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민중의 고함이 아닌 법치로 유지된다”
  • 문창극 전 총리지명자가 21일 오후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열린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 주최로 열린 태극기 집회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문창극 전 총리지명자가 21일 오후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열린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 주최로 열린 태극기 집회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문창극 전 국무총리후보자(전 중앙일보 주필)가 21일 오후,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열린 대통령 탄핵반대 집회에 참석, “지금은 국회 독재시대”라며, 국회의 전횡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문 전 주필은 “민주주의는 행정부와 입법부, 사법부의 견제와 균형으로 지켜지는데 지금은 국회가 여론을 등에 업고, 헌법재판소를 상대로 탄핵에 손을 들라고 협박하고 있다”며, 국회의 행태를 신랄하게 꼬집었다.

    문창극 전 주필은 비선실세 국정농단 파문을 계기로, 급격하게 왼쪽으로 쏠린 국내 언론의 좌편향성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냈다. 그는 “언론의 자유가 넘치다 못해 방종이 되고 있다”며 “언론이 어둠의 세력과 한패가 돼 대한민국을 무너뜨리려 한다”고 지적했다.

    문 전 주필은 “재판이 증거주의를 기본으로 하듯 언론은 사실보도, 팩트를 보도해야 하는데 이 나라에서는 사실이 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문창극 전 주필은 방송과 지면, 인터넷 매체가 한데 뒤섞여 선정적 보도를 확대·재생산하는 현실에 주목했다.

    특히 그는 촛불집회와 태극기집회를 대하는 언론의 편향적 보도행태를 지적하면서 “한국 언론이 어쩌다 이 지경이 됐는지 모르겠다”고 탄식했다.

    “신문과 방송 인터넷을 보면 이 나라에서는 사실이 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이 방송이 이런 소문을 말하면 저 신문은 그 소문을 베껴 쓴다. 인터넷은 여기에 거짓말을 하나 더 보태 소문을 부풀리고, 거짓 소문은 점점 더 큰 괴물로 변해간다. 그 괴물이 뉴스라는 이름으로 전국을 휩쓴다.”

    “과거에는 자유를 위해 싸웠던 우리 언론이, 이제는 어둠의 세력과 한패가 됐다. 촛불집회는 100만이 모였다고 부풀리고, 태극기 물결은 단 한 줄도 보도하지 않는다. 한국 언론이 어쩌다 이렇게 됐나.”

    문창극 전 주필은 언론계에 경고의 목소리를 전했다. 그는 “스스로 자정할 수 없는 언론은 국민으로부터 외면을 당하고 만다. 국민은 바보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창극 전 주필은 태극기 집회가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열린 사실을 되새기면서, 120년 전 고종이 러시아공사관으로 거처를 옮겼던 아관파천을 언급하기도 했다. 문 전 주필은 “덕수궁은 어두운 역사의 현장이다. 러시아공사관으로 2년 간 피신했던 고종이 돌아온 곳이 바로 여기”라며, “이 땅을 다시 암흑으로 끌어들여 망하게 하려는 망국의 세력이 활개를 치고 있다. 우리는 차마 그것을 눈뜨고 볼 수 없어 여기에 모였다”고 했다.

  • 21일 오후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열린 탄기국 10차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이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 사진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21일 오후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열린 탄기국 10차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이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 사진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이른바 ‘촛불민심’이 자유민주주의의 근간인 법치를 훼손하는 현실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문 전 주필은 “민주주의는 민중의 고함소리나 촛불집회가 아닌, 법치로 유지된다”며, “법을 지켜야 한다. 그것이 민주주의”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회가 뇌물죄로 대통령을 탄핵했지만, 뇌물을 줬다는 사람의 범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면 대통령의 뇌물죄도 성립되기 어렵다”며, “국회의 대통령 탄핵은 원천무효”라고 했다.

    문창극 전 주필은 탄핵심판을 심리 중인 헌법재판관들에게 당부의 말을 전했다. 문 전 주필은 “헌법재판소가 권위를 지켜주실 것이라고 믿는다. 조작된 국민정서가 아니라 증거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고 믿는다”며, “국가적 사명을 맡은 헌법재판관들에게 박수를 보내 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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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1일 오후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열린 탄기국 10차 집회에 참여한 청년들이 무대위에 올라 자유발언을 하고 있다. ⓒ 사진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21일 오후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열린 탄기국 10차 집회에 참여한 청년들이 무대위에 올라 자유발언을 하고 있다. ⓒ 사진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문 전 주필은 중국의 눈치를 보면서 사드배치에 반대의 목소리를 내는 정치권에 대해 “이 나라 정치인들은 북핵에는 벙어리가 되고, 사드만 가지고 시비를 삼는다. 무엇이 무서워서 북한이라면 그렇게 살살 기느냐”며 “정말 한심한 국회”라고 비판했다.

