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위, 12월 9일~2017년 2월 12일 아르코미술관에서 전시 개최
  • 왼쪽부터 저우위안 작가, 왕영린 큐레이터, 조주리 큐레이터, 김현주 큐레이터
    ▲ 왼쪽부터 저우위안 작가, 왕영린 큐레이터, 조주리 큐레이터, 김현주 큐레이터
    한국과 대만의 근현대사를 다양한 시각예술로 만날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린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이하 문예위)는 2016 한국-대만 큐레이터 협력기획전 '동백꽃 밀푀유'를 내년 2월 12일까지 아르코미술관에서 개최한다. 전시 기획은 독립 큐레이터 김현주와 조주리(한국), 왕영린(대만) 3명이 맡았다.

    문예위의 국제교류사업의 일환으로 열리는 '동백꽃 밀푀유' 전시는 2년여에 걸쳐 양국을 오가며 고민하고 공유해왔던 10명의 예술가들이 밀도 있는 작품을 선보인다. 한국 작가로는 신제현, 구민자, 김준, 강홍구, 나현이 작업했으며, 대만에서는 저우 위정, 무스뀌뀌 즈잉, 류위, 위안 광밍, 천 졔런 작가가 참여했다.

    무엇보다 기관 대 기관의 교류 프로그램 형식으로 진행됐던 기존의 국제전시 틀에서 벗어나 큐레이터 간의 대화와 배움을 통해 모색됐다는 점이 눈에 띈다. 절반 이상이 신작으로 구성됐으며, 국가별 작품을 나누지 않고 몇 가지 키워드로 분류된 범주에 한국과 대만 작가들의 작업을 함께 묶어놓았다.

    이번 전시는 '거리를 둘수록 오히려 가까워진다'는 문화인류학자 레비-스트로스의 말에서 출발했다. 전시 제목인 '동백꽃 밀푀유(mille-feuille)'는 서구에서 바라보는 동양의 표상 중 하나인 '동백꽃'과 천 겹의 잎사귀를 뜻하는 프랑스의 디저트 '밀푀유'를 결합했다. 밀푀유가 가지고 있는 달콤함과 얼룩진 붉은 핏빛 '동백꽃'의 비극적 수사가 더해지면서 묘한 상징성이 피어난다.

    김현주 큐레이터는 9일 오후 아르코미술관에서 진행된 간담회에서 전시 제목에 대해 "지난 1년 여 사이에 가제들이 많았는데, 2~3달 전에 정해졌다. 두 단어 사이의 이색적인 조합을 통해 호기심을 전달하고 싶었다"면서 "일본의 식민지를 거쳤던 한국과 대만의 역사성을 담고자 했다"고 밝혔다.

  • 무스뀌뀌 즈잉, The Camera(36), 2채널 영상, 3분 42초, 2016
    ▲ 무스뀌뀌 즈잉, The Camera(36), 2채널 영상, 3분 42초, 2016
    김현주-조주리 큐레이터와 함께 작업한 대만의 왕영린 큐레이터는 "세 사람이 사회적, 정치적인 문제에 대해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부분이 많았다. 대부분 관심사가 1960년대 이후 사회 변화였다"고 말했다.

    그는 전시 작품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는데 '노동, 경제식민화, 가족과 민족, 권력'으로 분류되는 무스뀌뀌 즈잉 작가의 영상을 소개해 이목을 끌었다.

    "작가는 카메라가 담았던 피사체의 입장에서 이미지를 재구성했다. 한국의 대만가수 트와이스 쯔위는 방송에서 자국의 국기를 흔들어 문제가 되었다. 쯔위는 중국과 대만의 외교 관계의 민감한 사안이 돼 영상을 통해 공개 사과했다. 이 사건은 국가 권력 구도가 개인에게도 반영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한편, 문예위는 '동백꽃 밀푀유'전과 더불어 인문학 강좌 시리즈, 기획자와 작가들의 토크 프로그램을 비롯해 전시 기간 중 큐레이터와 함께하는 당나라 요리모임 등 이색 이벤트를 준비 중이며, 주말 동안 청소년 도슨트 프로그램이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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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제현, 설탕만다라, 혼합매체, 가변사이즈, 2016
    ▲ 신제현, 설탕만다라, 혼합매체, 가변사이즈, 2016
    [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