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동이 언급한 '시인 김남주', 반국가단체 '남민전' 핵심 멤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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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범한 방송인에서 '정치 투사'로 거듭난 김제동이 지난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섬뜩한 단어'로 현 정권을 비난하는 글을 올려 눈길을 끌고 있다.

    김제동은 "정부나 국회, 모두 일 할 생각이 없으신 모양"이라며 "(그러면) 다 갈아 엎으면 된다. 우리가 당분간 주 7일 근무를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 국회.
    모두 일 할 생각이 없으신 모양입니다.
    다 갈아 엎으면 되죠. 우리가 당분간 주 7일 근무하죠.
    겨울 되면 원래 땅 한 번씩 갈아엎고 논둑에 불 한 번씩 지르고 다음 해 농사 준비합니다.


    김제동은 '화전민'들이 봄에 불을 질러 농경지를 조성하는 것에 비유, "원래 겨울이 되면 땅 한 번씩 갈아엎고 논둑에 불 한 번씩 지르고 다음 해 농사 준비를 한다"며 '최순실 게이트'를 계기로 현 정권을 갈아 엎어야 된다는 극단적인 주장을 전개했다.

    나아가 김제동은 "낫 놓고 'ㄱ'자도 모른다고 주인이 종을 깔보자 종이 주인의 목을 베어버리더라"라는 한 시구절을 인용하며 '바로 그 낫으로' 현 정권을 베어버리겠다는 서슬푸른 경고를 날렸다.

    촛불 든 우리가 허수아비로 보이시는 모양인데.
    필요할 때만 써 먹는 국민으로 보이시나 본데.
    주인과 종 구분을 못 하시는 듯 하여.

    김남주 시인의 시. 한 소절 드립니다.

    낫 놓고 ㄱ자도 모른다고 주인이 종을 깔보자
    종이 주인의 목을 베어버리더라
    바로 그 낫으로


    김제동이 인용한 시구는 '종과 주인'이라는 유명한 시의 한 소절로, 작자는 남조선민족해방전선(이하 남민전)의 핵심멤버로 활동했던 김남주다.

    전남대 출신으로 반유신투쟁 지하신문 '함성'과 '고발'지를 제작하다 투옥된 뒤 '저항시인'으로 변신한 김남주는 78년 '남민전'에 가입했다 이듬해 체포돼 15년형을 선고 받았다. 생전 '나의 칼 나의 피' '조국은 하나다' '사상의 거처' 등의 시집을 펴 냈으며 94년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 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장  ⓒ 뉴데일리
    ▲ 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장 ⓒ 뉴데일리

    '남민전'은 이재문, 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장, 안재구 전 경북대 교수, 이재오 늘푸른한국당 공동대표 등이 주축이 돼 결성한 비밀결사단체로 "박정희 독재정권을 타도하고 민족자주, 민주연합 정권을 수립한다"는 강령 아래, 76년부터 활동을 전개하다 79년 80여명이 검거되면서 와해됐다. 수사 결과, 북한을 찬양하고 북한과의 연계를 시도한 사실이 인정돼 안재구, 임동규 등이 무기징역을 언도 받는 등, 조직원 다수가 중형 이상을 선고 받았다.

    수사 기록에 따르면 '남민전'은 북한의 대남전략인 민족해방 인민민주주의(NLPDR) 혁명 노선 아래 ▲조직원을 김일성 주의로 교육 시키고 ▲북한 정권에게 김일성 충성 서신과 신년 하례문을 바치고 ▲조직원 안용웅을 일본으로 보내 북한과 연계를 도모하고 ▲혁명자금 조달을 위해 고위 공직자와 재벌집을 강탈하고 ▲훈련장에서 총기를 밀반출, 사제폭탄을 만든 혐의를 받았다.

    당시 법원은 "반유신, 반독재로 민주 회복을 표방한 '남민전'이 실제로는 김일성 집단의 노선에 따라 활동한 단체로 국가변란을 꾀한 혐의가 인정된다"며 "'남민전 사건'은 남한 혁명단체로서의 정통성을 승계한 '남민전'이 북한의 대남 전략에 따른 민족해방 인민민주주의 혁명을 기도하면서 그들의 전략을 활용한 전형적인 국가변란 기도 사건"이라고 판시했다.

    새해 1978년을 맞이하면서 민족의 태양이시며 5천만 민족의 위대한 수령이시며 우리 공화국 주석인 김일성 동지께 최대의 영예와 새해인사와 축하를 드립니다.

    남조선 혁명가들은 주체사상의 기치와 위대한 수령님의 혁명이론과 방법으로 자신을 튼튼히 무장하여 조국통일과 남조선 혁명을 하루 빨리 앞당길 결의에 차 있으며 수령님의 전사로서 모든 것을 다 바쳐 조국과 인민에게 멸사봉공 할 것을 맹세합니다.

         - '남민전'이 작성한 신년 하례문 중에서


    그러나 '민주화운동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위원회(민보상위)'는 2006년 자체 심의를 통해 "'남민전' 관련자 38명을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명예회복하고 '남민전'을 민주화운동으로 인정한다"며 사법부와는 다른 판단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