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남 혼란 유발용? 남파간첩 훈련차원? 북한 '난수방송' 재개 의도는?
  • 북한이 남파공작원 지령용으로 추정되는 '난수(亂數)' 방송을 또 내보냈다. 사진은 북한의 '난수' 방송 관련 'YTN' 보도영상 일부.ⓒ'YTN'보도영상 캡쳐
    ▲ 북한이 남파공작원 지령용으로 추정되는 '난수(亂數)' 방송을 또 내보냈다. 사진은 북한의 '난수' 방송 관련 'YTN' 보도영상 일부.ⓒ'YTN'보도영상 캡쳐

    북한이 남파공작원 지령용으로 추정되는 '난수(亂數)' 방송을 또 내보냈다. 이는 지난 8일에 이어 5일 만으로, 2017년 들어서는 두 번째 방송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북한의 대외 라디오 매체 평양방송은 13일 오전 1시15분(북한시간 13일 오전 0시 45분) "지금부터 27호 탐사대원들을 위한 원격 교육대학 화학복습 과제를 알려드리겠다. 문제를 부르겠다"면서 "428페이지 51번, 192페이지 33번, 260페이지 41번..."이라고 숫자를 읽어 내려갔다고 한다.

    평양방송 아나운서는 같은 내용을 한 차례 더 반복해 읽었다. 이날 아나운서가 낭독한 숫자는 이전에 방송된 적이 없는 새로운 내용이라고 한다.

    북한은 과거 평양방송을 통해 자정을 전후로 김일성, 김정일 찬양가를 내보낸 뒤 '난수'를 읽어 남파간첩들에게 지령을 내리고는 했다. 그러나 2000년 6·15 남북 정상회담 이후 '난수' 방송을 중단했다가 2016년 다시 방송을 내보내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난수' 방송을 재개한 이유에 대해 ▲남파간첩 지령 하달용 ▲한국 정보기관 및 방첩기관 혼란 유발용 ▲남파간첩 훈련 차원 등 다양한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정확한 이유와 목적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정부는 북한의 '난수' 방송 재개와 관련해 "북한은 구태의연하고 불순한 의도의 기도를 중지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난수' 방송은 여러 가지 의도가 있겠지만 남한 내에 자기네 세력이 있다는 점을 과시하고, 동조세력을 귀합하는 그런 의도가 있는 것 같다"면서 "또한 한국 사회 내부에 심리적인 동요를 일으켜보고자 하는 그런 차원의 불순한 의도도 있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2016년 9월 북한의 '난수' 방송 재개에 대한 분석 자료를 통해 "'난수' 방송은 북한 대남공작부서에서 남파된 공작원 또는 국내 고정간첩들에게 지령을 하달할 목적으로 사용하는 연락 수단의 하나"라면서 "(북측과 남파간첩 사이 연락수단은) '난수' 방송 뿐만 아니라 접선, 무인포스트, 인터넷, 팩스, 국제전화 및 국제우편 등 다양하게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한국에 갓 침투한 북한 공작원들의 경우 인터넷을 이용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이러한 환경때문에 남파간첩들은) 단파라디오를 통한 '난수' 방송 또는 모르스 부호 수신을 더 선호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