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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 "JYJ-씨제스 전속계약 무효"
아이돌그룹의 효시, HOT와 흡사한 행보를 걸으며 심각한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는 5인조 보컬그룹 동방신기가 이번엔 이중계약 논란까지 휘말리며 팬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동방신기의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는 영웅재중, 믹키유천, 시아준수 등 3인이 결성한 JYJ의 데뷔 앨범이 시판을 앞두고 있는 것과 관련, "일련의 행위로 인해 향후 또 다른 법적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법원에 음반발매를 중지시켜달라는 내용의 가처분 신청서를 지난 8일 제출했다"고 13일 밝혔다.
SM은 "이날 서울중앙지방법원에 JYJ(김준수 외 2인)와 씨제스엔터테인먼트(대표 백창주) 간의 체결된 전속계약 효력정지가처분 및 음반발매금지가처분을 제기했다"고 밝히며 "현 전속계약에 대한 본안 판결이 나지도 않은 상황에 JYJ가 씨제스엔터테인먼트와 이중으로 전속계약을 체결한 것은 지난해 10월 내려진 가처분 결정의 본래 취지에도 위반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SM은 "씨제스엔터테인먼트와 JYJ의 계약이 이중계약임이 명백히 밝혀졌다"면서 "씨제스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음반을 발매하는 것은 추후 진행되고 있는 전속계약의 효력여부에 대한 본안 판결에 따라 예상치 못한 음반유통사 등 제3의 법적 분쟁이 발생될 개연성이 높다"고 가처분신청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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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벡스 "동방신기 3인과 별도 계약" 선언 물의
동방신기의 일본 내 공연 기획 및 매니지먼트를 담당하고 있는 일본 연예기획사 에이벡스(avex)는 지난 4월 "동방신기의 영웅재중, 믹키유천, 시아준수 3인만으로 이뤄진 유닛을 결성키로 했다"고 밝혀 국내 연예계에 크나큰 충격을 안긴 바 있다.
당시 에이벡스는 동방신기의 일본 내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들 세명이 새로운 유닉을 결성하기로 결정했다"면서 "에이벡스와 전속 계약을 새로 체결한 후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내에선 동방신기가 분열 위기를 겪고 있을 무렵, 동방신기가 해체될 경우 에이벡스가 입게 될 손해가 50억엔(600억원)에 이를 수도 있을 것이라는 진단이 나오는 등 동방신기의 '활동 중단' 소식을 심각한 악재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따라서 어떤 식으로든 에이벡스가 동방신기를 붙잡을 것이라는 예측 역시 상식적인 수순으로 비쳐졌다.
◆속으로 주판알 튕기는 일본기업 특성 드러내
따라서 국내 가요계 관계자들은 에이벡스의 이같은 행보에 대해 "올 것이 왔다"면서 비교적 담담히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동방신기의 엄청난 상품가치를 목도한 이들이 손에 잡은 '대어'를 이대로 놓아 줄리 만무하다는 것. 문제는 에이벡스가 택한 대어가 동방신기 5명 전체가 아닌 SM엔터테인먼트와 적대적 관계로 돌아선 3명에 국한됐다는 점에 있었다.
이를 두고 일본 소식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겉으로는 웃고 있지만 속으로는 주판알을 튕기는 일본인 특유의 속성이 드러난 대표적 사례"라며 "애초에 에이벡스는 한국 측 소속사를 배려할 생각도 없었으며 5명 전체를 끌어안을 마음도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아울러 "동방신기의 폭발적인 인기와 성장잠재력을 발견한 에이벡스가 SM엔터테인먼트과 전속 계약을 유지하고 있는 유노윤호와 최강창민을 과감히 내치고, 소속사를 벗어난 3명과 일대일로 새롭계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일본 내 자사 수익률을 극대화시킨다는 게 근본적인 목적이었을 것"이라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이와 관련 SM엔터테인먼트 측은 "현재도 동방신기의 전속 계약은 유효한 상태"라며 "가처분 결과에 대한 이의 신청 및 전속 계약 존재확인 등에 관한 본안 소송이 제기된 마당에 에이벡스가 3인과 별도로 계약을 체결한 것에 대해 심히 유감스럽다"고 강한 반발을 보였었다.
