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앙일보와 신영복의 이상한 관계 

                                                            양   동   안 

    중앙일보는 지난 주말(1월 15일) 별지 부록 「사람섹션 제이」에 성공회대 석좌교수 신영복씨의 인터뷰 기사를 표지의 사진과 더불어 크고 멋지게 보도했다. 이날의 중앙일보 보도는 중앙일보가 신영복씨를 크게 우대하고 있음을 재확인해준 것이다.

    중앙일보의 ‘신영복 사랑’은 역사가 깊다. 중앙일보는 신영복씨가 오랜 징역을 마치고 출옥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부터 그의 감상적인 글들(수필과 여행기)을 장기간 연재하여 신영복씨가 자기의 좋은 이미지를 독자들에게 전파하는 것을 도와주었고, 계기가 있을 때마다 그의 저서와 동정을 크게 보도하여 독자들에게 신영복을 홍보해주었다.  

    중앙일보의 이러한 ‘신영복 사랑’은 중앙일보의 내력과 신영복씨의 사상경향에 비추어볼 때 ‘매우 이상한’ 느낌을 준다. 중앙일보는 이 나라 자본주의의 상징이자 대한민국의 최대 수혜 기업집단인 삼성그룹이 만든 언론매체이고 지금도 사실상 삼성그룹의 계열사로 볼 수 있는 신문이다.

    그에 반해 신영복씨는 反자본주의-反대한민국-反미적이며 친북한적인 사상경향을 가진 인사이다. 중앙일보가 사실상의 삼성그룹 계열 신문이라는 것은 설명이 필요 없는 일이나, 신영복씨가 反자본주의-反대한민국-反미적이며 親북한적인 사상경향을 가진 인사라는 것은 설명이 필요하다. 그 동안 중앙일보 등이 신영복씨를 자주 미화해서 보도해준 탓에 이 나라 독자들 중에는 그의 사상경향을 오해하고 있는 사람들이 매우 많을 것이기 때문이다. 

    신영복씨는 그의 이름을 아는 모든 사람들이 익히 알고 있는 바와 같이 1968년 통일혁명당 간첩단 사건의 연루자로 체포되었다. 당국의 발표에 따르면, 신씨는 북한의 지령에 따라 조직된 통혁당의 하부조직인 민족해방전선의 대학가 책임자였다. 그는 재판에서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았고, 약 20년간 복역 후 1988년에 출옥했다.
    출옥 후 신영복씨는 자기가 통혁당에 가담한 것은 ‘이념 때문이기보다 양심의 문제였다’고 주장하고, 자기가 1970년에 옥중에서 ‘전향서에 도장 찍은 것’을 후회했다고 말했다. 바꾸어 말하면, 그는 통혁당 하부조직에 가담한 행위를 양심의 명령에 따라 행한 올바른 행위로 생각하고 있으며, 그 당시의 사상을 지금도 유지하고 있다고 술회한 셈이다.

      신영복씨는 출옥 후에도 反미-反자본주의-反대한민국-親북한적 주장을 해왔다. 신씨의 그런 주장들을 몇 가지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한반도는 미국의 억압과 지배하에 있으며, (미국의 주도로 이루어지는) 신자유주의와 세계화에 대한 반대투쟁에 남한의 변혁역량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세계화로 인해 자본주의는 소멸할 것이다. 

    ◇미국이 한국의 은인이라는 환상을 청산하고, 미국이 한국에 친미적 분단정권을 창출하고 미국경제의 하위 경제구조를 편성한 나라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한반도의 전쟁위험은 북한으로부터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미국으로부터 올 수 있다. 

    ◇한반도의 휴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고 북한이 자기들의 경제문제에 전력투구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려고 하는 것이 북한 핵의 기본이다. 북한 핵을 북한 정치지도자의 야심이나 북한의 정치적 오판으로 설명하는 것은 잘못이다. 

    ◇부시는 미국 IT자본들의 지지를 받기 위해 MD(미사일방어)체제를 구상했으며, MD체제의 합리화와 추진을 위해 북한 핵 문제를 부각시켰다. 현시점에서 북한의 인권문제와 난민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미국의 그러한 동북아전략을 방조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입장에서는 미국의 북한 고립화정책과 북한 봉쇄정책을 비판해서 북한이 자력으로 경제문제를 해결해나갈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주도록 도와야 한다. 

    ◇대한민국의 건국은 단독정부, 일제 미청산, 비민주적 권력창출 등 결정적 결함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민족동질성을 유지할 수 있게 해준 두 개의 기본적인 축이 있다. 하나는 개방성이고 하나는 자기주체성이다. 역사적 관계에서 보면 남북관계란 것이 단지 이념적 분단이라기보다는 우리 민족이 갖고 있던 두 개의 축이 밖으로 드러난 측면(남의 개방성과 북의 자기주체성의 대립을 의미)이 있다. 최근의 남북관계는 그런 관점에서 볼 때 굉장히 부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간 면이 있다. 그러한 과정에서 천암함 또는 연평도 사건이 돌출된 면이 있다.
    <※북한을 민족주체성 대변 집단으로 미화하고, 천암함 사건과 연평도 사건을 남의 개방성과 북의 민족주체성의 대결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왜곡.>  

    위의 증거들이 입증해주고 있는 바와 같이 反자본주의-反미-反대한민국-親북한적인 사상을 가진 인사인 신영복씨에게 이 나라 자본주의의 상징이자 대한민국의 최대 수혜 기업집단인 삼성그룹의 계열 신문이 많은 지면을 할애하여 자기 미화의 기회를 제공하고, 또 각종 형태의 기사를 통해 그를 자주 홍보해주고 있으니 이상한 느낌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중앙일보는 왜 그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