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당당하게 말 못하면, 대정부 투쟁” 경고도
  • ▲ 24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열린 사드 반대 집회 참가자들이, 사드 모형 그림이 인쇄된 현수막을 찢고 있다.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 24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열린 사드 반대 집회 참가자들이, 사드 모형 그림이 인쇄된 현수막을 찢고 있다.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한미정상회담을 불과 4일 앞둔 24일 오후,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反美집회가 열렸다.

    속칭 진보진영은 이미 예고한 대로 이날 서울광장에서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반대 집회’를 연 뒤, 광화문으로 이동, 주한 미국 대사관을 포위하는 형태의 행진을 강행했다.

    이들은 ‘촛불의 힘’으로 청와대 입성에 성공한 문재인 대통령이 ‘아닌 건 아니라고 말 할 수 있어야 한다’며, 문재인 정부가 미국 정부를 향해 더욱 강한 어조로 사드 배치 철회를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날 집회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캐리커처와 사드 모형 그림이 인쇄된 현수막을 찢는 퍼포먼스가 벌어져, ‘웜비어 사망 사건’으로 분노하고 있는 미국민들의 정서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집회와 행진에서는 ‘한미동맹은 노예계약’, ‘흰둥이 미친 소 새끼들은 지들이 세상의 왕인줄 안다’, ‘한민구는 머리만 새까맣고 국적만 한국일 뿐 미국 놈들의 종’, ‘전 국민이 촛불로 미국을 쓸어버릴 것’, ‘한반도 전쟁 연습의 몸통은 미국’ 등 북한이 자주 쓰는 표현과 주장이 난무했다.

    자칭 진보성향 시민단체들이 결집한 ‘사드한국배치저지전국행동’(전국행동)은 이날 오후 4시,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사드 반대 집회를 열고, '사드가동 및 공사 중단과 장비 철거'를 촉구했다.

    참가자들은 “NO 사드, NO 트럼프”와 같은 노골적인 반미 구호를 외치며 집회의 성격을 뚜렷하게 드러냈다.


    ◆ 反美, 사드반대 구호 나올 때마다, 박수·환호 쏟아져

    집회 연단에 올라 마이크를 잡은 무소속 김종훈 국회의원은 한미정상회담을 앞둔 문재인 대통령을 압박하면서 반미 발언을 쏟아냈다.

    김 의원은 “우리는 문재인 정부와도 싸울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엄중히 경고한다”면서, “문 대통령은 우리의 간절함을 트럼프에게 당당하게 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종훈 의원은 미국에 대한 적대적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어느 나라도 우리를 이렇게 억압한 나라는 없다”며, “(미국이) 한미동맹이라는 이름으로 겁박하고 예속한다면 동맹은 파기될 수 밖에 없다”는 강성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김 의원은 이미 거짓으로 판명 난 ‘광우병’을 다시 언급하면서, 군중에 대한 선전적 발언을 이어나갔다.

    김선명 원불교 교무는 “사드는 북핵 미사일을 막는 데 아무 소용이 없고 미국과 일본의 안보를 위해 우리 국민을 희생시키는 백해무익한 무기”, “사드를 법적 근거도 없이 도입 배치하는 것은 명백한 불법이고 원천 무효” 등의 팩트와 맞지 않는 주장을 폈다.

    그는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를 깨는 사드를 반대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고도 했다.

    김재하 민노총 부산본부장의 연설은, 그 표현이나 내용이 북한의 대남선전매체를 연상케할만한 만큼 거칠어, 그의 국가관에 강한 의문을 품게 만들었다.

    그는 “정부의 환경영향평가도 필요 없으며, 한민구 전 국방장관은 머리만 새까맣고 국적만 한국일 뿐, 미국 놈들의 종이고, 한미동맹도 노예계약”이라고 했다.

    그의 친북-반국가-반미 성향의 발언은 시간이 흐를수록 수위가 높아졌다.

    “사드배치와 한일 위안부 합의, 한반도 전쟁 연습의 몸통은 미국이다. 미국을 반대하지 않고는 사드배치를 반대할 수 없다. 문재인 대통령은 미국에게 당당히 말하라, 미국이 만약 압력을 가한다면 전 국민이 촛불로 미국을 쓸어버릴 것.”

  • ▲ 김종훈 무소속 국회의원이 사드철회를 주장하고 있다.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 김종훈 무소속 국회의원이 사드철회를 주장하고 있다.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집회를 마친 시위대는 오후 5시부터 세종대로사거리-종각역 사거리-우정국로-삼봉로-종로소방서를 거쳐 광화문 주한미국대사관으로 행진했다.

    행진에 참가한 이들은 원색적 욕설과 다양한 반미 구호가 뒤섞인 손 피켓을 들었다.

    이 가운데는 ‘흰둥이 미친 소 새끼들은 지들이 세상의 왕인 줄 안다. 우리도 우리의 살 길 찾자’는 자극적인 문구가 가득 적힌 손 피켓도 있었다.

    어김없이 국민을 기만하는 괴담도 등장했다. ‘레이더 전자파 앞에 2,000명 살고 있다’는 내용의 손 피켓이 대표적이다.

    시위대는 미 대사관을 둘러싸는 인간 띠를 만든 뒤, '강강술래' 대신 '사드철회'를 부르며 미 대사관을 향해 '분노의 함성'을 질렀다.

    앞서 경찰은 미 대사관 뒤편으로의 행진을 불허했지만, 서울행정법원은 ‘20분’이라는 시간 제한을 붙여 사실상 포위행진을 허가했다.

    '6·24 사드철회 국민 평화 행동'이라고 이름 붙은 이날 집회에는, 해산된 통합진보당 출신들이 다수 참여한 민중연합당은 물론이고 전교조, 민주노총, 민변, 노동당, 데모당 등 그동안 반미 성향 집회에 꾸준히 이름을 올린 단체들이 참여했다.

    주최 측에 따르면 이날 집회 참가자는 3,000여 명이다.
  • ▲ 서울광장에서 反사드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이 미 대사관 앞에서 다양한 반미 구호가 적힌 손 피켓을 들고 행진을 벌이고 있다.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 서울광장에서 反사드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이 미 대사관 앞에서 다양한 반미 구호가 적힌 손 피켓을 들고 행진을 벌이고 있다.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