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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둥지를 떠난 슈퍼주니어의 중국인 멤버 한경이 자국에서 '혐한 CF'를 찍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증폭되는 가운데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의 법률대리인 측이 "한경과 아직 계약 해지를 하지 않았다"며 국내로 돌아오면 받아 줄 의향이 있음을 밝혀 주목된다.
이 관계자는 19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12월 21일 한경이 SM을 상대로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및 전속계약효력 부존재 확인 소송을 제기했는데 가처분 신청은 현재 심문 절차가 모두 끝났고 본안 소송 역시 변론 절차가 마무리 돼 최종 선고만 남은 상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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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관계자는 "재판부가 선고를 계속 내리지 않고 있는 이유가 궁금하다"면서 "이처럼 최종 판결이 나오지 않아 한경과 SM의 불편한 관계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동방신기 3인, '전속계약 부당함' 호소 = 앞서 같은 SM 소속인 보컬그룹 동방신기의 3인(준수·재중·유천)은 지난해 7월 서울지법에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 세 달 뒤 법원으로부터 일부 인용 결정을 받아 독자적 연예 활동에 대한 명분을 확보했다. 이에 따라 SM은 지난 4월 법원 결정에 대한 이의 신청을 제기하는 한편 전속계약 존재확인 등에 관한 본안 소송과 함께 22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SM은 법원이 신청인(동방신기 3인)의 독자적 연예활동을 방해해선 안된다고 명시했을 뿐 전속계약의 효력이 완전히 소멸됐다고 확정짓지 않았고 이같은 활동 허용은 '본안소송 판결 때까지'란 한시적 제한을 달고 있기 때문에 이들 3명이 또 다른 기획사와 계약을 맺고 음반 발매 및 공연 활동을 펴는 것은 계약 위반이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슈퍼주니어의 한경 역시 동방신기 3인과 유사한 행보를 걷고 있다. 한경은 지난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출한 소장에서 ▲전속계약기간이 총 13년으로, 건강 혹은 학업 등의 이유로 방송을 쉴 경우 그만큼의 기간이 자동 연장되며 ▲앨범 5만장을 팔아야 매출의 2%를 받을 수 있는 수익구조, ▲계약위반시 소속사가 투자한 금액의 3배를 물어야 하는 점 ▲슈퍼주니어 멤버들이 작사·작곡한 곡도 소유권이 SM엔터테인먼트에게 양도되는 점 등 소속사와 맺은 여러가지 '불평등 계약조건'을 공개, 전속계약의 부당함을 주장하고 있다.
◇SM 법률대리인 "본인 스스로 계약서에 사인" = 이와 관련 SM의 법률대리인 측은 "SM과 계약을 맺을 당시 한경의 어머니까지 함께 한 자리에서 전속계약 기간이 13년이라는 설명을 다 듣고 본인이 최종 사인을 한 것"이라며 "이제와서 '한국에서 불평등한 대우를 받았다', '계약 자체는 처음부터 무효다'는 한경의 주장은 말이 안되는 소리"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지금은 중국이 많이 성장을 했지만 당시 중국 현지에서 어떻게 체계적인 기량을 쌓고 엔터테인먼트 활동을 통해 국제적인 스타가 될 수 있었겠느냐"면서 "한경 스스로 SM의 스타 양성 시스템이 좋아서 온 것 아니냐. 한국이 좋아서 온 것 아니냐"며 반문했다.
다만 "슈퍼주니어 활동 초기에 공연 비자 문제 때문에 한두달 불편한 적은 있었지만 중국어 통역도 다 붙여주고 가수로 성장키 위한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는데 이제와서 수년 전 비자 문제 등을 들먹이며 '계약 무효' 운운하는 것은 제3자가 보더라도 구실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대승적 차원, 한경 받아들일 용의 있어" = 이 관계자는 "최근 들어 연예계에 노예 계약 논란이 일고 있는데 한경 역시 이같은 분위기에 편승하려는 주위 관계자들에 의해 전가의 보도처럼 휘둘리는 것 밖에 되질 않는다"며 "아무런 백그라운드 없이 중국 내 인지도가 높아지고 탑 스타로 성장한 게 아니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면 과연 자신을 키워준 소속사와 각을 세우는 게 옳은 일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길 바란다"고 밝혔다.
또한 "소송 당시에도 슈퍼주니어 멤버들은 물론 소속사 전 직원이 신문에 난 기사를 통해 한경이 전속계약 무효 소송을 제기한 사실을 알았다"며 한경의 투명하지 않은 행보를 꼬집은 뒤 "이번의 CF 해프닝도 사실이 아니길 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 소속사 SM은 공식적으로 한경과의 계약을 단칼에 해지하는 것 보다 대승적 차원에서 양자가 다시 합쳐지길 원한다"며 "언제든지 한경이 돌아오면 받아주겠다는 입장"이라고 이 관계자는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