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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대 총선을 7개월여 앞두고 개신교 일각에서 정치세력화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나라와 교회를 바로 세우기 위한 국민운동본부’(대표회장 최병두 목사)는 29∼31일 경기 양평군 양수리수양관에서 ‘3000대 교회 초청 기독교지도자 포럼’을 개최한다.
청교도영성훈련원장인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장경동 대전 중문침례교회 목사가 포럼 공동집행위원장을 맡았으며,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 김홍도 금란교회 목사 등 보수 성향의 목회자들이 대거 참석할 예정이다.
아울러 이들은 30일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새로운 보수 정당 발기인 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현재 개신교계에선 전 목사 외에도 2~3개 그룹이 ‘개신교 정당’ 창당을 위해 뛰고 있다. 이들은 종북 좌파들의 국가부정과 적화통일, 이슬람채권(수쿠크) 법과 이슬람의 포교, 북한 인권 등의 문제를 기존 정치권이 해결할 수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며 창당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교회 안팎에서 영향력이 큰 원로들을 영입하는 등 각기 세 불리기에 나섰다.
이처럼 최근 개신교계의 교회 울타리를 벗어난 정치세력화 움직임이 잇따르는 데 대해 교계 안팎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목회자는 “개신교계는 지난 대선 때 몇몇 대형교회가 특정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면서 큰 후유증을 겪었다”고 했다.
그는 “개인의 정치적 활동을 막을 순 없지만 교회나 목회자의 영향력이 정치적인 목적을 위해 쓰여선 안 된다”고 말했다.
현 정부 출범 이후 공직자의 종교편향 문제를 제기해온 불교계는 특히 예민한 반응을 나타냈다.
대한불교 조계종 총무부장 영담 스님은 “개신교 당이 나오면 불교계도 불교 당을 만들어야 하나”고 반문했다.
영담 스님은 “특정 종교에 기반한 정당의 출현은 종교평화와 정교(政敎)분리라는 우리 사회의 가치를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했다.
이 같은 우려와 관련, ‘나라와 교회를 바로 세우기 위한 국민운동본부’의 사무담당 장두익 목사는 이번 포럼에서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기독교 정당 결성을 위한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장 목사는 “토론 특성상 누가 의견을 내놓을 수는 있겠지만 실제로 그런 측면에서는 논의가 구체적으로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즉답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