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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좌신부가 주일학교에서 6.25 전쟁은 북침이라고 가르친다. 4대강 살리기 사업 반대에 동참하지 않는다고 성당에 나오지 말라고 신도를 내쫓는 신부가 말이 되는 얘기냐?”
20일 오후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회관 대성당에서 열린 천주교 나라사랑기도회 및 미사에서 평신도들의 불만이 봇물처럼 터져 나왔다. -
이날 미사는 김계춘 도니미꼬 원로신부의 집전으로 거행됐다.
미사 봉헌에 앞서 평신도들은 저마다의 아픈 경험을 얘기했다.
한 신도는 “가톨릭 내부의 일이어서 잘못 말했다가는 교회 내의 분열로 비쳐질까 두려워 참아왔다”고 운을 뗀 한 신도는 “하지만 정의구현사제단(이라 정구사)의 일탈이 이제 더는 참고 내버려둘 수 없을 지경에 이르렀다”고 안타까워 했다.
그는 “순교 성인들의 피로 세운 한국 가톨릭이 이제 송두리째 무너지고 있다”라며 “사제를 믿고 따랐는데 이용당하고 배신을 당했다는 현실에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이 신도는 “신자들 중에서 4대강 살리기에 찬성을 하면 잘못이어서 고해성사를 해야 하는게 아닌가 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라며 “실제로 주변에 ‘4대강 사업에 찬성을 하는데 교회를 나가면 안 되는 게 아닌가’라고 물어오는 사람이 있을 정도”라고 경험담을 소개하기도 했다.또 다른 신도는 “정구사의 잘못된 인도로 영문도 모른 채 정구사가 벌이는 생명미사, 평화미사에 끌려 다니는 사람들이 많다”라며 “아무 것도 모르는 순박한 신도들을 정구사 사제들은 자신들의 이념을 위한 도구로 이용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신도는 “정구사가 4대강 살리기 반대 논리에서 4대강 살리기가 창조질서를 거슬렀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잘못 된 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하느님은 모든 생명체를 다스리라 하셨는데 이는 ‘보존’의 의미가 아니라 인간과 조화롭게 하라는 가르침”이라고 정구사의 논리를 반박했다. 이어 “물고기 죽음엔 평화미사 생명미사를 드리는 사람들이 구제역으로 죽어간 수십만 마리 소와 돼지를 위한 생명미사는 왜 거들떠도 안 보는지 모르겠다”고 날을 세웠다.춘천의 한 교회에서 왔다는 신도는 “지난해 말 신부님이 미사강론에서 외부 인사를 초청했는데 노무현 정부 시절 고위직을 지낸 사람이었다”라며 “이 인사가 강단에 올라오자 마자 ”4대강 살리기를 비판하고 정치 얘기만 해 미사가 끝난 뒤 신도들과 멱살잡이가 벌어졌다“며 ”순수해야 할 교회가 정치판이 되는 것 같아 많은 신도들이 교회에 실망하고 또 분노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교회가 4대강 문제로 신도도 사제들도 양분돼 있다“고 설명하고 ”하지만 대부분의 신자들은 어느 편도 아닌 채 다만 교회의 어처구니없는 현실에 싸늘한 눈길을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 강동구에서 평신도회 회장을 역임했던 한 신도는 “정구사가 신학교에까지 침투해 어린 신학생들에게 좌파 이념을 전파하고 있다”라며 “수녀들 역시 크게 형편이 다르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날 신도들은 “정구사 사제 등 일부 사제들이 순박한 신도들을 뒤에 세우고 좌파의식을 전도하고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부인하고 있다”라며 “이제 사제에 맹종하는 신도들이 아닌 할 말을 하는 신도들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이들은 “피로 세운 한국 가톨릭교회가 더 이상 일부의 그릇된 이념에 무너지지 않도록 하겠다”며 “순교하는 심정으로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