    “중국은 이런 혼란을 틈타서 우리를 협박한다. 북한은 한국이 스스로 발등을 찍고 폭삭 무너지기를 기다리고 있다. 정말 위험한 시기다. 사드배치는 안보위한 최소한 조치이다. 그런데 이 나라 정치인들은 북핵에는 벙어리가 되고 사드만 가지고 시비를 삼는다. 그들은 누구를 위해 정치를 하는 건가. 무엇이 무서워서 북한이라면 그렇게 살살 기는 건가. 정말 한심한 국회다.”

    다음은 문창극 전 주필의 이날 발언 전문이다.

    이 추운 겨울에 언 손을 호호 불어가며 언 발을 동동 굴러가며 우리는 여기 모였다. 여러분은 정말로 용기 있는 분이다. 가슴에 손을 얹고 다짐하자 '나는 대한민국을 사랑한다'.

    지금 우리는 덕수궁 대한문 앞에 서있다. 저 궁을 바라보는 나는 착잡한 마음을 금할 수가 없다. 120년 전 고종은 러시아공사관으로 피신해 2년을 머물다가 이 궁으로 돌아 왔다.

    역사책에서는 이를 아관파천이라고 한다. 왜 그래야 했나. 나라가 힘이 없어서였다. 매국노들 때문이야. 그 후 15년 뒤 조선은 무너졌다. 우리는 이 추운 날 눈발이 날리는데 왜 모였나. 덕수궁 현장은 우리의 어두운 역사의 현장이다. 지금 이 나라는 다시 어두움으로 덮여가고 있다.

    우리는 그 어두움을 쫓아버리려고 나왔다. 나라까지 빼앗겼던 우리는 선열의 피와 땀으로 나라를 되찾았다. 지금 우리 주위를 둘러보라. 빌딩숲으로 싸여 있다. 세계에서 손가락에 꼽히는 자랑스런 대한민국을 만들었다. 다른 나라에선 기적을 이룬 한국인이라고 칭송한다. 그러나 이 대한민국을 무너트리려고 하는 어둠의 세력이 지금 날뛰고 있다.

    이 땅을 다시 암흑으로 끌어들여 망하게 하려는 망국의 세력이 활개를 치고 있다. 우리는 차마 그것을 눈뜨고 볼 수 없어 여기에 모였다. 나라 사랑에 북받쳐 가슴이 터질 것 같아 추운날씨를 마다않고 나왔다.

    그 뜨거움이 바로 시청 앞 광장의 열기다. 어둠의 세력은 대한민국 헌법이 명시한 자유민주주의를 무너뜨리려 하고 있다. 민주주의는 무엇으로 유지하나. 민중의 고함소리로 유지하나, 촛불집회로 유지하나, 아니다. 민주주의는 법치로 유지된다.

    법을 지켜야 산다. 그것이 민주주의다. 대통령은 헌법이 보장한 임기가 있다. 헌법 제84조 읽는다.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소추를 받지 않는다.’

    그런데 우리 국회가 대통령을 뇌물죄로 탄핵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뇌물을 줬다는 사람의 죄가 증거가 없다고 엊그제 재판부가 선언했다. 뇌물을 줬다는 사람의 뇌물죄가 성립이 안 되면 뇌물을 받았다는 주장 역시 성립이 안 된다. 그렇다면 국회 탄핵은 원천무효다. 다시 강조한다. 탄핵은 원천 무효다.

    나는 사법부 권위를 지켜 구속영장을 기각한 조의연 판사에게 박수를 보닌다. 여러분 우리 다함께 조의연을 박수로 격려하자.

    지금 탄핵안은 헌재에 가 있다. 재판관 9명 가운데 곧 임기가 한 명이 끝나니 8명이 결정한다고 한다. 이 가운데 단 3분만 반대하면 탄핵안은 기각된다. 우리 대통령께선 살아난다. 설마 단 3분의 의인이 없겠나. 나는 믿는다. 헌법재판소가 사법부의 권위를 지켜주실 것이라고. 헌법재판관들은 조작된 국민 정서가 아니라 증거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고 믿는다. 국가적 사명을 맡은 헌재판관들에게 박수.

