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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미술이 몰려오고 있다.
지난 30일 서울 신세계 백화점 본관 옥상공원에 설치된 세계적인 팝아트 아티스트 제프 쿤스의 'sacred heart'가 공개됐다.
'그리스도의 심장' 이란 뜻을 지닌 이 작품은 높이 3.7m, 무게 1.7톤 조각으로 약 3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금빛 리본으로 묶은 보라색 포장의 하트 모양은 초콜릿을 연상 시켜 보는 이에게 시각적 즐거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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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의 낯익은 소재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재탄생시킨 제프 쿤스의 작품은 경매시장에서 수백억 원을 호가하며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다.
그래서일까?
제프 쿤스는 우리나라 기업에게도 사랑 받는 작가로 유명하다.
제프 쿤스의 작품을 먼저 구입한 건 삼성박물관 리움이다. 리움은 지난 2009년 개관 5주년을 맞아 제프 쿤스의 대표작 '리본을 묶은 매끄러운 달걀'을 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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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 2m, 높이 2m의 이 고광택 조각은 당시 '국내 공공장소에 설치된 최초의 제프 쿤스 작품'이라는 점에서 큰 관심을 모은 바 있다.
쿤스의 작품은 제주에도 들어와 있다. CJ그룹이 운영하는 세계 100대 명문 골프장인 제주CJ나인브릿지 골프장에 2009년 'Balloon Flower"가 설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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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롭게도 '페미니즘 대표 작가' 루이스 부르주아 '초대형 거미' 조각도 삼성 리움과 신세계가 나란히 구입했다.
현재 리움 미술관 입구 야외 광장에는 부르주아의 대표작 마망이 놓여 있다. 신세계 백화점은 '마망'이 있던 자리에 제프 쿤스의 작품을 설치했다.
현대미술 컬렉션 열풍의 선두에는 리움 홍라희 관장(삼성 이건희회장 부인)과 신세계 이명희 회장 등 범삼성가의 두 여인이 있다.
우리나라 미술계에서 이 두사람의 행보 하나하나는 빅 이슈로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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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움 홍라희 관장은 국내 미술계의 큰손으로 고미술과 현대미술, 세계미술 흐름을 꿰뚫고 있는 안목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세계 이명희 회장은 부친인 고 이병철 회장으로부터 이어진 미술에 대한 남다른 사랑을 신세계 본점에 접목시켜 '아트 백화점'으로 신세계 백화점을 탈바꿈 시켰다.
두 사람은 모두 미술을 전공했다. 홍라희 관장은 서울대 응용미술학과, 이명희 회장은 이화여대 생활미술학과를 졸업했다.
시누이와 올케 사이인 두 사람의 미술 사랑은 각별하다. 특히 두 사람 최근 들어 해외 현대 미술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슈퍼급 작가들이나 세계적 지명도가 높은 작품에 눈길을 주고 있는 것. 그러다 보니 이들의 취향이 비슷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알렉산더 칼더, 헨리 무어, 엘즈워스 켈리 등 겹치는 컬렉션이 많기 때문이다.
또, 자신들 뿐 아니라 두 딸(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도 미술에 대한 안목이 상당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