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됐으니 사드배치-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재검토", 개헌 시기상조론 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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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5일 "혹시라도 북한이 지금의 상황을 오판하여 무모한 도발을 해온다면 우리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저부터 앞장설 것"이라며 중도보수층을 겨냥한 발언을 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클럽 기자간담회에 참석, '대한민국 촛불혁명은 역사상 가장 위대한 시민혁명'이라는 제목의 기조연설을 통해 "대한민국 안보와 경제도 걱정하지 말라"며 이같이 말했다.
문 전 대표는 또 탄핵 정국의 촛불시위에 대해 "장장 50일이 넘는 시간동안 연인원 천만 명이 참가한 세계역사상 최대규모 집회에서 단 한 건의 폭력도 단 한 명의 체포자도 없었다"며 "어른과 아이들이 함께하는 축제처럼 아름다운 집회였다"고 강조했다.
정치권 안팎에선 '최순실 게이트' 초기에 어정쩡한 자세를 취하던 문 전 대표가 갈수록 거세진 촛불에 편승해 민심을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외신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내년 조기 대선 일정과 관련, "내년 1월말~3월초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이 예상되고 4~5월에는 대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높다"며 "누가 될지 모르지만 다음 대선 정권교체는 확실하다고 말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에 대해선 전면 재검토 입장을 드러냈다.
문 전 대표는 "사드 배치문제는 앞으로 진행을 다음 정부로 미루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며 "박 대통령이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로 직무가 정지되고, 총리가 권한대행하는 상황에서 사드 강행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 차기 정부에서 충분한 공론화와 외교적 노력들을 하면서 합리적 결정을 내리는 게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최선의 방위 체계인 사드를 탄핵과 연관시켜 연기를 요구한 것이다. 문 전 대표가 정권을 잡으면 사드 백지화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대목이다.
일각에선 제1야당이 "박 대통령 탄핵안이 처리됐으니 사드도 탄핵된 것"이라는 중국의 황당한 주장과 비슷한 논리를 펼치고 있다는 비난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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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노(親盧)·비노(非盧) 프레임을 어떻게 극복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건 저를 가두는 프레임에 지나지 않는다. 국민들은 그 문제에 관심 없다"며 "저를 친노라는 프레임으로 가두려는 반대자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저는) 국민들로부터 가장 높은 지지율 받고 있고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 국민들께 감사하다"고 자찬했다.
문 전 대표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의 대북정책 문제와 관련, "트럼프 당선자의 한미 관계 정책에 대해 정확히 알기는 어렵다"며 "어느 정부가 들어서든 대북 정책에 큰 차이 없었다고 생각한다. 저는 과거 정부가 해왔던 한미관계 정책들을 그대로 계승하는 것은 물론, 한미동맹을 공고화하고 발전시켜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문 전 대표가 비서실장을 지낸 참여정부는 친북-반미 정책 논란을 적잖게 야기했다는 점에서 문 전 대표의 한미동맹 발언은 진정성이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문 전 대표는 "한반도의 비핵화는 우리 남북 간의 오랜 합의였다. 우리 민족의 생존을 위해서도 한반도에 핵무기를 둘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러나 지금은 북한의 핵이 상당히 고도화된 단계에 이르렀기 때문에 북핵을 단숨에 완전히 폐기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움 있다고 생각하지만, 단계적 해결은 여전히 가능하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북한 김정은을 만날 의지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김정은 위원장과 북핵 폐기와 한반도 비핵화를 논의 테이블에 올려놓을 수 있다면, 10.4정상선언을 비롯해 역대 정부의 남북합의들을 남북이 함께 존중하고 실천하는 것을 논의할 수 있다면 정상회담 할 용의가 있다"고 환영했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에 대해선 "많은 대한민국 국민들은 일본이 군사대국화의 길을 걸어가고 있고 특히 독도에 대해 계속 영유권 주장하는 한일 간 영토분쟁 있는 마당에 군사정보보호협정 체결하는 게 적절한지 의문"이라며 "국민들의 정서와 함께 실제로 군사정보보호협정 통해 주고 받는 정보가 무엇인지 우리가 주는 정보는 무엇이며 받는 정보는 뭔지 살펴보고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재검토를 주장했다.
정치권의 화두인 개헌 문제에 대해선 "지난 대선 때 개헌 공약했다. 그러나 지금은 때가 아니라고 본다"며 "적절한 시기와 방법이 선택돼야 한다. 지금 정국 끝나고 정국 안정된 상황에서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부정적 의견을 거듭 밝혔다. 자신이 대선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상황에선 정치권의 개헌 움직임이 유리할 게 없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문 전 대표는 또 박 대통령을 향해 "촛불민심은 박근혜 대통령이 헌재의 결정을 기다리지 말고 즉각 퇴진할 것으로 요구하고 있다. 저는 박 대통령이 잘못한 일에 대해 깨끗하게 사과하고 책임질 일을 책임지는 그런 자세를 취하는 게 지도자의 도리라고 생각한다. 촛불민심을 떠받들어야 한다"며 초법적 주장 논란의 '탄핵 가결 즉시 하야'를 재차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