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일 새벽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이 확정되는 순간 밤잠을 설쳐가며 유치 결과를 지켜보던 국민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그 순간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적 스키장인 용평스키장 관계자들은 더 큰 쾌재를 불렀을 것이다.
용평스키장은 1975년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리프트 시설을 갖춘 근대식 모습으로 개장했다. 그 뒤 우리나라 동계스포츠 발전의 모태가 되어왔다.
강원도를 동계스포츠의 중심지로 인식되게 하고 이를 기반으로 평창이 동계올림픽을 유치할 수 있는 데에 ‘용평스키장’의 역할은 보이지 않는 것 이상이다.
용평리조트는 지난 2003년 2월부터 통일교 계열사인 <세계일보>가 쌍용양회로부터 매입해 운영하고 있다.
-
당시 <세계일보>는 용평리조트의 총 주식 3,800만주 가운데 1,700만 주(44.7%, 850억 원)를 일반 공모를 통해 사들였다. 1,780만 주(46.8%, 890억 원)는 쌍용양회와 양도양수 계약을 통해 취득했다(<주간조선> 1841호 보도기사 인용).
전자공시시스템(http://dart.fss.or.kr)에 보고된 용평리조트 올해 3월 감사 자료에 따르면 리조트의 최대주주는 지분율 49.99%의 ‘(재)세계기독교통일신령협회’이다. <세계일보>는 지분율 12.59%로 4대주주에 해당한다.
최대주주인 세계기독교통일신령협회는 문선명씨가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으로 바꾸기 전인 1997년 이전까지 사용했던 통일교의 명칭이다.
용평리조트의 통일교 소유는 통일교의 후계구도 변경과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다.
통일교 종교부문 후계자인 문형진씨는 지난해 <한국경제>와 가진 인터뷰에서 “용평리조트, 여수 디오션리조트 등 통일그룹이 운영하는 레저시설의 통합 경영을 통해 세계적인 수준의 종합리조트 체인망을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와 유치를 추진 중인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등 국제행사 개최를 앞둔 용평-여수 리조트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었다.
그동안 통일교의 국내 수익사업은 (주)일화 등의 식품-음료 사업이 주를 이뤘으나, 지난 2003년부터는 리조트 사업으로 눈길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
-
평창이 2018년 동계올림픽을 유치함에 따라 용평리조트 역시 앞으로 활발한 사업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알펜시아리조트가 올림픽 주경기장 역할을 하겠지만 다양한 경기를 치르기 위해선 인근 용평리조트를 활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용평리조트 역시 동계올림픽 개최에 따른 반사 이득을 얻을 게 분명해 보인다. 더구나 이 곳은 시설적인 면에서도 오래 전부터 완공된 부분이 많아 신규 투자비용이 적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알펜시아리조트의 경우 일부에서는 투자비용이 과다하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이 때문에 평창 유치를 통해 가장 큰 이익을 얻는 곳이 알펜시아리조트를 개발한 강원도개발공사가 아닌 용평리조트의 통일교 재단이라는 말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벌써 알펜시아리조트와 용평리조트 주변지역의 땅값 역시 상승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평창 유치 발표가 난 7일 오전부터 평창 지역에 부동산 시세를 알아보려는 전화가 부쩍 늘었다.
과거 두 번의 유치 도전으로 평창 지역 땅값이 오를 만큼 오른 상태지만 국유지가 많아 다시 한번 요동칠 가능성이 높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