◆'이중계약' 문제 불거지자 돌연 '계약 해지' 통보
이처럼 SM엔터테인먼트와 전속 계약 문제가 완전히 정리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에이벡스가 동방신기의 일부 멤버와 새로운 계약을 맺은 것을 두고 일각에선 '국제적 소송'으로까지 번질 가능성 마저 제기하는 분위기였다.
물론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부장 박병대)는 지난해 10월 27일, 동방신기 멤버 3명이 낸 가처분신청과 관련 "전속계약 일부 조항이 선량한 풍속에 반해 전부 또는 일부가 무효되거나 효력이 소멸됐다고 볼 개연성이 높다"면서 "본안소송 판결까지 SM엔터테인먼트가 신청인 의사에 반대해 연예활동에 관한 계약을 체결하거나 신청인의 독자적 연예활동을 방해해선 안된다"고 밝히며 일부 인용 결정을 내렸다.
따라서 독자적 연예 활동을 시작한 동방신기 멤버들과, 일본 기획사 에이벡스 역시 지난해 3명의 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원의 '일부 인용' 결정이 내려진 것에서 '명분'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법원은 신청인의 독자적 연예활동을 방해해선 안된다고 명시했을 뿐 전속계약의 효력이 완전히 소멸됐다고 확정짓지 않았다. 또한 이같은 활동 허용은 '본안소송 판결 때까지'란 한시적 제한을 달고 있다. 결국 에이벡스는 국내 법원의 가처분 결정을 확대 해석, 사실상 이들 3명과 '이중계약'을 맺는 우를 범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었다.
이같은 부담 때문이었을까. 영웅재중, 믹키유천, 시아준수 등 '동방신기 3인'이 JYJ로 컴백하기 전 일본 내 연예활동을 추진했던 에이벡스는 결국 지난 9월 이들 3명에게 '일본 활동 중지'를 일방적으로 통보하며 결별을 선언했다.에이벡스는 3인과의 계약을 파기한 표면적 이유로 3명의 국내 매니지먼트를 담당하고 있는 씨제스엔터테인먼트의 대표가 과거 전과로 물의를 빚었던 인물이라는 점을 내세웠으나 그 이면에는 이중계약 문제로 인한 국제소송이 빚어질 것을 우려한 탓이 컸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동방신기 3인, SM소속 '유효'…독자 행보 '엇박자'
지난해 7월 서울지법에 SM을 상대로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한 이들 3인은 세 달 뒤 법원으로부터 일부 인용 결정을 받아 독자적 연예 활동에 대한 명분을 확보했다. 이에 SM은 지난 4월 법원 결정에 대한 이의 신청을 제기하는 한편 전속계약 존재확인 등에 관한 본안 소송과 함께 22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하지만 법적으로 SM과의 전속 계약이 유효한 상태에서 이들 3인은 씨제스엔터테인먼트와 국내 활동 매니지먼트 계약을 체결한 뒤 언론 홍보는 프레인, 음반 유통은 워너뮤직코리아와 각각 계약을 맺고 독자적 행보를 걷고 있다.
JYJ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가요계에 컴백한 동방신기 3인은 지난 12일 오후 고려대학교 화정체육관에서 월드와이드 음반 '더 비기닝(The Beginning)' 발매기념 쇼케이스를 열고 2008년 동방신기 4집 음반 활동 이후 2년 만에 공식 활동을 시작했다.
이날 공연을 관람한 다수의 가요계 관계자들은 "이들 3명이 오랜 기간의 공백에도 불구, 녹슬지 않은 가창력과 퍼포먼스를 선보였다"며 향후 활동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JYJ는 앞으로 아시아와 미국 등 6개국에서 총 9개 도시를 돌며 '더 비기닝' 쇼케이스를 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