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촛불 “이재용 구속”...대한문 태극기 “우리가 국민혁명군”
  • '대통령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운동본부'가 21일 대한문 앞에서 10차 태극기집회를 열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대통령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운동본부'가 21일 대한문 앞에서 10차 태극기집회를 열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과 관련해 태극기집회와 촛불집회의 찬·반 주장이 팽팽하게 맞선 가운데, 양 측은 21일 오후 서울 덕수궁 대한문과 건너편 광화문광장에서 각각 10차, 13차 집회를 열었다.

    수은주가 영하권을 맴돌면서 집회 규모는 지난주와 비슷했다. 다만, 태극기집회를 주도하는 대통령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운동본부(이하 탄기국)는, 집회 및 행진이 거의 마무리된 이날 밤, 시청 앞 서울광장에 텐트 30동을 기습 설치하면서, 장기 농성전에 들어갔다.

    탄기국의 텐트 설치는, 2년 넘게 광화문광장 한쪽을 점거하고 있는 세월호 천막에 대한 맞대응 성격으로 알려졌다. 탄기국 회원 A씨는 "서울시가 우리 텐트를 강제로 걷어낸다면 즉시 세월호 천막을 철거하러 갈 것"이라고 했다.

정광용 탄기국 대변인은 집회 참가자들에게 "세월호 천막이 철거될 때까지 우리도 물러날 수 없다. 여러분들이 교대로 텐트를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태극기 집회 측 시민들이 서울광장에 농성 텐트를 설치하면서, 광화문 세월호 천막의 설치 및 유지·관리를 지원해 온 박원순 시장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 탄기국이 21일 '광화문광장 세월호 천막 철거'를 요구하면서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 농성 텐트 30동을 설치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탄기국이 21일 '광화문광장 세월호 천막 철거'를 요구하면서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 농성 텐트 30동을 설치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정광용 대변인은 헌재를 향해 수위 높은 경고성 발언도 서슴치 않았다. 

  • 그는 "만약 탄핵이 인용되면 혁명이 일어날 것"이라며 "우리가 혁명의 주체세력이 될 것"이라고 핏대를 세웠다. 정 대변인은 아울러 특검을 겨냥해, "우리는 지금까지 합법적으로 집회를 해왔지만 (특검은) 우리를 졸(卒)로 보고 있다. 우리가 왜 군복을 입고 섰는지 아는가. 우리가 바로 국민혁명군"이라고 말했다.

    이날 태극기집회 참가 인원은 주최측 추산 150만 명이다.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이하 퇴진행동)이 주도한 촛불집회 참가 인원은 주최측 추산 15만 명이다. 경찰은 양측의 집계 시비 논란을 피하려는 듯 참가 인원을 추산하지 않았다. 경찰은 질서유지와 안전사고 대비를 위해 서울 도심에 193개 중대 약 1만5,500명의 경력을 배치했다.

  • 문창극 전 국무총리 후보자.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문창극 전 국무총리 후보자.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문창극 "탄핵 원천무효, 헌재 믿어…국회 해산해야"
    오후 2시부터 시작된 태극기집회는 1차 집회 후 플라자호텔·한국은행·숭례문·중앙일보사를 지나 대한문으로 돌아오는 행진을 벌였다.

    참가자들 중 상당수는 탄기국이 무대 한편에 마련한 '대통령에게 응원 엽서 보내기' 행사에도 관심을 보였다. 이들은 ▲종북좌파 인명진 OUT ▲억지탄핵 원천무효 ▲헌정유린 국회해산 등의 문구를 적은 피켓을 흔들었다. 
    태극기집회에서 가장 주목받는 사람은 문창극 전 국무총리 후보자였다. 집회에 처음 모습을 보인 문 전 후보자는 탄핵정국으로 인한 사회 혼란을 우려하면서, 헌재의 기각 결정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문 전 후보자는 "지금 이 나라는 대한민국을 무너뜨리려는 어둠의 세력들이 날뛰고 망국의 세력들이 활개를 치고 있다"며 "우리는 차마 그 것을 눈 뜨고 볼 수 없어서 나왔다. 민주주의는 촛불집회나 민중의 고함소리로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법치로 유지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 전 후보자는 국회와 언론을 향해 날을 세우기도 했다. 그는 "국회는 대의민주주의를 포기하고 군중을 앞세운 군중민주주의를 하고 있다"며, "증거도 없이 대통령을 탄핵하고 나아가 사법부를 압박하는 등 지금은 국회 독재시대"라고 비판했다.
    문 전 후보자는 그러면서 "헌재 재판관 9명 가운데 한 명이 곧 임기가 끝나는데, 남은 8명이 결정한다고 할 때 3명이 탄핵을 반대할 경우 기각된다"며, "설마 헌재에 단 3명의 의인이 없겠는가, 나는 헌재가 사법부의 권위를 지켜줄 것으로 믿는다"고 주장했다.

  •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오른쪽)이 10차 태극기집회에서 탄핵심판 관련 서석구 대통령측 변호인과 인사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오른쪽)이 10차 태극기집회에서 탄핵심판 관련 서석구 대통령측 변호인과 인사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은 문화계 블랙리스트 의혹을 거론하면서, "박근혜 정부가 대한민국 정통성을 부정하는 종북좌파 세력에게 국비까지 지원하는 것이 맞나? 오히려 그런 단체에게 지원했다면 그게 문제 있는 게 아닌가"라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