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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與野) 대표들은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만난 날 서로 다른 경제 대안을 제시했다. 여당은 '기업의 사회적 책무’를 강조했고, 야당은 '기업의 자유'를 주장했다.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30일 오전 시간차를 두고 박용만 대항상의 회장을 접견했다. 그러나 여야 대표들이 박 회장에게 주문한 내용에는 미묘한 차이가 있었다.
추미애 대표는 이날 기업의 사회적 책무를 강조했다. 기업들이 정부와 함께 실업·양극화 문제 등 경제 문제 해결에 동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미애 대표는 "회장님도 정부간담회에서 심각한 실업과 소득불균형에 인식을 같이한다고 했고 사회적 책무도 지겠다고 했다"며 "청년들이 일자리 부담이 없게 공정하게 땀 흘려 일하는 대한민국 기업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용자와 노동자의 동반성장 전략으로 저성장의 늪에서 탈출하고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는 길에 함께 있다"며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에도 적극 협조를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박용만 회장은 이에 "경제회복세가 세계적으로 뚜렷하나 우리경제는 낙관할 수 없는 상황으로 보인다"며 "기업의 이익도 전체로는 영업이익이 16% 증가했으나 10대그룹을 제외하면 24%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편중현상이 해소돼야 경제전반에 온기가 돌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편중 현상을 극복하려면 경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하고 혁신을 통한 역량강화가 이뤄져야 한다"며 "이런 노력에 정치권을 비롯한 사회 전체가 팀플레이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면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박 회장을 만나 정부가 기업을 옥죄고 있다고 비판했다. "기업에 자유를 줘야한다"고 말했다.홍준표 대표는 "자꾸 기업을 옥죄고 범죄시 하는 풍토가 만연해 기업이 해외탈출을 하고 있는데, 작년 말 기준으로 탈출 기업이 1만개가 넘었다"며 운을 뗐다.
홍 대표는 "우리나라 기업이 해외에서 만드는 일자리가 338만개라고 한다"며 "앞으로 더 늘어날 텐데 기업을 옥죄고 우리나라처럼 법인세를 올리고 하는 나라가 세계적으로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번 정기국회에서 우리 당의 방침은 기업의 자유를 주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기업들이 대한민국에서 활발하게 활동을 하도록 해주자"며 "강성노조를 정리하고 기업에게 부담을 줄여 주자는 것이 한국당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좌파정부가 들어왔지만 국민적 공감대가 많이 형성되고 있어 기업 옥죄기를 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사업을 많이 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전희경 한국당 대변인에 따르면 박용만 회장은 홍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기업들이 뛸 수 있게 (기업의)손발을 묶는 법률 같은 것을 정기국회에서 좀 잘 살펴봐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