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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전 11시 22분과 11시 55분 경 서울 강남고속터미널과 서울역 사물함에서 ‘작은 폭발’이 있었다. 대체 누가, 왜 저지른 걸까. 지금 취해야 할 조치는 뭘까.
정부는 폭발사건 신고를 받은 뒤 곧바로 1급 경계령을 내려 주요시설에 대한 경비를 강화했다. 청와대 주변에도 이례적으로 헬기가 날아다녔다. 경찰은 이어 폭발지역 출입을 통제한 뒤 현장을 수색했다. 발견된 건 부탄가스통과 전선 조각들. 또한 CCTV를 뒤져 한 남성이 새벽에 사물함에 뭔가를 집어넣는 장면을 찾아냈다. 경찰 관계자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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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지금까지 발견된 증거나 정황만으로는 누구의 소행이며 어떤 의도가 있다고 섣불리 단정할 수 없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추정은 가능하다.
우선 발견된 폭발물의 흔적이다. 시중에서 아무나 구할 수 있는 부탄가스통에 전선으로 기폭장치가 연결돼 있었다고 한다. 이는 폭발물은 직접 제조하지 않았다는 것으로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하나는 위장 테러, 다른 하나는 아마추어의 소행이라는 말이다.
우선 아마추어의 소행일 경우 개인적인 불만(사회에 대한 적개심 등)을 해소하고자 인터넷에 개설된 ‘사제폭발물 카페’의 매뉴얼을 따라 했거나 간단하게 조작이 가능한 기폭장치를 구입해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높다. 이럴 경우에는 범인만 체포하면 별 문제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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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되는 것은 이번 폭발이 ‘위장 테러’일 경우다. ‘위장 범행’이란 군사작전에서 상대방의 경계태세와 대응방식을 파악하기 위해 먼저 도발해보는 ‘사전 테러’를 말한다.
이때 범인은 폭발이 일어날 즈음 주변에서 경찰 출동시간, 연락체계 등을 면밀히 체크한다. 1급 경계령이 내려지면 어느 곳의 경계가 취약한지도 파악한다. 이런 범행을 저지른다면 범인은 한두 명이 아니다. 여러 명이 동시에 파악한 대응체계에서 ‘빈 틈’을 찾아 ‘본 테러’를 저지르게 되는 것이다.
한편 안보기관 관계자들은 ‘범인은 누구’라고 지목하지 않고 있다. 자칫 불필요한 오해나 정치적 해석을 낳을 수 있다고 생각해서다. 안보기관 관계자는 “오해의 소지를 없애고 불필요하게 국민들에게 불안감을 조성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범인 검거가 최우선”이라고 밝혔다.
맞는 말이다. 지금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범인체포’다. 용의자가 찍힌 CCTV화면도 있으니 체포는 시간문제이리라. 그러나 동시에 만일에 대비해 유동인구가 많고 대응체계가 빈약한 곳에 대한 철저한 검문검색도 필요하다.
생각하기도 싫지만, 만에 하나라도 만일 이번 일이 우리측의 반응을 떠보기 위한 북측 공작원이나 국제테러조직의 짓일 수도 있다는 가정도 마다하지 말고, 모든 측면에서 철저한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