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 부탁 받고 '청부 폭력' 행사 물의
  • ▲ 2007년 4월 14일 당시 평소 알고 지내던 A씨에게 '건방지다'며 재떨이 등으로 머리를 때리는 등 폭력ㆍ갈취 혐의로 긴급체포돼 용산경찰서로 이송되고 있는 조양은씨.
    ▲ 2007년 4월 14일 당시 평소 알고 지내던 A씨에게 '건방지다'며 재떨이 등으로 머리를 때리는 등 폭력ㆍ갈취 혐의로 긴급체포돼 용산경찰서로 이송되고 있는 조양은씨.

    '범서방파'의 수장, 김태촌과 함께 70~80년대 주먹계를 휩쓸었던 폭력조직 '양은이파'의 두목 조양은(61)씨가 청부 폭력 혐의로 또 다시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용산경찰서에 따르면 조씨는 지인 김모씨의 부탁을 받고 트로트 가수 최모씨를 상대로 "김씨의 주식 투자 손실금 30억원을 내놓으라"는 협박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가 조양은에게 '최씨의 권유를 받아 주식 투자를 해 30억원의 손해를 봤으니 돈을 돌려받게 해달라'는 청부 폭력을 부탁했고, 조양은은 지난 2009년 8월경 다른 조직원들을 대동해 2회에 걸쳐 최씨를 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피해자 최씨는 "조씨가 조직원들을 데리고 서울 강남구 논현동 모 호텔에 나타나 '애들 시켜서 다리를 잘라 땅에 묻으려다 참았다. 묻는 말에 똑바로 대답 안하면 죽여버리겠다'는 말을 건네며 협박을 가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조씨는 "최씨를 만난 것은 맞지만 협박을 한 사실은 전혀 없다"며 관련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는 상태.

    경찰은 그동안 조씨 측이 조직적으로 증거 인멸을 시도해 수사에 난항을 겪어 왔으나 최근 혐의와 관련된 통화 기록을 확보한 이후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75년 '명동 사보이호텔사건'을 자행, 전국에 악명을 떨치기 시작한 조씨는 1980년 폭력조직 결성 혐의로 구속돼 15년간 장기 복역했다.

    조씨는 출감 후엔 영화 '보스'의 제작과 주연을 맡아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삶을 사는 듯 했다.

    특히 신앙생활에 전념, 여러차례 손을 씻었음을 강조해 왔던 조양은은 신앙 간증과 자서전 출간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며 폭력조직과의 결별을 선언했다.

    그러나 조양은은 96년 억대의 스키장 회원권을 갈취한 혐의로 2년간 수감 생활을 한데 이어, 2007년에는 해외 도박과 영화 '보스'의 판권을 뺏기 위해 폭력을 휘두른 폭력 혐의로 구속되는 등 과거의 그림자를 완전히 떨쳐내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