    대한민국 헌법이 명시한 자유민주주의는 언론의 자유가 지켜져야 한다. 지금 대한민국은 언론자유가 넘치고 넘쳐 방종이 되고 있다. 어둠의 세력과 한패가 돼 대한민국을 무너뜨리려한다. 재판이 증거주의를 기본으로 하듯 언론은 사실보도를 해야 한다. 팩트를 보도해야 한다.

    지금 신문, 방송, 인터넷을 보면 이 나라에서는 사실이 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이 방송이 이런 소문을 말하면 저 신문은 그 소문을 베껴 쓴다. 인터넷은 여기에 거짓말을 하나 더 보태 소문을 부풀린다. 거짓 소문은 점점 더 큰 괴물로 변해간다. 그 괴물이 뉴스라는 이름으로 전국을 휩쓴다.

    과거에는 자유를 위해 싸웠던 우리 언론이 이제는 어둠의 세력과 한패가 됐다. 촛불집회가 100만이 모였다고 부풀리고, 태극기 물결은 단 한 줄도 보도하지 않는다. 한국 언론이 어쩌다 이렇게 됐나.

    나는 언론에 대해 엄중하게 경고한다. 스스로 자정할 수없는 언론은 국민으로부터 외면당하고 만다. 외면당한 언론은 스스로 망하고 만다. 국민은 바보가 아니다. 국민은 눈감은 봉사가 아니다. 국민은 소리를 못 듣는 귀머거리가 아니다. 국민은 지금 대한민국 언론을 눈 뜨고 지켜보고 있다.

    민주주의는 3권 분립으로 지켜진다. 입법 사법 행정부간 견제와 균형이다. 그러나 지금은 국회독재시대다. 국회가 독재하고 있다. 국회가 증거도 없이 대통령을 탄핵하고 더 나아가 사법부를 압박해 탄핵에 손을 들라고 협박하고 있다. 우리 국회는 대의민주주의를 포기하고 군중을 앞세운 군중민주주의를 하고 있다.

    나는 야당보다 여당인 새누리가 더 밉다. 야당은 원래 그렇다 치고, 여당이 거기 질질 끌려 다니는 꼴은 가관이다. 국회에서 탄핵을 결의할 당시 박근혜 대통령을 지키고자 나선 여당의원이 몇이나 되나. 정말로 한심하다.

    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고 한다. 야당에 덩달아 춤추는 새누리당이 더 밉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한민국으로 시집와서 식구위해 열심히 일하던 며느리였어.

    그런데 국회가 여소야대가 되자 숫자가 많은 야당이 시어머니가 돼, 새누리당 시누이와 합세해서 며느리를 쫓아내려고 한다. 외로운 며느리는 차가운 뒷방에서 울고 있다. 그 며느리가 너무 불쌍해 우리는 나왔다. 어떻게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일이 대한민국서 버젓이 일어나고 있는가.

    이런 혼란을 틈타서 중국은 우리를 협박한다. 북한은 한국이 스스로 발등을 찍고 폭삭 무너지기를 기다리고 있다. 정말 위험한 시기다. 사드배치는 안보위한 최소한 조치이다. 그런데 이 나라 정치인들은 북핵에는 벙어리가 되고 사드만 가지고 시비를 삼는다. 그들은 누구를 위해 정치를 하는 건가. 무엇이 무서워서 북한이라면 그렇게 살살 기는 건가. 정말 한심한 국회다.

    마지막으로 촛불에 대해서. 그들 가운데 많은 사람은 선동에 미혹돼서 혹은 잘못 알아서 나온 사람들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들 중에도 나라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고 본다. 그러니 착한 마음을 가지고 나온 사람들은 우리가 미워하지 말자. 그들을 우리 가슴속에  품어주자. 그래서 그들이 촛불을 버리고 태극기를 들게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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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통령 탄핵반대 참가 시민들, 텐트 30동 설치...밤샘 농성

    서울광장에 ‘세월호 천막 철거 촉구’ 태극기 텐트 들어서

    광화문 촛불 “이재용 구속”...대한문 태극기 “우리가 국민혁명군”


  • ▲ '대통령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운동본부'가 21일 대한문 앞에서 10차 태극기집회를 열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과 관련해 태극기집회와 촛불집회의 찬·반 주장이 팽팽하게 맞선 가운데, 양 측은 21일 오후 서울 덕수궁 대한문과 건너편 광화문광장에서 각각 10차, 13차 집회를 열었다.

