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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지진피해 복구를 위한 성금모금과 관련해 일부 초중고등학교에서 강제적으로 성금을 모금하고 있다는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와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 커뮤니티 공간에는 지난주부터 학교가 성금모금을 강제하고 있다는 학생과 학부모들의 글들이 이어지고 있다. 25일에는 언론사에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성금모금을 사실상 강제하고 있다는 의견이 올라오기도 했다.
온라인상에 올라오는 글들은 대부분 일본 지진피해를 돕기 위한 민간차원의 자발적 모금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하면서도 학교에서까지 성금모금을 강제하는데 대해 강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일부 학교의 모금강제 여부에 대한 정확한 사실확인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지역을 가리지 않고 비슷한 제보가 계속되고 있어 자칫 ‘괴담’과 같은 악성루머로 사태가 악화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다음 아고라에 글을 올린 한 누리꾼은 “중국 쓰촨성 지진으로 수만명이 죽었을 때도 방송에서 성금을 모금하거나 추모음악회를 여는 일은 없었다”면서 “급기야 일본사람들까지 한국사람들을 이상하게 생각한다”는 글을 남겼다.
학교에 대한 비난 글도 계속되고 있다. 한 누리꾼은 “왜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강제로 성금을 걷느냐”면서 “일본보다 훨씬 많은 사람이 죽은 중국 쓰촨성 대지진때는 왜 모금을 안했냐는 아이들의 질문에 뭐라고 대답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교과부가 나서 학교에서 이뤄지는 강제모금을 당장 중지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학생은 물론이고 교사에게도 성금을 강제한다는 제보도 있다. 교사들에게 성금액수를 기명으로 기재하도록 해 사실상 강제로 성금을 걷고 있다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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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이 이어지면서 시도교육청이 성금모금을 학교에 지시했다는 내용부터 교과부가 강제적 성금모금을 사실상 방조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확인한 바에 의하면 이같은 주장은 사실이 아니거나 상당부분 과장된 것으로 보인다.
인천지역의 한 초등학교에서 불거진 교사들에 대한 강제 성금모금 의혹에 대해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일본지진피해 복구를 위한 재해성금을 각 학교에서 자율적으로 모금하라는 공문을 보낸 사실은 있다”고 확인하면서 “어느 성금이나 마찬가지지만 금액을 정하거나 모금을 강제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모금을 할 것인지 여부와 모금방법, 전달방식까지 각 학교에서 알아서 결정하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도 “지난주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에서 일본지진피해를 위로하는 서한문을 채택하기로 했다”면서 “이에 따라 각 학교에서 자율적으로 모금 실시여부를 결정하도록 안내했다”고 말했다.
교과부 역시 일본 지진피해와 관련해 성금모금을 유도한 사실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교과부 운영지원과 관계자는 “적십자사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일본 지지피해 성금모금과 관련한 협조공문이 와서 그 내용 그대로 시도교육청에 안내한 사실은 있다”면서 “그러나 교과부 차원에서 시도교육청이나 유관기관, 산하기관 등에 성금모금을 지시하거나 권고한 사실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교과부는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 토론광장에 한 누리꾼이 올린 글에 ‘댓글’을 달아 강제성금과 관련된 의혹에 대해 해명에 나섰다.
교과부는 댓글을 통해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에서 일본 피해복구와 지원을 위한 서한문을 채택한 사실을 알리고, 일본지진을 계기로 ▲인류공존의 상호협력 ▲국가·인종·종교 등을 초월한 나눔 문화의식 ▲동반자적 한일 우호관계 형성 등을 위해 교육청 또는 학교단위에서 구호성금이나 학용품(생활용품) 모금(모품) 시 자발적으로 참여하도록 안내한 바 있다고 밝혔다.
교과부는 이어 “자라나는 학생들이 어려움에 처한 이웃에 대해 나눔과 배려를 실천할 수 있도록 하는 인성교육의 차원이었던 것”이라고 설명했으나 누리꾼들의 거부감을 해소하는 데는 역부족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