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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선박' 타이타닉호는 46.328톤, 길이 268.8m, 폭 27.7m, 최대 속도 23노트(42.6km/h)로 당대 세계 최대 규모 초호화 여객선이었다. 이중바닥, 16개의 방수격실, 특정 수위가 되면 자동으로 닫히는 문 등 '절대 가라앉지 않는 배'로 불리기도 했다.
1912년 4월 10일 영국 사우스햄프턴에서 첫 항해를 시작한 타이타닉호는 출항 5일만인 15일 빙산에 부딪혀 북대서양에서 침몰했다. 2200여명의 승객 중 1513명이 희생된 '불침선'의 침몰 사건은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해난 사고로 기록되고 있다.
5일간의 운명적인 여정을 담은 뮤지컬 '타이타닉'이 브로드웨이 초연 20년 만에 11월 10일부터 서울 잠실 샤롯데씨어터 무대 위에 재현된다.
신춘수 프로듀서는 23일 오후 삼성동 Place 9층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뮤지컬 '타이타닉'은 브로드웨이에서 이미 검증을 받은 작품이다. 한국에서 처음 선보이게 돼 기쁘고 설렌다"며 "이번 프로덕션은 오리지널과 매우 다르다. 대본과 오케스트레이션 모두 새롭게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1985년 사고 발생 73년 만에 타이타닉호의 선체가 발견됐는 기사가 보도됐고, 이에 영감을 받은 작곡가 모리 예스톤과 작가 피터스톤이 만나 뮤지컬 '타이타닉'이 만들어졌다. 이들의 만남은 1997년 초연한 첫 해 토니어워즈에서 5개 부문, 드라마 데스크 어워즈에서 1개 부문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이후 미국투어를 비롯해 네덜란드, 독일, 캐나다, 호주, 핀란드 등 11개국에서 8개의 언어로 상연됐다.
신 프로듀서는 '타이타닉' 한국 초연을 올리게 된 이유에 대해 "첫 번째는 아름다운 음악과 잘 짜여진 극본이다. 모리 예스톤 작곡가는 2008년 '나인'이라는 작품을 통해 처음 만났는데, 지금까지 그의 음악 중 가장 세련됐다고 할 수 있다"며 자신했다.
이어 "모든 배우들이 최대 5개의 배역을 소화하는 '멀티-롤(Multi-role)' 뮤지컬이다. 배에 승선한 모두가 주인공이다. 그들이 보여주는 에너지와 열정이 대단하다"라며 "마지막으로 에릭 셰퍼 연출가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 배우들과 함께 완성도 높은 작품을 멋지게 만들어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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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타닉 호에는 현재 화폐가치로 5만5000달러(한화 약 6500만원)이상의 요금을 지불하고 1등실에 탑승한 부호들부터 미래에 대한 부푼 꿈을 안고 3등실에 오른 700여명의 이민자까지 다양한 계층의 승객들이 탑승했다.
'스위니토드'에 이어 '타이타닉' 연출을 맡은 에릭 셰퍼는 "작품은 계급이라는 이슈를 갖고 평등의 가치를 이야기한다. 1·2·3등급 칸으로 나눠졌지만 배가 침몰할 때는 아무 의미가 없다. 마지막에는 인류애만 남는다"고 말했다.
타이타닉호 사건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케이트 윈슬렛 주연의 영화 '타이타닉'(1997년)으로 만들어져 10억 달러 이상의 흥행 수익을 내며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영화는 1등실 여성과 3등실 남성의 계급차이를 극복한 '세기의 로맨스'를 그리며 비극적인 사랑을 보여줬다.
영화보다 먼저 제작된 뮤지컬 '타이타닉'은 항해하는 5일간 선내에서 벌어진 실제 사건과 인물들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비극을 맞이한 순간에 다양한 인간 군상을 보여주겠다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실제 사건이 발생할 당시 승무원들은 여자와 어린아이부터 보트에 탑승시켰으며, 연주자들은 마지막까지 연주를 멈추지 않았다.
에릭 셰퍼는 "11층 높이와 축구장 넓이의 타이타닉호를 무대에 그대로 구현할 수 없기에 멀티롤의 역할이 중요하다. 등장하는 대부분의 배우들이 최대 5개의 역할을 맡는다. 1등실이 3등실 손님이 되고, 30초 안에 의상이 바뀐다"며 "사진 여러 장을 배열한 것처럼 스냅샷 같은 장면을 연출해 관객이 실제 배를 타고 있는 듯한 느낌을 선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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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타닉'은 뮤지컬의 본 고장 브로드웨이를 겨냥하고 있다. 오디컴퍼니는 2014년 '할러 이프 야 히얼 미', 2015년 '닥터지바고'로 브로드웨이에 진출한 경험이 있다. 오디컴퍼니는 현지 프로듀서와의 경합을 통해 뮤지컬 '타이타닉'의 한국 공연 라이선스와 더불어 브로드웨이 공연권을 확보했다.
세 번째 브로드웨이 무대에 도전하는 신 프로듀서는 "2018~19년 브로드웨이 공연을 목표로 미국에서는 투자, 극장, 마케팅 작업을 순차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오픈런인 브로드웨이 극장가의 특성상 앞선 공연이 막을 내리는 시점이 언제가 될지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언제든 공연을 올릴 수 있게 완벽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최종적으로 토니상에서 베스트 리바이벌 상을 받는 것이 목표다. 오디컴퍼니는 확장된 해외시장에서 좋은 작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비록 두 작품이 실패로 끝났지만 '타이타닉'이 브로드웨이에서 성공해 롱런되길 바란다"며 포부를 전했다.
뮤지컬 '타이타닉'은 문종원, 서경수, 윤공주, 임혜영, 김용수, 이희정, 김봉환, 임선애, 조성윤, 빅스 켄, 정동화, 송원근, 이지수, 전재홍, 서승원 등 실력파 배우들이 총출동하며, 내년 2월 11일까지 공연된다. 관람료 6만~14만원. 문의 1588-5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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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