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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우리의 이어도(해양과학기지)에 대해 영유권을 또다시 주장했다. 중국은 2011년 6월 13일, 7월 2일과 7월 5일에 관공선(官公船)을 이어도 주변에 보내, 인양작업을 지원하던 우리나라 선박에“허가도 받지 않고 중국 영해에서 인양작업을 하고 있다”며 작업 중단을 요구했다. 이번에 중국 측으로부터 작업 중단 경고를 받은 우리나라의 예인선과 바지선 업체는 2011년 4월부터 이어도 남서쪽 0.8km 해상에서 암초에 걸려 침몰한 선박(석탄 벌크선인 오리엔탈-호프호, 5만905톤)에 대한 인양작업을 하고 있다. 이 사실을 통보 받은 제주해경은 7월 5일 3천 톤급 경비함을 급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중국은 지난달(6월) 외교채널을 통해 우리 정부에“미안하다”며 유감의 뜻을 전해왔다. 7월 27일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이 이처럼 유감을 표명하자 한국은 중국 측에‘이어도 문제는 한중 양국의 배타적 경제수역(EEZ) 및 대륙붕 해양경계를 획정해 해결할 문제인 만큼 이런 일로 양국이 분쟁을 겪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견해를 표시했다.
중국도 이에 공감하고 한국이 인양 작업을 계속하도록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지난달 주한 중국대사관을 통해 한중 협의를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은 이 협의 이후인 이달(7월)에도 관공선을 두 차례 이어도 해역에 보내 영유권 주장을 반복했다.
이번 사건의 특징은?
정부선박인 관공선을 투입한 것이 특이하다. 중국은 타국과의 해상 분쟁에 민간어선을 주로 투입하고 있다. 일본과의 센가쿠 열도(조어도)와 베트남·필리핀 등과의 스프래틀리 군도(남사군도)에서 그렇게 하고 있다. 그래서 이번 사건은 보다 도발적인 행동이다. 중국이 이어도 탈취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음으로 해석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 정부는 이에 대한 대비를 서둘러야 한다.
중국이 이어도를 노리는 이유는?
이 일대에 묻혀 있는 지하자원 때문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어도를 포함한 동중국해 전체의 원유 추정매장량은 최대 1천억 배럴, 천연가스는 72억 톤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 때문에 동중국해는 ‘아시아의 페르시안 걸프’라고도 불린다. 그리고 EEZ확장과 주변해역 해상통제권 장악이란 부수적인 효과도 있다.
중국의 무력도발은 언제 시작될 것인가?
한미연합군사령부가 해체되는 2015년 12월 이후가 될 것이다. 이때부터 한국방위는 한국이 주도적으로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은 현재의 공동방위 책임(무한 책임)에서 지원임무로 변경된다. 그래서 중국의 무력도발에 우리 혼자 대응해야 한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첫째, 해군은 대형 함정을 확보해야 한다.
중국은 5~7천 톤급 구축함(이지스함 포함)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원자력추진 잠수함도 수척 운용하고 있다. 그리고 항공모함(6만 톤급) 1척을 2011년에 확보할 예정이다. 자체 기술로 건조중인 원자력추진 항모(4~5만 톤) 2척을 2015년까지 완성할 예정이다. 따라서 한국해군은 이런 전력에 대응이 가능한 함정(항모, 구축함, 잠수함)을 조기에 확보해야 한다.
둘째, 제주 해군기지 건설을 서둘러야 한다.
이어도 방어(제주도 포함)를 위해 제주도 강정마을에 2014년 완공목표로 해군기지가 건설되고 있다. 그런데 금년 6월부터 공사가 전면 중단되었다. 뭍에서 원정 온 반대단체 30여명이 공사차량 밑에 드러누우며 육탄저지에 나섰기 때문이다. 그리고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7월 25일 “공사를 내년 총선 때까지 중단하라”고 정부와 한나라당에 요구했다.
셋째, 미-일-호주 군사동맹 가입을 추진해야 한다.
미국은 중국군사력의 팽창과 패권추구에 대비하기 위해 2007년에 일본, 호주와 군사동맹을 체결했다. 이들은 중국해군의 위협에 대비한 연합해상훈련(Malabar)을 2007년부터 동중국해, 인도양 등에서 매년 실시하고 있다. 인도와 싱가폴도 이 훈련에 동참하고 있다. 우리도 이제 해양영토 보존과 해상교통로 안전을 위해 동맹가입과 훈련참가를 검토해야 한다.(konas)
김성만(예비역 해군중장. 성우회/재향군인회 자문위원, 전 해군작전사령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