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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중 정상회의에 참석차 21일 일본을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은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 간 나오토(菅直人) 일본 총리와 함께 후쿠시마를 찾았다.
3국 정상들이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피해 주민들이 머물고 있는 아즈마 종합운동공원 내 체육관을 찾은 것은 이날 오후 3시쯤.
실내체육관 건물 앞 공터에서 3국 정상을 기다리던 200여 명의 이재민들은 정상들이 속속 도착하자 환성을 지르고 손을 흔들며 반겼다. 일부 주민들은 우리말로 `어서 오세요'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있기도 했다. 이 대통령을 비롯한 정상들은 환영 나온 주민들과 악수하며 인사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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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국 정상들은 체육관 내 이재민 수용소로 들어가기에 앞서 간이 테이블에 올려진 방울토마토와 오이, 아스파라거스 등 일본산 채소를 시식했다. 후쿠시마현 당국이 원전 피해로부터 이 지역 채소가 안전하다는 것을 홍보하기 위해 마련한 이벤트다.
3국 정상들은 박스로 칸을 나눠 임시 거처를 만들어 놓은 각 가정들을 둘러보고 이들을 위로했다..
이 대통령은 한 어머니와 아이 둘이 자고 있는 곳에 들어가 "아이들이 편안히 잘 자는 모습이 보기 좋다”고 따뜻한 위로의 말을 건넸다.
또 “빨리 회복했으면 좋겠다. 어머니가 웃고 밝은 표정을 지으면 아이들도 밝다. 마음이 아파도 아이들 때문에라도 웃으시기 바란다"고 격려했다.
이후 이 대통령은 몇 가정을 더 둘러 보고 부채를 선물했다. 우리나라 초등학생들이 일본의 빠른 복구 염원을 담아 `We are friends(우리는 친구)'라는 문구를 적은 부채였다.
이에 앞서 이 대통령은 미야기(宮城)현 센다이(仙臺) 일대의 대지진 피해 지역과 나토리(名取)시의 유리아게 주민회관을 방문해 피해 복구가 한창인 작업 현장을 둘러봤다.
이곳은 지금도 지난 3월11일 대지진에 이어 쓰나미가 덮친, 처참한 모습 그대로였다. 쓰나미에 휩쓸린 자동차와 배가 논과 밭 한가운데 고꾸라져 있고 건물도 대부분 부서져 당시의 끔찍했던 상황을 짐작하게 했다.
이 대통령은 심각한 표정으로 사사키 이소오 나토리 시장으로부터 쓰나미 피해 상황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특히 주민회관에 걸린 벽시계가 재해 당시 시각인 오후 2시50분에 멈춰진 것을 보고 옅은 탄식을 터트렸다.
이 대통령은 피해 현장에 헌화하고 묵념함으로써 희생자의 넋을 기렸다.
이 대통령은 "인간의 힘으로는 한계를 뛰어넘는 재해였다"고 동행한 한-일 취재진에게 말했다.
이어 "일본 국민에게 위로를 드린다. 특히 아이들이 많은 충격을 받았는데 빨리 회복됐으면 한다"고 격려했다.
또 "한국 국민은 초등학생부터 모든 국민이 저에게 진심으로 따뜻한 마음을 전달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일본 국민의 절제된 모습과 용기에 세계가 깜짝 놀랐다"며 피해 주민들에게 위로의 말을 아끼지않았다.
이 대통령은 피해지역에서 가족의 추억이 담긴 물품을 찾는 일본인 부부를 만나 위로하고 부채를 선물했다.
또 다가죠(多賀城)시 문화센터에 마련된 이재민 수용시설을 찾아 이재민에 배식하는 자원봉사자들을 격려했다. 이재민들에게 세탁기와 김 세트 등도 전했다.
이 대통령의 깜짝 방문에 일본인들은 악수와 사진 찍기를 청하고 일정을 마치고 돌아갈 때는 일제히 손을 흔들어 배웅하는 등 이웃 나라 한국의 대통령이 방문한 데 감사를 나타냈다.
이 대통령은 또 오후에는 센다이 총영사관에서 인근 지역의 동포 대표들과 오찬간담회를 열고 교민 피해 상황을 들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위기에서 일본 국민이 보여준 자세도 감동을 줬지만 세계에서 일본에 가장 도움을 주려는 나라도 대한민국이었다"고 말했다.
또 "피해를 본 분들이 한국에 대해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는 것을 보고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한-일간의 진정한 변화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지진 피해 지역을 돌아 본 이 대통령은 열차를 이용해 3국 정상회의가 열리는 도쿄로 이동, 간 총리가 주최하는 한-일-중 정상회의 공식 만찬에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