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유엔 안보리·한·미·일 등의 대북제재 피하려 ‘수산물 수출’에 집중
  • 중국과 북한을 오가는 트럭들이 몰려 있는 中훈춘의 취안허 세관. 이곳이 中-北수산물 가공무역의 핵심루트라고 한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중국과 북한을 오가는 트럭들이 몰려 있는 中훈춘의 취안허 세관. 이곳이 中-北수산물 가공무역의 핵심루트라고 한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한국, 미국, 일본, EU 등이 대북제재의 범위를 계속 넓혀감에도 북한 김정은 집단은 中공산당의 비호 아래 빠져나갈 틈을 계속 만들어 가고 있다. 중국 수산물 가공업 또한 이런 ‘빈 틈’이 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20일 “중국 훈춘 시의 수산물 가공업이 비약적으로 성장하면서, 북한에 하청을 주는 일이 크게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소리’ 방송은 훈춘市 관계자 등을 인용, “두만강 유역에서 북한,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훈춘市의 수산물 가공업이 2016년 비약적으로 성장했다”고 지적하고, 훈춘市 홈페이지를 인용, 2016년 훈춘市 수산물 가공업 매출은 11억 달러로 2015년 대비 46.4%, 이익은 4,5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47%가량 증가했다고 전했다.

    ‘미국의 소리’ 방송은 “훈춘市는 수산자원이 풍부한 북한,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어 수산물 가공업에 유리한 입지 조건을 갖고 있다”면서 훈춘경제합작구역에 있는 수산물 가공업체는 훈춘동양실업유한공사, 연태대신 등 58개인데, 이들 가운데 일부가 북한에 하청을 주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미국의 소리’ 방송은 “러시아, 한국, 일본, 브라질 등에서 들여온 수산물을 북한에서 가공한 뒤 중국으로 재반입하기 시작했다”는 훈춘市 관계자의 말을 인용한 뒤 “실제로 훈춘市의 대북 수입품목 가운데 수산물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소리’ 방송은 “훈춘市의 수산물 가공업은 주로 수입한 수산물을 가공해 중국 시장에 유통하거나 외국에 재수출하는 방식으로, 2016년에는 수산물 40만 톤을 수입, 가공한 뒤 19만 톤을 재수출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소리’ 방송은 중국 수산물 가공업체들이 북한에 하청을 많이 주고 있는 근거로 中해관총서(한국의 세관에 해당)가 2016년 훈춘과 가까운 취안허 세관을 북한 수산물 전용 통관세관으로 지정한 사실을 들었다. 취안허 세관은 북한 원정리와 인접해 있다고 한다.

    ‘미국의 소리’ 방송은 이와 함께 2016년 북한의 대중 수산물 수출이 크게 증가한 부분에도 주목했다. 2016년 1월부터 11월까지 북한의 대중 수산물 수출규모는 1억 7,000만 달러 가량으로 2015년 같은 기간보다 75% 증가했다고 한다. 이는 북한의 대중 수출액에서 7%, 순위로는 4위라고 한다.

    ‘미국의 소리’ 방송은 “북한이 대중 수산물 수출을 크게 늘릴 수 있었던 것은 국제사회의 제재 가운데서 수산물 수출을 새 외화벌이 꺼리로 생각했고, 훈춘의 중국 업체들이 꾸준히 북한 수산물을 사들였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유엔 안보리나 한국, 미국, 일본, EU 등의 대북제재 가운데 수산물은 ‘주민들의 일상생활용’으로 분류돼 제재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었다. 

    ‘미국의 소리’ 방송이 지적한 것처럼 북한 김정은 집단은 유엔 안보리와 한, 미, 일 등의 대북제재에서 빠져나가기 위해 새로운 외화벌이 수입원을 만들고 있다. 이 가운데는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북한 관광이나 온라인 도박, 악성코드 판매, 개인정보 유통 등도 포함돼 있어 대북제재를 준비할 때 새로운 시각에서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