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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훈 "日, 뒤통수 치는 결례 범하지 말아야"
가수 김장훈의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일본은 오는 30일, 내년부터 사용할 중학교 사회 교과서에 독도가 일본의 영토임을 명기한 내용을 삽입한다는 내용이 담긴 '중학교 교과서 검정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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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일본은 지난 19일 열린 한·중·일 외교장관회담에서 이같은 내용을 새 교과서에 담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 이에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한일 관계 악화를 우려, 일본 측에 신중한 처리를 당부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휴머니즘과 '독도라는 팩트'는 별개" = 김장훈은 지난 19일 자신의 미니홈피 게시판에 장문의 글을 올려 "얼마 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의 지진 피해에 대한 구호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하지 않기로 했다'는 대답을 했다"며 "마음속에서는 무언가 하고픈 생각이 솟구치나 여러가지 정황상 가만히 있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장훈은 "독도나 동해문제와 상관없이 이번 일(일본 지진 사태)을 가슴과 사랑으로 보듬어야 하는 것처럼, 이번 일에 아무리 마음이 아프고 보듬어 드린다해도 또 이것과 상관 없이 독도나 동해 문제는 계속 치열하게 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 휴머니즘과 '독도라는 팩트'를 결코 혼동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밝혔다.
이어 "시절이 좀 잦아들때까지 아픔을 겪는 일본정부와 일본국민에 대한 예의상 계획한 것들을 당분간 보류하고자 하는 생각"이라며 "일본정부나 관리분들도 혹시라도 계획하고 있는 3월말, 4월초의 교과서문제를 끄집어내어 한국민에게 또 뒤통수를 치는 결례를 하시지 않도록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차기 중학교 사회 교과서에 일본의 독도영토권을 주장하는 내용을 담기로 결정, 한국인들의 뒤통수를 후려치는 결례를 범하고 말았다.
◆김장훈 "일본, 독도 포기하지 않을 것" = 당초 김장훈이 "일본 기부 운동에 동참하지 않겠다"는 소신 발언을 할 때만해도 국내 온라인 상에선 "이번 지진 피해는 과거사를 떠나 인류애 차원에서 도와주는 게 마땅하다"며 각계각층에서 기부 운동이 번지고 있는 와중에도 '독도 운운'하는 김장훈의 태도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분위기가 팽배했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지진 사태는 휴머니즘이고 독도는 팩트"라는 김장훈의 판단은 옳았다. 특히 "아무리 한국에서 도움을 받고 (일본 측이)고마워 한다해도 일본 또한 독도를 접을 길은 없을 것"이라는 예견은 그대로 적중했다.
일본 정부는 "그래도 당분간 대한민국 사람들에게 최소한의 예의를 갖춰주시기를 바란다"는 김장훈의 작은(?) 부탁에도 불구, 날조된 일본의 '독도영토설'을 마치 공인된 역사인냥 교과서에 담는 파렴치한 행보를 내딛고 있다.
이에 대해 국내 네티즌들은 "배은망덕도 유분수"라며 일본의 이기적인 태도에 대해 분노를 표시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일본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지고 있던 국민들도 자발적으로 성금 모으기에 동참, 온정을 보냈더니 고작 보답한다는 게 왜곡 교과서 편찬이냐"며 "일본에 대해 더 이상 명분없는 지원은 지양해야 된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배용준을 비롯한 한류스타들의 잇따른 기부 활동도 일본극우세력의 마음을 되돌릴 순 없었던 모양"이라며 "모처럼 화해 무드가 일었던 양국 관계가 다시 악화될 것 같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日교과서, 국내 기부 열풍에 찬물? = 네티즌의 지적대로 현재 일본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다수의 국내 연예인들은 일본에서 대참사가 발생하자 앞다투어 기부 운동에 동참하는 모습을 보였다. 누적 성금액만 50억원이 넘을 정도로 연예인들의 기부 규모는 양적으로도 역대 최고 수준이었다는 평가.
그러나 현재 상황으로 볼 때 '왜곡 교과서'를 통과시킨 일본 정부의 안하무인격 태도는 한류 스타들과 대한적십자사 등 국내 민간단체들의 기부 열풍에 찬물을 끼얹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더구나 적지않은 금액을 기부한 연예인들의 선행이 이번 교과서 문제로 퇴색돼 버릴 소지도 있어 이래저래 일본 교과서 검정 논란은 미래지향적 우방을 꿈꾸는 한일 양국의 관계 개선에 적지않은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