

우리 사법부의 일관된 판레에 따르면, 노조는 근로조건과 무관한 정치적 현안을 이유로 파업을 해서는 안 된다.

  • ▲ 불법적 정치파업을 벌인 민노총 조합원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주장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불법적 정치파업을 벌인 민노총 조합원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주장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민노총은 이날 서울을 비롯해 전국 16곳에서 총파업을 단행했다. 민노총 조합원들은 오후 4시 서울광장에서 진행된 '박근혜 즉각 퇴진! 박근혜 정책 폐기! 민주노총 총파업 수도권 대회'에서만 경찰추산 8,000명(주최측 추산 2만명)이 모여 시위를 벌였다.

    전날인 29일에는 홈페이지에 박 대통령의 3차 담화문을 비판하는 긴급공지를 게시하면서 스스로 '정치 파업'을 벌일 것을 예고했다.
  • 〈민노총 긴급공지〉

    - 오늘 박근혜의 3차 담화는 온 국민과 노동자의 요구인 ‘즉각 퇴진’을 외면하고, 여야 합의를 조건으로 달아 국회로 공을 넘기며 시간 끌기에 나서겠다는 정치 술수임.

    - 박근혜 자신의 범죄 사실도 인정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최순실 등 비선실세의 국정농단을 ‘공적인 사업이라고 믿고 추진했던 일들’이라 왜곡하고 있음.

    - 박근혜가 오늘 담화를 통해 민주노총 총파업 요구인 ‘박근혜 즉각 퇴진, 박근혜 정책 폐기’를 거부한 만큼, 민주노총은 11월30일 총파업을 더욱 강력하고 위력적으로 진행할 것임.


  • ▲ 민노총 조합원들이 30일 서울광장에서 '총파업 수도권 대회'를 열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민노총 조합원들이 30일 서울광장에서 '총파업 수도권 대회'를 열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이날 전국적으로 총파업에 참여한 노조는 현대차(4만 9,000명), 철도공사(7,260명), 현대모비스(600명), 한온시스템(520명), 다스(400명), 이래오토모티브(400명), 대동공업(400명) 등이다. 이 외에도 임금파업을 벌인 노조는 약 8,0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민노총을 포함해 청년및 대학생, 전국노점상총연합, 장애빈민, 범시민단체공동행동, 농민, 중소자영업자 등 3만 여명(주최측 추산)이 연합한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은 이날 오후 6시부터 광화문광장에 운집해 '시민불복종의 날' 행사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앞서 광장 인근에서 결의대회를 벌였던 전국공무원노조(전공노)와 전국교직원노조(전교조)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오후 7시30분 부터는 세종로를 시작해 효자동 주민센터 앞까지 행진을 벌였다.

    고용노동부는 "이번 파업은 임단협(임금협약·단체협약) 등 근로조건과 무관한 정치파업으로 목적상 정당성을 상실한 불법 파업"이라며 "현 시국과 관련한 정치적 의사표명은 파업이라는 불법적 수단 말고도 다른 합법적 방법을 통해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밝혔다.

  • ▲ 법원으로부터 이적단체(利敵團體) 판결을 받은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남측본부도 이날 '1차 시민불복종의 날'에 깃발을 들고 참석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법원으로부터 이적단체(利敵團體) 판결을 받은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남측본부도 이날 '1차 시민불복종의 날'에 깃발을 들고 참석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보수단체 "촛불 아닌 태극기를 든 사람도 국민이다"
    대한민국어버이연합·자유민총연합·한겨레청년단 등 보수단체 회원들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추선희 어버이연합 총장은 "박근혜 대통령보다 깨끗한 국회의원이 있다면 그 사람만 돌을 던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촛불을 든 사람들만 국민인가, 태극기를 들고 있는 사람도 있다. 침묵하는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잊어선 안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박근혜 대통령이 저지른 죄가 대북송금으로 주적(主敵)의 핵개발을 도운 죄보다 크다고 할 수 있나. 그 죄가 얼마나 컸으면 국내 언론들이, 차기 유력 대선주자가 북한에게 유엔인권결의안 표결에 대한 의견을 구한 전력이 있다는 의혹마저 묻을 정도냐"라고 반문했다.

  • ▲ 대한민국어버이연합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 반대'를 주장했다. ⓒ어버이연합 제공
    ▲ 대한민국어버이연합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 반대'를 주장했다. ⓒ어버이연합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