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최근 2년간 순방비로 10억 지출 "17개 광역시·도 중 1위"
  • ▲ 서울시청.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서울시청.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17개 광역시·도 지자체장의 해외순방 비용이 지자체 별 재정여건에 따라 편차가 큰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서울시의 경우 일회성 행사에 5억원의 거액을 지출하는 등 다른 시도에 비해 해외순방 및 해외 공연·행사비 지출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바른사회시민회의(이하 바른사회)가 지난 3일 발표한 '지방자치단체장 해외순방 실태분석 보고서(2014년 7월 1일 ~ 2016년 7월 30일)'에 따르면, 해외순방 일정과 관계된 공연 및 기타행사비를 지출한 지자체는 총 7곳으로 확인됐다. 이 중 1억원 이상을 사용한 시도는 서울시, 강원도, 울산시, 부산시 등 4곳이었다.

    서울시의 경우 지난해 7월 태국 방콕에서 개최한 1회성 공연비로 5억3,000만 원을 썼다.

    해외순방에서 가장 많은 비용을 지출한 지자체도 서울시인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시는 조사기간 동안 총 10억 원 가량을 지출했다. 경기도가 총 9억1,000만 원 가량을 지출해 뒤를 이었다.
     
    비용을 가장 적게 지출한 지자체는 세종시다. 세종시는 불과 3,300만 원 가량을 사용했다. 충청북도도 약 1억2000만 원을 지출해 적은 편에 속했다.

    지자체장 1명당 지출 경비가 가장 많은 곳은 약 1억 5,000만 원을 사용한 경기도로 나타났다. 다음은 약 8,000만 원을 기록한 제주도였다.

    세종시와 충청북도는 이 부분에서도 가장 적은 경비를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 지자체는 각각 1,100만 원, 1,300만 원 정도를 사용했다.

    해외순방 횟수가 가장 많은 지자체는 경기도로 총 24회였으며 제주도가 22회로 뒤를 이었다. 해외순방 횟수가 가장 적은 지자체는 세종시로 총 3회에 그쳤다.

  • ▲ 17개 광역시도 지자체장 해외순방 현황(2014년 7월 1일 ~ 2016년 7월 30일). ⓒ바른사회시민회의 제공
    ▲ 17개 광역시도 지자체장 해외순방 현황(2014년 7월 1일 ~ 2016년 7월 30일). ⓒ바른사회시민회의 제공


    ◆ 같은 지역 다녀와도 비용 '3배' 차이

    동일한 기간에 동일한 국가를 순방하면서도 지자체 별 지출액은 큰 차이를 보였다.

    미국을 다녀온 시도지사의 순방 비용을 비교·분석한 결과, 전라북도는 6,500만 원 가량을 지출했지만 대구시는 이보다 훨씬 적은 약 1,900만 원을 썼다.


    시도지사 1인당 평균 지출비용도 2배 이상 차이났다. 9박10일간 미국을 순방한 충남도지사는 약 4,000만 원의 경비를 사용했지만, 경기도, 인천, 서울, 전라남도의 경우는 비슷하거나 오히려 짧은 기간을 방문했음에도 1억원 이상을 썼다.

    대구시와 세종시의 경우 기념품 구매비용이 해외순방 지출 내역에 포함돼 있는 것도 특이사항이다. 양 시는 약 7백만 원 정도의 비용을 기념품 구매 용도로 사용했다.

    바른사회는 "시도지사 해외순방은 '관광성 외유'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평가나 감사 체계가 미비하다"고 지적했다. 바른사회는 "자치단체장의 해외순방 사전심사와 사후평가가 가능하도록 절차와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바른사회는 "국민과 지역주민의 세금으로 이뤄지는 해외순방이 단순 비교시찰이나 교류의 명목으로, 혹은 단체장의 관광 목적으로 남발되고 있다면 이는 반드시 시정돼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수십 억 원의 비용을 지출하고도 달랑 보고서 몇 장으로 때우거나, 그나마도 공개하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인 것은 문제라고 봅니다.

    ◆ "공연비는 빼야"… 서울시의 '엉뚱한' 해명

    서울시는 앞서 해외순방 및 해외 공연·행사비 지출이 과도하다는 비판에 대해 "방콕 공연은 해외순방 비용이 아니라 관광사업의 글로벌마케팅 비용으로 다른 부서에서 쓴 것"이라며 "총 10억원 중 해당 공연비를 빼면 절반으로 줄어들고, 이는 부산시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부산시와 비슷하다'는 해명은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본지 확인 결과 부산시 역시 해당 지출 내역에 '해외 공연 및 행사비'가 포함돼 있는 것으로 밝혀진 것.

    부산시 관계자는 "순방비 지출에서 가장 큰 비중은 업무여비, 항공비, 숙박비"라며 "큰 행사는 다른 해당 부서에서 한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후 '해외순방 및 해외 공연비를 모두 포함한 부산시의 지출액과 공연비를 제외한 서울시의 지출액을 비교하는 것은 기준이 다르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 부분은 부산 상황을 잘 몰라서 그랬다"고 짧게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