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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탕이나 짬뽕 말고 보수 본류의 헤메모니를...

류석춘과 장제원-보수 정체성 논쟁 解法

류근일 칼럼 | 최종편집 2017.07.23 21:2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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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수 정체성을 어떤 모습으로 재설정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는
오늘의 궤멸한 보수정치권 내부의 핵심적인 쟁점이자 노선투쟁 주제다.
이와 관련해 류석춘 자유한국당 혁신위원장과,
복당파 장제원 의원의 각기 다른 입장은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다.

류석춘 위원장은
(1)중도실용주의 운운보다는 보수우파 정당 본연의 정체성을 확고히 다져야 한다.
(2)박근혜 전 대통령은 실패한 대통령이지만 그에 대한 탄핵은 지나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장제원 위원은
(1)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은 잘못된 것이고 과한 정치보복이었기 때문에 탄핵찬성에 가담했던 제가 반성을 해야 하는 것인지
(2)통진당 해산 당시, 이정희가 이석기를 양심수라 칭하며 의리를 지킨 것처럼 권력을 사유화한 대통령을 싸고도는 것이 진정한 의리이고 정당한 가치공유인 것인지
(3)그리고 지난 20년간 보수정당이 국정농단이 아니라 좌클릭을 해서 망한 것인지…”라고 회의(懷疑) 했다.

필자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보수정치권은 이상의 두 견해를 하나의 ‘통일견해’로 수렴할 수 있어야
비로소 대(大)정당이 될 수 있다고. 어떻게 수렴할 것인가?
우선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다.
류석춘 위원장도 박근헤 전 대통령이 ‘실패’ 했다는 것은 인정하고 있다.
그게 접점이 될 수 있다.

 박근헤 전 대통령은 정무수석과 외보안보 수석을 10개월씩이나 만나지 않았다.
장관들의 대면보고를 허용하지 않았다. 긴급상황 시에 참모들이 대통령이 청와대 안 어디 있는 줄을 몰라 우왕좌왕 했다. 인사(人事)의 전후 맥락과 까닭을 영 이해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았다.
어떤 환경부장관과 어떤 교문수석의 경우가 예컨대 그랬다. 평생 자신을 위해 열심히 조언하던 원로그룹조차 딱 끊어버릴 정도로, 이해할 수 없는 대인기피증과 자폐증을 보였다.
대통령의 정무(政務) 기능을 아예 안 하기로 작정한 듯 했다.
국정기반을 넓히기 위한 동맹형성(coalition building) 등 필수적인 정무기능을 하지 않는 대통령을 상상할 수 있는가? 대통령이 탄핵 당하자 그의 청와대 참모들은 캐비닛 정리도 안 한 채
허겁지겁 도망쳤다. 정권관리가 그 동안 얼마나 허술했기에. 

그의 친중반일(親中反日) 정책은 도로(徒勞)로 그쳤다. 그의 드레드센 대북 평화제의도
헛물켜기였다. 그는 당(黨)을 친박도 아닌 ‘진박(眞朴)’들만의 사당(私黨)으로 일색화 하려다
실패했다.  그리고 드디어 최순실. 어떻게 그런 여자. 그런 여자의 아버지에게만 그렇게 폭 빠졌었나! 이래서 박근혜 시대는 민심의 이반을 샀고 더 이상 버틸 수 없었다.
이 정도 선에서 피차 견해를 접근시킬 수 없을까?

 여기서 잠시 류석춘 위원장도 장제원 같은 의원들도 한 가지 알아둬야 할 게 있다.

탄기국 등 친박단체와 무관하게 개인자격으로 또는 친구들끼리 자발적으로 태극기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꽤 많았는데 이들은 딱히 박근혜 대통령과 그의 스타일을 좋아하고 지지해서 거리에
나간 게 아니다. 그들 역시 최순실 현상엔 어이가 없어 했다.
그들은 다만 자유민주 보수진영이 그길로 일패도지 하는 게 너무 걱정돼서 뛰쳐나갔을 뿐이다. 따라서 양쪽 다 이런 종류의 순수한 애국충정은 아전인수로 끌어가면 안 된다.
친박, 반박 운운의 잣대로 그런 애국적 개인들을 자기 식으로 재단해선 안 된다.     

