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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6년 8월 언론사 간부들과의 비공개 면담에서 친북적 발언을 한 사실이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미 외교전문 공개를 통해 드러났다.
주한 미국대사관이 본국에 보고한 2006년 8월 19일자 전문에 따르면 노 전 대통령은 그해 8월 13일 한국의 일부 언론사 간부(editor)들과의 만찬 회동에서 “북한은 인도의 상황과 비슷한데 인도는 핵 보유가 용인되고 북한은 왜 안 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은 그러면서 “미국이 핵무기를 갖고 있다고 해서 한국인들이 불안하다고 느끼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북핵 문제에 관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어 다음 정부로 이 문제를 넘길 수밖에 없다”고 했다.
노 전 대통령은 “한국의 국방력 강화는 북한이 아니라 일본과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군사적 태세를 갖추는 것”이라는 견해를 피력했다.
미국과 북한의 관계에 대해선 “미국은 북한을 악랄한 존재로 여겨 공정하게 대하지 않고 문명의 규정(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등)을 강요했다”고 말했다.
미 외교전문은 이런 발언은 추정은 가능했지만 대통령이 언론사 간부들에게 직접 얘기한 것은 다소 놀랍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노 전 대통령은 언론사 간부들에게 국가정보원을 비롯한 한국 당국의 북한 관련 정보가 충분하지 않다고 털어놓았다.
노 전 대통령은 “우리는 과거 정보 수집을 위해 비공식 채널도 많이 사용했지만 어떤 성과도 거두지 못했고 비공식 채널이 김정일이 원하는 것인지조차 확인하지 못했다”면서 현재로서는 남북한 간의 공식 채널이 가장 정확한 정보 제공원이라고 인정했다.
노 전 대통령은 조지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이 개인적으로 자신을 좋아하며 이는 자산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부시 행정부와 안보 문제를 논의하는 것이 어렵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김정일 정권 붕괴를 일으키기 위해 노력 중인 반면 북한은 매우 완고하기 때문에 한국은 (미국과 북한) 가운데에 낀 신세”라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으로 국방부를 방문했을 때 국방부 관리들이 자신을 일반 방문객으로 취급하는 느낌이었다면서 조롱받는 느낌을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반면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문제와 관련해서는 “작전권 환수가 군사적 공백을 야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해 민감한 이슈인 농업분야를 언급하며 “농업 분야에서 3분의 1만이 경쟁력이 없지만 나머지 3분의 2는 경쟁력이 있거나 정부 지원으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자신하기도 했다.
노 전 대통령은 자신의 임기 중에 사행성 게임기(바다이야기) 파동이 발생했지만 청와대 시스템 개혁을 추진했기 때문에 청와대가 직접 개입할 수는 없었다는 입장을 전했다.
미 외교전문은 이날 만찬은 노무현 정부에 ‘우호적인’ 일부 언론사 간부들을 초청해 비공개로 이뤄졌다면서 이 대화 내용은 만찬에 참석한 한 간부로부터 입수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 전문은 "비공개 오찬에 참석한 한 언론사 논설위원이 우리측에 발언록을 건네줬다"고 했다. 당시 비공개 오찬에 참석한 논설위원들은 한겨레·경향신문·서울신문·한국일보 소속이었다
전문은 이 밖에도 “한국에서는 오프더레코드(비보도를 전제로 한 정보 제공) 따위는 없다. 특히 언론인들이 관계되면 그렇다”고 적어 눈길을 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