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토론 거부' 문재인 꼼수엔 "회피하지 말고 당당하게 자신의 철학 표현하라"
  • ▲ 이재명 성남시장. ⓒ정상윤 기자
    ▲ 이재명 성남시장. ⓒ정상윤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두 잠룡이 충돌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이 '사시 폐지'를 언급한 문재인 민주당 전 대표를 향해 공개토론을 제안했기 때문이다. 이 시장은 이전부터 사시존치를 주장해왔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6일로 올라간다. 당시 문재인 전 대표는 서울 노량진의 한 공무원시험학원을 방문했고, 그 자리에서 "로스쿨을 만든 참여정부 사람으로서 이제 와서 다시 국가정책을 뒤집어 사법시험으로 되돌아가자고 하기 어려운 입장"이라고 언급했다.

    문 전 대표는 '사시존치'를 주장했던 한 공무원시험생에게 "올해가 마지막 사법시험이고 내년부턴 100% 로스쿨"이라면서 "행정고시와 의무고시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

    문재인 전 대표의 '사시폐지' 발언에 고시생들은 분노했다.

    '사법시험 존치를 위한 고시생 모임'은 지난 7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문 전 대표를 질타했다. 이들은 "로스쿨 만든 참여정부 사람이란 이유로 국민이 압도적으로 찬성하는 사시폐지 주장은 비겁하다"고 꼬집었다.

    여론의 반발 목소리는 이재명 시장의 귀에도 들어갔다. 이 시장은 8일 서울 중구 동화빌딩에서 열린 자신의 책 출판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과거의 기억을 버리고 국민이 원하는 바대로 젊은이에게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 입장을 전환하길 요청드린다"며 문 전 대표를 비판했다.

    이재명 시장은 계속해서 "우수한 인재를 발탁하는 제도는 인류 시작 이래 계속 돼 있어온 제도다. 그것이 무너진 시대는 오래 가지 못했다"고 사시존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시장은 이전부터 사시존치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그는 지난달 31일 서울 관악청소년회관에서 열린 초청강연회에서 "로스쿨 제도는 괜찮은 제도"라면서 "(다만) 왜 사시와 로스쿨 중 하나를 없애야 하는가. 사시도 뽑고 로스쿨도 선발해서 제도를 양립시키면 된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여세를 몰아 '공개 토론회 개최'에 거리를 두고 있는 문 전 대표의 꼼수도 비판했다. 그는 "(문 전 대표와) 공개토론을, 토론 좀 할 수 있으면 좋겠다. '명망가'를 선택한 결과가 얼마나 참혹한지는 우리가 박근혜 정부를 통해 체감하고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재명 시장은 이어 "때문에 (문재인 전 대표가 토론회를) 회피하지 말고 당당하게 자신의 의지와, 철학, 용기, 실천력 등을 좀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조기대선 정국을 맞이해 야권 안팎에선 대권주자들을 검증할 수 있는 공개토론회를 요구하고 있고, 이 시장과 안희정 충남지사 등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다만 야권의 선두 잠룡인 문 전 대표는 '탄핵 위기'를 명분삼아 공개토론회를 거부하고 있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