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군사 분야 정부예산 540억 달러를 국방예산 포함시킨 데 격분
  • 존 맥케인 美상원의원이 트럼프 대통령의 예산안이 도착하는 즉시 사망할 것(dead on arrival)이라며 맹비난했다고 한다. ⓒ美의회전문지 '더 힐' 관련보도 화면캡쳐.
    ▲ 존 맥케인 美상원의원이 트럼프 대통령의 예산안이 도착하는 즉시 사망할 것(dead on arrival)이라며 맹비난했다고 한다. ⓒ美의회전문지 '더 힐' 관련보도 화면캡쳐.


    트럼프 정부가 내놓은 예산안이 美의회에서 여야를 막론하고 강한 반발에 부딪힌 모양새다. 자칫 美의회가 자체적으로 만든 2018 회계연도 예산안이 적용될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美의회전문지 ‘더 힐’은 지난 23일 “트럼프 대통령의 정부 예산안은 국회에 도착하는 순간 죽을 것”이라는 존 맥케인 美상원의원(애리조나, 공화)의 경고를 보도했다.

    ‘더 힐’에 따르면, 존 맥케인 美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 국방예산 6,030억 달러(한화 약 679조 6,400억 원) 가운데는 일부 부적절한 부분이 있으며, 이 제안은 의회가 직면해 있는 불법적인 제안으로, 국회에 도착하는 즉시 폐기될 것”이라며, 강한 비난을 쏟아냈다고 한다.

    ‘더 힐’에 따르면, 존 맥케인 의원은 트럼프 정부의 예산안을 가리켜 “미군의 준비태세 보강과 군사력 재건, 전력 현대화를 위한 투자에 필요한 국가자원을 배분하는 데 실패한 예산계획”이라고 혹평했다고 한다.

    ‘더 힐’에 따르면, 트럼프 정부의 2018 회계연도 예산안은 540억 달러(한화 약 60조 8,000억 원)의 비군사적 예산을 국방예산으로 돌린 것이 특징이라고 한다. 이 금액에는 국립환경청(EPA)과 국무부에서 삭감한 예산이 포함돼 있다.

    ‘더 힐’은 존 맥케인 의원의 주장을 전하면서 “트럼프 정부의 국방 예산안은 의회 매파들의 강한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맥케인 의원은 2017년 초 6,400억 달러(한화 721조 원) 규모의 국방예산안을 제안한 적이 있는데, 이는 오바마 정부가 2018 회계연도 예산으로 제안한 액수보다 대략 540억 달러가 많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존 맥케인 의원은 美정부의 국방예산 자체 증액을 바라는 반면 트럼프 정부는 환경청(EPA)과 국무부 예산을 국방예산으로 전용한 데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는 뜻이었다.

    ‘더 힐’은 “트럼프 대통령의 예산안은 의회 도착 즉시 폐기될 것이고, 트럼프도 비슷한 운명이 될 것”이라는 존 코닌 美상원의원의 비판 목소리도 덧붙였다.

    ‘더 힐’은 트럼프 정부 예산안에 대한 반발은 美민주당에서 더욱 심하다고 전했다. 美민주당 측에서는 트럼프 정부 지지 세력들에게 충격을 주기 위해 그의 예산안을 삭감하려 벼르고 있다고 한다.

    ‘더 힐’은 “美의회에서는 종종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과는 별개의 예산안을 마련해 통과시킨 바 있다”면서 “2015년 오바마 정부가 예산안을 제출했을 때에도 美공화당은 상원에서 98 대 1로 정부 예산안을 부결시킨 뒤 자체 예산안을 통과시켰다”고 지적했다.

    ‘더 힐’의 지적처럼, 美의회에서 여야를 가리지 않고 트럼프 정부의 2018 회계연도 예산안에 반발하는 양상이 갈수록 심해지자 연방 정부부처들은 물론 미국민들 또한 우려스럽게 바라보는 분위기다. 이 같은 대립이 오래갈 경우 자칫 오바마 정권 때와 같은 ‘연방정부 가동중단(Shut Down)’ 상황이 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