    수은주가 영하권을 맴돌면서 집회 규모는 지난주와 비슷했다. 다만, 태극기집회를 주도하는 대통령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운동본부(이하 탄기국)는, 집회 및 행진이 거의 마무리된 이날 밤, 시청 앞 서울광장에 텐트 30동을 기습 설치하면서, 장기 농성전에 들어갔다.

    탄기국의 텐트 설치는, 2년 넘게 광화문광장 한쪽을 점거하고 있는 세월호 천막에 대한 맞대응 성격으로 알려졌다. 탄기국 회원 A씨는 "서울시가 우리 텐트를 강제로 걷어낸다면 즉시 세월호 천막을 철거하러 갈 것"이라고 했다. 

    정광용 탄기국 대변인은 집회 참가자들에게 "세월호 천막이 철거될 때까지 우리도 물러날 수 없다. 여러분들이 교대로 텐트를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세월호 천막의 설치 및 유지·관리를 지원해 온 박원순 시장이, 탄기국 농성 텐트에 대해선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 ▲ 탄기국이 21일 '광화문광장 세월호 천막 철거'를 요구하면서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 농성 텐트 30동을 설치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정광용 대변인은 헌재를 향해 수위 높은 경고성 발언도 서슴치 않았다.

그는 "만약 탄핵이 인용되면 혁명이 일어날 것"이라며 "우리가 혁명의 주체세력이 될 것"이라고 핏대를 세웠다. 정 대변인은 아울러 특검을 겨냥해, "우리는 지금까지 합법적이고 집회를 해왔지만 (특검은) 우리를 졸(卒)로 보고 있다. 우리가 왜 군복을 입고 섰는지 아는가. 우리가 바로 국민혁명군"이라고 말했다.

이날 태극기집회 참가 인원은 주최측 추산 150만 명이다.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이하 퇴진행동)이 주도한 촛불집회 참가 인원은 주최측 추산 15만 명이다. 경찰은 양측의 집계 시비 논란을 피하려는 듯 참가 인원을 추산하지 않았다. 경찰은 질서유지와 안전사고 대비를 위해 서울 도심에 193개 중대 약 1만5,500명의 경력을 배치했다.

  • ▲ 문창극 전 국무총리 후보자.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 문창극 "탄핵 원천무효, 헌재 믿어…국회 해산해야"

    오후 2시부터 시작된 태극기집회는 1차 집회 후 플라자호텔·한국은행·숭례문·중앙일보사를 지나 대한문으로 돌아오는 행진을 벌였다.

    참가자들 중 상당수는 탄기국이 무대 한편에 마련한 '대통령에게 응원 엽서 보내기' 행사에도 관심을 보였다. 이들은 ▲종북좌파 인명진 OUT ▲억지탄핵 원천무효 ▲헌정유린 국회해산 등의 문구를 적은 피켓을 흔들었다.

    태극기집회에서 가장 주목받는 사람은 문창극 전 국무총리 후보자였다. 집회에 처음 모습을 보인 문 전 후보자는 탄핵정국으로 인한 사회 혼란을 우려하면서, 헌재의 기각 결정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문 전 후보자는 "지금 이 나라는 대한민국을 무너뜨리려는 어둠의 세력들이 날뛰고 망국의 세력들이 활개를 치고 있다"며 "우리는 차마 그 것을 눈 뜨고 볼 수 없어서 나왔다. 민주주의는 촛불집회나 민중의 고함소리로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법치로 유지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 전 후보자는 국회와 언론을 향해 날을 세우기도 했다. 그는 "국회는 대의민주주의를 포기하고 군중을 앞세운 군중민주주의를 하고 있다"며, "증거도 없이 대통령을 탄핵하고 나아가 사법부를 압박하는 등 지금은 국회 독재시대"라고 비판했다.

    문 전 후보자는 그러면서 "헌재 재판관 9명 가운데 한 명이 곧 임기가 끝나는데, 남은 8명이 결정한다고 할 때 3명이 탄핵을 반대할 경우 기각된다"며, "설마 헌재에 단 3명의 의인이 없겠는가, 나는 헌재가 사법부의 권위를 지켜줄 것으로 믿는다"고 주장했다.

