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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풍(安風)의 영향 탓일까?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민감하다 못해 날카로운 반응을 보였다.
박 전 대표는 7일 인천을 찾아 복지-서민 행보를 펼쳤다.
이 자리에서 박 전 대표는 내심 불편한 속내를 숨기지 못하는 모습을 연출했다.박 전 대표는 이날 오후 남동구 고용센터를 방문 중에 한 기자가 ‘안 원장이 대선후보 지지율에서 앞섰다’며 의견을 묻자 “병 걸리셨어요?”라며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평소처럼 짤막한 말투였지만 공격적인 한마디였다.
그러면서 “여기서는 정치 얘기는 그만하고 중요한 고용과 복지 얘기를 좀 하죠”라면서 더 이상의 언급을 피했다.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지지율이 뒤진다는 일부 여론조사 결과는 개의치 않고 자신의 길을 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그러나 이를 전해들은 한나라당 관계자들은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 평소 박 전 대표 답지 않은 표현이자 무의식적인 조건반사라는 것이다.
이날 각종 언론에는 다음과 같은 여론조사 결과가 일제히 보도됐다.
CBS가 안철수 원장의 불출마 선언 직후 리얼미터에 의뢰해 전국 성인남녀 700명을 대상으로 긴급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안 원장은 43.2%의 지지율 기록해 박 전 대표(40.6%)에 2.6% 포인트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는 내용이다.
박 전 대표가 지는 것으로 나온 여론조사는 이번이 처음으로 ‘박근혜 대세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는 결과였다.
한편, 박 전 대표는 ‘구인구직행사의 날’ 행사장을 찾아 부스를 돌며 구직자들과 인사를 나눴다. 파키스탄 출신 구직자와도 인사를 하며 좋은 소식이 있기를 기원했다.
그는 구직자 등과 가진 ‘취업성공 간담회’에서 “내가 생각하는 복지의 방향은 모든 사람이 소질과 잠재력을 잘 발휘해 자립하고 자아실현을 이루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복지의 방향이 자립-자활을 지원하고 이끄는게 중요하다는 생각에서 정책도 연구하고 있지만, 현장에 계신 분들의 목소리를 담아 정책도 좀 더 정교하고 실제 도움이 되도록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박 전 대표는 인근의 ‘인천광역자활센터 부설 인천희망리본 프로젝트 본부’도 방문해 자활센터 운영 현황 등을 점검했다.
이날 방문은 최근 박 전 대표가 인사동 방문, 경주 세계문화엑스포-대구세계육상경기대회 관람 등을 통해 대국민 ‘스킨십’을 넓혀가는 연장선상으로 보인다. 추석을 앞두고 형편이 어려운 서민들을 직접 만나 고충을 듣는다는 의미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즉각 해명 = 다음날인 8일 박근혜 전 대표가 ‘병 걸리셨어요?’ 논란에 대해 직접 해명하고 나섰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본회의 직후 자신의 차량에 오르기에 전에 기자들과 만나 다음과 같이 말했다.
“어제 고용센터에서 오전에 국회에서 하던 질문이 계속 이어졌다. 제 입장은 계속 밝혔고, 여기는 복지 때문에 왔으니 정치 이야기보다 복지 이야기를 하면 좋겠다고 해서 (기자들에게) 전부 이야기가 됐는데, 또 어떤 분이 같은 질문을 했다.”
그러면서 박 전 대표는 “지나가는 식으로 농담을 했는데, 표현이 부적절했던 것 같다”고 유감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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