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올 때 경호원 대동, 이번에는 없었을 것…중국계 싱가포르 애인 소재도 의문
  • ▲ 지난 13일 오전 9시(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암살된 김정남은 생전에 말레이시아에 오면 한국인 교민을 자주 만났다고 한다. ⓒTV조선 김정남 암살관련 보도캡쳐
    ▲ 지난 13일 오전 9시(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암살된 김정남은 생전에 말레이시아에 오면 한국인 교민을 자주 만났다고 한다. ⓒTV조선 김정남 암살관련 보도캡쳐


    지난 13일 오전 9시경(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정체불명의 여성 2명에게 암살당한 것으로 알려진 김정남이 생전에 자주 만나던 사람은 한국인이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4일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은 “김정은의 이복형제 김정남과 생전에 자주 만났다는 말레이시아 거주 한국인은 충격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며 이 같은 내용을 전했다.

    ‘자유아시아방송’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한인회 임원 출신인 H씨는 김정남이 말레이시아를 방문했을 때 여러 차례 식사를 함께 했다고 한다. H씨는 말레이시아 경찰 간부인 지인으로부터 김정남 암살 소식을 들었다고 한다.

    H씨는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인터뷰에서 “2016년 늦여름 식당에서 만나 대화를 나눈 것이 언론에 노출되면서 김정남의 종적이 묘연해졌다”면서 “이번 사건에는 중국 책임도 크다고 본다”는 주장을 폈다.

    H씨는 “김정남이 살해될 때 현장에 함께 다니던 사람들이 있었는지 궁금하다”면서 “매번 중국이 보낸 경호원들과 함께 있었는데 이번 사고 때는 없었나 보다”고 지적했다.

    H씨는 이어 “김정남이 여행할 때 항상 같이 있던 중국계 싱가포르人 애인의 행방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H씨는 “북한과 국교를 수립한 지 오래된 말레이시아, 그 중에서도 쿠알라룸푸르에는 북한 외화벌이 일꾼 수백 명이 나와 있으며, 이들은 예전에 김정남이 북한 후계자로 거론될 때 도움을 받은 사람들로, 장성택이 김정남의 몰락 이후 이들을 보호했다고 들었다”는 이야기도 전했다. 김정남에게 도움을 받았던 말레이시아 주재 외화벌이 관계자들이 이제는 그에게 도움을 주지 않았나 하고 추측하기도 했다.

    H씨는 “힘들게, 불안해하면서 살지 말고 한국으로 가라, 한국 정부가 보호해줄 것이라고 권했지만 웃기만 하고 반응을 안 했다”면서 김정남에게 한국 망명을 더 강력하게 권했어야 한다며 아쉬워했다고 한다.

    H씨는 “김정남이 공항에서 암살당했다는 소식에 말레이시아 한인들도 충격을 받고 불안해한다”고 덧붙였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인터뷰한 한국인 H씨의 말대로라면, 김정남은 북한 김정은 집단에 쫓기는 것은 물론 예전과 달리 中공산당의 보호도 받지 못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아니라면 말레이시아의 조세피난처인 ‘라부안’을 통해 북한 김씨 일가의 비자금을 관리하고 있었을 가능성도 있다.

    김정남은 2000년대 초반 김정일의 결정으로 후계 구도에서 밀려난 뒤 중국, 마카오, 홍콩,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을 떠돌면서 김씨 일가의 비자금 관리를 맡아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1년 12월 김정일이 죽은 뒤 김정은이 집권하면서 고모 김경희와 고모부 장성택, 당시 中공산당 지도부가 그를 보호·지원해줬다. 하지만 비슷한 시기 시진핑이 中공산당 총서기가 되면서 장쩌민·후진타오 지지 세력을 숙청하고, 2013년 12월 김정은이 장성택을 처형한 뒤에는 그를 지원해주는 세력이 사라진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