  • ▲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오른쪽)이 10차 태극기집회에서 탄핵심판 관련 서석구 대통령측 변호인과 인사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은 문화계 블랙리스트 의혹을 거론하면서, "박근혜 정부가 대한민국 정통성을 부정하는 종북좌파 세력에게 국비까지 지원하는 것이 맞나? 오히려 그런 단체에게 지원했다면 그게 문제 있는 게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김 의원은 김기춘·조윤선 구속에 대해선 "이재용 부회장의 영장이 기각된 후 담당 판사가 신상털기를 당했다고 하니, 이번 판사는 그게 겁이나서 영장을 발부한 모양"이라며, "그런 식이라면 나 같은 사람은 몇 년 동안 좌파들로부터 공격 당하고도 꿋꿋이 버티는데, 법관들은 며칠을 못 버틴다는 건가"라고 비판했다.

    그는 '경제보다 정의가 중요하다'고 주장한 특검을 향해서도 쓴소리를 냈다. 김 의원은 "내 생각엔 특검을 해체하는 게 가장 정의로운 일"이라며 "특검은 집에나 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 10대 청소년과 20~30대 청년들이 "대통령 탄핵 기각"을 외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10대 청소년과 20~30대 청년들도 무대 위에 올라 '탄핵 기각'을 외쳤다.

    마이크를 잡은 한 청년은 "어르신들이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지 젊은 세대는 알아야 할 때"라며, "대한민국은 현재 거짓이 난무하고 법치가 무너지고 있는데, 법치가 무너지면 근본이 무너지고 근본이 무너지면 국가 운명과 미래가 무너지기 때문에 할아버지·아버지 세대가 후손들을 위해 나온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젊은 세대는 '국가가 나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는가'를 묻지 말고 '우리가 국가를 위해서 무엇을 해야할 지'를 생각해야 한다"며 "우리가 (선배 세대들과 같이) 어른이 됐을 때 아이들에게 떳떳해야 하지지 않겠느냐"고 했다.

    청년들은 ▲근혜사랑 나라사랑 ▲종북좌파 북한가라 ▲떡검껌찰 해체하라 ▲거짓종편 언론선동 문구를 적은 방패 모양의 피켓을 선보였다.

    10대로 추정되는 앳된 얼굴의 한 학생도 "촛불집회를 선동하는 무리들의 실상을 이제 젊은 층도 알아야 한다"며, "저들의 촛불은 주한미군을 쫓아내는 데 목적이 있어 보인다. 저들이 연평해전이나 천안함 피폭 때 촛불을 들었던가, 이석기 석방이 무슨 말인가"라고 지적했다.

  • ▲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은 21일 광화문광장에서 '내려와 박근혜 바꾸자 헬조선'을 주제로 13차 설맞이 촛불집회를 열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 "퇴진행동, 촛불 가면 벗을 가능성 있어"

    최근 퇴진행동 내부에서 '비폭력 이미지를 표방하는 촛불집회를 지속해야 하는가'를 놓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퇴진행동 측 사정을 잘 알고 있다고 밝힌 A씨는 〈뉴데일리〉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퇴진행동은 태극기집회가 이렇게 커질 지 예상하지 못했고, 그 기세에 크게 당황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지난해 12월24일을 기점으로 태극기집회가 흩어질 거라고 예상했지만, 최근 규모에서 역전당한 뒤 내부 갈등까지 발생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내부에서는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박근혜를 끌어내려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오히려 더 악질인 황교안이 나왔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면서, "촛불 장사가 잘 된다면 모를까 앞으로 집회 상황이 바뀔 수도 있다"고 전했다.

    A씨는 구체적인 상황변화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지난 광우병(시위) 때 처럼 그런 것"이라며 '폭력' 시위를 암시하기도 했다. 다만 A씨는 "이런 갈등이 퇴진행동 내 일부의 문제인지 전체적인 상황인지에 대해선 명확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퇴진행동은 이날 광화문광장에서 '내려와 박근혜 바꾸자 헬조선'을 주제로 13차 설맞이 촛불집회를 열고, 헌재의 조기 탄핵 인용과 특검의 강도 높은 수사를 촉구했다.

    퇴진행동은 특히 ▲뇌물 혐의를 받고 있는 이재용 부회장 구속 ▲재벌 해체 ▲황교안 대통령 직무권한대행 사퇴 등을 주장했다. 촛불집회 참가자들은 오후 7시 반부터 청와대와 총리공관, 헌법재판소, SK·롯데 본사, 삼성 본관 앞 등을 돌면서 행진했다.

  • ▲ 촛불집회 참가자들이 집회를 끝낸 뒤 서울 도심을 행진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