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지구의 날 기념 발행..신기후체제와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가까운 미래상 조명
  • 환경재단(대표 최열)이 제47회 지구의 날(4월 22일)을 기념해 기후변화 전문 무크지 <2030에코리포트> 제2호 '기후변화와 제4차 산업혁명' 편을 발행했다.

    지난해 4월 '파리기후변화회의 특별판'에 이어 발행한 이번 호는 '신기후체제'와 더불어 인류의 삶에 혁명적 변화를 가져올 '제4차 산업혁명'이라는 두 거대 주제가 어떻게 서로 밀접하게 연결돼 있는지 본격적으로 다뤘다.

    2030년은 현 세대가 가장 흔히 상상하는 가까운 미래이자 가장 많이 설정하는 목표 연도다. 하지만 그 모습은 불안하고 불투명하다. 매우 중요하고 강력한 두 변수, 기후변화와 제4차 산업혁명이 그 앞에 있기 때문이다.

    2016년은 지구 관측 역사상 가장 무더운 해였다. 폭염 피해를 비롯해 각종 기상재해가 꼬리를 물었고 곳곳에서 삶의 터전을 잃은 기후난민의 유랑 행렬이 줄을 이었다. 그 여파로 브렉시트(영국의 유럼연합 탈퇴)가 현실화하고 미국에서는 멕시코와의 국경에 장벽을 쌓겠다는 후보가 대통령이 되었다. 기후변화는 이제 기상재난을 넘어 기근, 내전, 난민 사태 등으로 이어져 세계 안보에도 커다란 위협 요인이 되고 있다.

    그런 가운데 클라우스 슈밥 세계경제포럼(WEF) 회장의 2016년 다보스포럼 연설로 세상에 나온 제4차 산업혁명의 열풍 또한 슈퍼태풍급이다. 인공지능(AI)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바둑 대결 결과는 그것을 우리에게 충격적으로 확인시켜준 사건이었다. AI와 로봇,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의 신기술과 이들의 융합이 만들어낼 미래는 인류가 이제까지 경험하지 못한 세상이 될 게 분명하다.

    화석연료로 움직여온 2차 산업혁명 사회에서 기후변화는 감당하기 어려운 도전이다. 하지만 재생에너지가 각광받는 신기후체제에서는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다. 인간의 거의 모든 활동을 로봇과 AI 등이 대체할 수 있는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우리를 유토피아로 안내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일자리가 사라지고 양극화가 더욱 심화되는 디스토피아의 모습이 더 짙게 그려지고 있다.

    <2030에코리포트> 2호 '기후변화와 제4차 산업혁명' 편은 동떨어진 것처럼 보이는 두 주제가 어떻게 서로 밀접하게 연결돼 있는지, 그리고 서로의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가 될 수 있는지 보여주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등 세계 굴지의 기업이 100% 재생에너지 선언을 하고, 기후변화 방지와 적응 대책에 4차 산업혁명 기술의 적용이 다양하게 시도되고 있는 것이 그렇다.

    특집으로는 신기후체제로 가속화하고 있는 전 세계적 에너지 전환 바람을 다루고 있다. 재생에너지 시장의 폭발적인 확장과 정부, 지방자치단체, 기업 등의 재생에너지 드라이브, 그리고 국가를 초월한 재생에너지 협력 등의 실태를 통해 ‘100% 재생에너지 사회’가 꿈이 아니라 현실임을 보여주고 있다.

    제6차 기후변화보고서를 준비 중인 이회성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PCC) 의장은 인터뷰도 눈길을 끈다. 이제까지 보고서에는 사람들이 기후 리스크에 대해 많이 알수록 많이 행동할 것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기후변화 과학 수준이 올라간 만큼 정책이 뒷받침되지 못했다.

    이 의장은 이에 대해 "기업이나 국가가 어떤 결정을 할 때 기후 리스크만이 아니라 테러 위험이나 금융 리스크 등 수많은 리스크를 다 고려하기 때문"이라며 "6차 보고서에서는 리스크 전체를 분석하고 사람들이 어떤 리스크에 더 크게 반응하는지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IPCC 6차 보고서의 이런 접근법은 그동안 기후대책을 어렵게 했던 과학과 행동의 괴리를 상당 부분 메워줄 것으로 기대된다.

    '기후변화와 제4차 산업혁명' 편은 이밖에 신기후체제의 쟁점과 협상 전개 과정, 기후변화협약 제22차 당사국총회(COP22) 결과,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출범과 세계 기후변화 정책 영향, 평화와 안보 위협하는 기후난민 사태,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이뤄지는 지역 에너지 거버넌스 실태 등을 심도 있게 다뤘다.

    환경재단 최열 대표는 "21세기 인류의 최대 난제는 양극화와 기후변화로 모아지고 있다"며 "특히 기후변화는 지구온난화만의 문제가 아니라 물 부족, 홍수, 식량 생산, 대규모 재난 등 인류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라고 말했다.

    최 대표는 "최근 떠오르고 있는 제4차 산업혁명 기술이 기후변화 난제 해결의 열쇠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런 기대를 품고 이번 기후변화 무크지의 중심 주제로 다뤘다"고 말했다. 그는 "이 책이 기후변화 문제에 관심 있는 독자를 비롯해 기후변화 관련 정책 담당자, 사업 담당자, 연구자, 활동가, 전공자 등을 위한 유용한 참고서이자 안내서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