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확정된만큼 TK 지지 간절… 지역민 시험대에 오르는 정치적 승부수 띄우나
  •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이 28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후보자 선출대회에서 대선 후보로 선출된 직후,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이 28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후보자 선출대회에서 대선 후보로 선출된 직후,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바른정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유승민 의원이 내달 12일 경북 상주·군위·의성·청송에서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선거에 후보로 출마한 김진욱 후보를 적극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대구·경북 권역에서의 지지율 조사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의문을 제기한 유승민 의원이, 이 권역에서의 국회의원 재선거를 치르면서 자신에 대한 숨어 있는 지지층, 침묵하는 보수 표를 끌어내보이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이해된다.

    유승민 의원은 28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바른정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직후, 출입기자단과의 기자간담회에서 "상주·의성·군위·청송 재선거에서 바른정당 후보를 시간이 되는대로 적극 지원하도록 하겠다"며 "대구도 더 자주 가서 시민들을 만나겠다"고 천명했다.

    유승민 의원의 정치적 근거지는 대구·경북이다. 본인이 대구 동을을 지역구로 국회의원 4선을 했으며, 부친인 유수호 의원의 고향은 경북 영주다. 대선 후보로 확정된 만큼 정치적 근거지에서의 전폭적인 지지가 간절하지만, 현실은 그와 반대로 악전고투하는 상황이다.

    지난 19일 종합편성채널 〈TV조선〉을 통해 방송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 경선 토론회에서 김관용 경북도지사로부터 "유승민 의원은 지역에서도 표가 없다"며 "인기가 별로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는 평을 듣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대선 후보로 확정된 이상 더는 좌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경북 상주·군위·의성·청송 재선거에 바른정당 후보로 공천된 김진욱 후보를 적극적으로 지원유세하면서, 자기 스스로를 지역민들의 시험대에 올려놓는 정치적 승부수를 띄울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대구를 더욱 자주 방문하겠다는 것도 같은 취지로 해석된다. 이른바 '호남 민심'이 광주에서 전남을 거쳐 전북으로 확산되듯이, 대구·경북 민심도 대구가 먼저 변한 뒤 경북으로 확산되는 게 순서다. 대구를 더욱 자주 방문하겠다는 것도 결국은 재선거 지원 사격을 겸하는 행보로 해석된다.

  •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이 28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후보자 선출대회에서 대선 후보로 선출된 직후, 경선 상대였던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끌어안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이 28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후보자 선출대회에서 대선 후보로 선출된 직후, 경선 상대였던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끌어안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유승민 의원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대구는 괴롭게 입다물고 사는 분들이 많아, 대구에 대한 여론조사는 신빙성 있게 보지는 않는다"며 "대구·경북에서의 선거와 관련한 부분은 이제 시작"라고 자신했다.

    자신에 대한 '숨어 있는 표'가 있다고 주장한 셈이다. 이른바 '태극기세력'과 동류로 해석될까봐, 또는 향우(鄕友)와 굳이 정치적 논쟁을 벌이기 싫어서 유승민 의원에 대한 지지를 숨기고 있는 '샤이 지지층'이 권역에 있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이러한 표는 여론조사에서는 무응답으로 숨어버리기 때문에, 확인하기 위해서는 선거만큼 좋은 기회가 없다.

    내달 12일 경북 상주·군위·의성·청송 재선거의 투표함을 열어보면, 유승민 의원의 주장대로 바른정당과 자기자신에 대한 '입다물고 살던 지지층'이 있는지 밝혀질 전망이다. 만일 자신의 주장대로 의외의 큰 성과를 거두게 된다면, 유승민 의원은 남은 한 달 간의 대선 캠페인에서 큰 추동력을 얻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처럼 대선을 42일 앞두고 비장한 정치적 승부수를 띄우기에 앞서, 유승민 의원은 당내의 화합과 단결, 포용을 강조했다.

    기자간담회에서 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 구성에 관한 질문을 받자, 유승민 의원은 "나는 계파를 만들 생각이 추호도 없는 사람"이라며 "남경필 후보를 지지했든 나를 지지했든, 가리지 않고 폭넓게 구성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우리 바른정당 안에 김무성계가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겠지만, 그분들도 뜻을 같이 하면 같이 갈 수 있는 분들"이라며 "그 문제에 있어서만큼은 나와 김무성 대표 사이에 아무런 문제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