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틀즈의 조지 해리슨과 애릭 틀랩튼의 첫 번째 아내였던 패티 보이드(73)가 한국을 찾았다.

    1960년대를 사로잡았던 수많은 셀럽들의 뮤즈 패티보이드의 진솔한 삶을 들여다볼 수 있는 전시 '패티보이드사진전: ROCKIN'LOVE'가 오는 28일부터 8월 9일까지 서울성수동 S.FACTORY(에스팩토리)에서 열린다.

    패티 보이드는 4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 와이스파치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을 처음 방문했는데 광장히 흥분되고 기쁘다. 서울이 이렇게 큰 도시일 줄 몰랐다. 현대적이고 모던한 건축물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내한 소감을 말했다.

    총 6개 섹션으로 이뤄진 이번 사진전은 전 세계 최초 공개되는 20여 점을 포함해 해외 100여 점의 사진들과 인터렉티브 설치미술·영상콘텐츠로 구성된다. 패티의 패션모델 현역시절부터 조지 해리슨과 에릭 클랩튼의 모습, 사진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그의 작품 등을 만날 수 있다.

    "19~20살 무렵에 처음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미공개 컷들은 우연히 갖고 있던 오래된 상자에서 발견한 폴라로이드 사진이다. 에릭 클랩튼과 투어 당시에 찍은 것으로, 액자에 넣어서 처음 공개하게 됐다. 모델로 찍히는 것보다 사진작가로 카메라 뒤에서 통제하는 게 더 좋다. 솔직히 카메라 앞에 서는 건 부끄럽다."

    "피사체로 바라봤을 때 모델로서 깊은 고민 없이 에릭이 더 훌륭하다. 사진 찍기 쉬웠고 옷 차려입는 걸 좋아해 근사하게 잘 나왔다. 매일 카메라를 들이댄다고 화를 내기도 했다. 한번은 폴라로이드로 찍고 있는데 낚아채서 쓰레기통에 버렸다. 에릭이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는 쪽이었다면 조지는 제가 자연스러운 모습을 훔쳤다."

  • ▲ ⓒPattie Boyd_Pattie _ George_s Rose Garden
    ▲ ⓒPattie Boyd_Pattie _ George_s Rose Garden
    영국 모델 출신이자 사진작가인 패티보이드는 비틀즈의 첫 영화 'A hard day's night'에 출연하면서 조지 해리슨과 인연을 맺었다. 당시 조지는 패티의 미모에 반해 즉석에서 데이트 신청을 했고, 두 사람은 1965년 결혼한다. 조지는 패티에 대한 절대적인 사랑을 1969년 비틀즈의 앨범 'Abbey Road(애비 로드)'에 수록된 'Something(섬씽)'에 표현하기도 했다. 

    그녀의 움직임에는 다른 여자들에게는 없는 무언가가 있어 나를 끌어당기죠. 나에게 사랑을 구하는 방법이 남달라요. 이제 그녀를 떠나고 싶지 않아요. 난 그녀를 믿어요. 그녀의 미소를 보니 그녀도 이미 알고 있네요. 나에게 다른 여자는 필요 없다는 것을. 나에게 보이는 그녀의 방식에는 남다른 무언가가 있어요.('Something' 가사 中)


    하지만 조지의 무관심으로 둘의 사이는 멀어졌으며, 비틀즈의 공연에 게스트로 출연한 에릭 클랩튼은 패티를 보고 첫눈에 사랑에 빠진다. 에릭은 조지의 절친한 친구이자 1968년 '화이트' 앨범에 수록된 조지의 곡 'While My Guitar Gently Weeps'에서 직접 기타를 쳐줄 정도로 각별한 음악 동료였다. 

    패티와 에릭의 미묘한 관계를 눈치챈 조지는 급히 패티에게 돌아왔고, 에릭은 1970년 'Layla(레일라)'라는 음악으로 실연의 아픔을 표현하며 구애의 러브송을 발표했다. 패티를 페르시아 신화에 나오는 미모의 여성에 빗대어 부른 'Layla'는 에릭의 고통 그 자체였다.

    조지의 바람기에 지친 패티는 1977년 6월 정식으로 이혼했으며, 술과 마약으로 망가졌던 에릭은 1979년 패티와 결혼식을 올렸다. 에릭은 사랑을 쟁취하게 된 기쁨을 1977년 'Wonderful Tonight(원더풀 투나잇)'이라는 멋진 발라드곡에 담았다.

  • ▲ ⓒPattie Boyd_Album Cover Idea
    ▲ ⓒPattie Boyd_Album Cover Idea
    "에릭은 저에게 많은 영감을 받았다. 처음에는 몰랐다가 나중에 '사실 너를 위해 쓴 곡이야'라고 고백해 알기도 했다. 하루는 외출 전 마음에 드는 옷을 고를 수 없어서 한참 시간이 걸렸다. 에릭이 화낼 줄 알았는데 오히려 정말 아름답다고 하더라. 그때 기다리면서 만든 노래가 '원더풀 투나잇'이었다. 또,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곡은 'Layla'이다."

    그러나 세기의 사랑은 10년을 넘기지 못했다. 에릭은 알코올중독과 폭력적인 성격, 더욱이 아이를 낳지 못한 패티 사이에 자신의 아들 2명을 입양시킬 정도로 바람을 폈다. 결국 패티는 1989년 이혼을 하고, 각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패티는 현재 사진작가와 자선사업가로 실천적인 삶을 살고 있다. "2명의 아티스트와 결혼생활을 이어가면서 아무 생각없이 사진을 찍었던 것 같다. 당시엔 사진들을 봉투에 담아 방치했다. 둘과 헤어진 후 내 인생의 방향성을 고민하고 있을 때 상자 속의 사진들을 꺼내 봤다. '나쁘지 않네'라고 생각했고, 그 사진들을 공유하고 싶어 2008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첫 전시를 열게 됐다."

    영국, 미국, 스웨덴, 노르웨이, 일본 등 세계 여러 나라를 거쳐 국내 처음 개최되는 '패티보이드 사진전'은 1960~70년대 음악과 문화를 사랑했던 팝 마니아들에게 꼭 봐야 하는 전시회가 될 예정이다.

  • ▲ ⓒPattie Boyd_Album Cover Idea
    [사진=빅제이엔터테인먼트(BIGJent.), 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