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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른사회, 한나라당에 묻는다' 토론회.ⓒ뉴데일리
“한나라당은 다가오는 총선과 대선에서의 패배를 각오해야 한다.”19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바른사회시민회의 주최 '바른사회, 한나라당에 묻는다'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한결 같이 “한나라당이 철학이 없고 무소신파와 기회주의파가 주도하는 정당 같지 않은 정당”이라고 비판했다.
토론회 발제를 맡은 박효종 서울대 교수는 “한나라당이 보수의 가치를 등에 업고 집권했음에도 보수의 가치를 가꾸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보수의 가치를 덜 매력적인 것으로 만들지 않았나 반성을 해야 할 상황에서 오히려 보수의 가치를 탓하는 우를 범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한나라당은 권력의지만 강했을 뿐, 공동체를 위한 투철한 비전이나 소명의식이 부족했다”며 “다수당으로서 지난 3년간 국민들에 눈에 비친 한나라당은 권력다툼에 매몰된 ‘두 나라당’이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한나라당은 다가오는 총선과 대선에서의 패배를 각오해야 한다”며 “단순히 당명을 바꾸고 당규를 바꾸는 정도로는 멀어진 민심을 돌리는데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한나라당은 보수층을 '집토끼'라는 모욕적 표현으로 부르며 어차피 자기들을 지지하리라 생각한다"며 "모든 것을 버리고 실패까지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는 `천막당사' 정신을 되살리지 않는 한 위기 극복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토론에 나선 김종석 홍익대 교수는 “한나라당의 문제는 자신들이 주장했던 정책과 노선에 대해 확신을 갖지 못했다는 점”이라며 “좌파노선과 구분되지 않는 영합주의에 빠져 국민의 신뢰와 지지를 잃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한나라당이 패배의식에 젖어 당명을 바꾸는 위장폐업이나 사회주의적 정책으로 선회하는 등 꼼수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려 한다면 오히려 더 큰 위기에 봉착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조동근 명지대 교수는 “한나라당이나 정부는 국민 지지를 위해 더 ‘왼쪽으로’ 이동하려 한다”고 말하고 “하지만 이는 잘못된 진단”이라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이념과 가치의 정체성을 포기하면서까지 인기를 쫓을수록 정권의 실패는 깊어질 것”이라며 “설령 그렇게 국정지지도를 높인 들, 지지는 이명박 정부의 자산이 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