 그러나 어쨌든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둘러싸고 그것이 당연했다, 아니 과했다 하는
이견(異見)은 그것대로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엇갈림은 개개인들의 자유로운 의견차이로
돌리고 그 현실적인 마무리는 법원판결과 향후의 각급선거 때의 투표결과에 맡겨버리는 것이
불가피할 것이다.
(법원판결과 투표결과에 대해 그 객관성, 공정성, 초연성을 신뢰할 수 없다고 하는 반론도 물론 있을 수 있다. 이런 여러 갈래의 상충하는 흐름들의 섞임 속에서 시간은 지나가고 역사는 흘러갈 것이다. 그리고 이윽고 과거로 돌아갈 것이다).

문제를 이렇게 처리하지 않고 지난 탄핵정국의 시점에 요지부동으로 결박돼 보수정치권 전체가 조선시대 사색당쟁 때의 예송논쟁(禮訟論爭)에서처럼 탄핵찬성이냐 반대냐의 끝날 길 없는 입씨름에 허구헌 날 갇혀있을 필요는 없다고 본다. 어떤 경우에나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 저렇게 생각하는 사람 다 있는 법 아닌가? 그걸 무슨 수로 "모두가 일사불란하게 똑같이 생각하라"고 사고통제를 할 수 있겠는가? 그냥 "Let it be(그대로 내버려 둬)" 할 수밖에 없다. 시간에 맡겨야 한다.

 다음으로, 보수정체성이냐 중도로 좌(左)클릭이냐의 문제다.
결론부터 앞세우면, 통진당에는 통진스러운 사람들이 주류가 되고, 민주당에는 민주스러운 사람들이 주동이 되고, 기독교당에는 크리스찬 열성파가 주축이 되고, 불교당에는 스님들과 독실한 보살님들이 주인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왜 보수우파 당에선 보수우파스러운 열성파가 주인이 되면 안 되나?
통진당이 우(右)클릭하면 개량주의 정당으로 변질하고, 민주당이 우클릭하면 국민의 당처럼 되고, 국민의 당이 좌클릭하면 민주당 2중대가 된다.
마찬가지로 보수정당이 좌클릭하면 국민의 당처럼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보수 스펙트럼은 빈자리가 되고 한국 정치지형에서 보수의 자리는 소멸할 것이다. 그래야 좋겠는가?

 이래서 우파정당이라면 우파본류가 주류로 들어앉는 게 조금도 이상하달 게 없고 너무나 당연하다. 장제원 의원도 그점은 그렇게 이해해야 한다. 그러나 장제원 의원 식의 중도우파론도 참작할 부분이 있다. 보수의 폭을 넓히고 외연을 확장하려면 보수 본류뿐만 아니라, 특히 분배-복지 분야에서는 중도우파와 합리적 진보의 입장도 반영할 필요가 있다. 다만 안보-대북-대공 분야에선 섣부른 ‘중도햇볕’ 운운하다간 보수의 본거(本據)마저 잠식당할 우려가 있다. 

 분배와 복지 분야에서 중도우파 또는 합리적 진보의 위상은 쓸모 있는 스펙트럼이다.
그런 분야에선 보수정당일수록 진보파 못지않게(그러나 좌파보다는 현명하게) 발 빠르게 중도화 해야 다수 유권자의 호응을 얻을 수 있고 집권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보수본류 정당도 민생분야의 중도적 시책엔 인색하지 않다. 안보-대북-헌정수호-법치-역사교육에선 우파 본류, 분배-복지-환경-여성-청년대책에선 열린 자세...이러면 안 되나?

 이상의 논리대로라면 류석춘 위원장 식의 보수본류 입장과 장제원 의원 식의 중도우파적 입장이 끝내 평행선을 달릴 이유가 없다고 보는데 본인들의 의견은 어떠신지?
필자가 이 둘을 가급적 수렴해야 한다고 믿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그렇게 해서 보수정치권이 하나의 큰 덩치로 확장성을 발휘해야 그나마 구사일생의 혈로를 뚫을 수 있으리라 보기 때문이다. 다양성을 포괄한 통일체-이것이 보수정치권의 공멸을 막고 공생을 보장할 전략적 행보 아닐런지? 그러나 잡탕이나 짬뽕은 안 되고 보수우파 본류의 정치적-도덕적-문화적 헤게모니만은 안정적이어야 한다.

류근일 / 전 조선일보 주필 /2017/7/23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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