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김창준 전 미국하원의원 ⓒ
    ▲ 김창준 전 미국하원의원 ⓒ

    요즘 한국 신문을 보면 거의 매일 크고 작은 범죄들이 넘쳐난다. 끔찍한 연쇄 성폭행 살인 사건에서부터 농민들이 추수해서 말리려고 내다 펼쳐놓은 고추를 훔쳐가는 파렴치한 잡범들 소식까지 온통 범죄 기사다.

    사채를 빌려 증권시장에 유령회사를 상장시킨 다음 투자금을 빼돌려 호화생활을 하다 잡힌 조직폭력배들이 있는가 하면, 국군 장병들에게 곰팡이로 뒤범벅이 된 건빵을 납품하는 것을 눈 감아준 대가로 공무원과 군 간부들이 몇 억씩 꿀꺽하다 잡혔다는 기사들도 있다.

    그 뿐이 아니다. 외국 관광객들만을 상대로 하는 소매치기들, 가짜 약을 파는 약국들,가짜 참기름, 물먹인 소머리, 중국제 가짜 보약들, 노인들만을 상대로 하는 사기 절도범등… 이런 크고 작은 범죄들로 대한민국 사회는 멍들어 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미국과 유럽에서 거론되고 있는 JCP (Judicial corporal punishment)제도가 관심을 끈다. 한때 너무 야만적이고 비인도적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관심권에서 멀어졌던 이 제도는 다름이 아니라 우리 한국에선 벌써 몇 백 년 전부터 전통적으로 내려왔던 ‘곤장’ 제도, 그러니까 신체형이다.

    한 예로 싱가포르는 사람을 살해하거나 무기를 사용해 범죄를 저지르거나, 마약 등의 범죄는 무조건 사형에 처하고, 길에다 침을 뱉는 사소한 잘못도 여지없이 곤장을 친다. 형벌을 좋아하는 야만국이라고 유엔 인권단체들이 공격하지만 전세계 기업인협회는 싱가포르를 범죄가 없는 깨끗한 나라, 가장 기업을 하기 좋은 나라로 꼽아왔다. 그래서인지 우리보다 더 잘 산다.

    1994년에 있었던 일이다. 미국 오하이오 주 데이튼 출신 마이클 폐이란 18살 난 백인이 싱가포르에서 재가한 어머니를 방문하던 중 며칠간 계속해서 길에 주차해 놓은 차를 칼로 긁고 거리의 사인들을 부수는 행패를 벌였다. 그러다 결국 경찰에 붙잡힌 폐이는 즉결심판에서 곤장 6대를 선고 받았다. 싱가포르의 곤장은 어찌나 아픈지 한 대면 정신을 잃기 때문에 현장에 의사가 입회해야 한다. 한 번에 6대를 맞으면 치명적일 수가 있기에 며칠을 두고 한 대씩 맞는데 그 아픔은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을 정도다. 18살 소년에게 곤장 6대는 너무 야만적이라고 가족들이 강력히 호소하는 바람에 결국 클린턴 대통령이 직접 전화로 싱가포르 대통령에게 사정을 해서 여섯 대를 넉 대로 줄인 사례가 있었다. 그 때가 바로 1994년 5월5일이었다.

    허나 그 뒤 남의 나라에까지 가서 못된 행동을 한 소년에게 확실한 벌을 주어 정신을 차리게 하는 이 곤장제도를 환영하는 여론이 미 전역에 퍼졌다. 심지어는 폐이의 고향인 오하이오 주 데이튼도 2대 1의 압도적 찬성으로 그 제도를 지지하면서 미국도 이 곤장제도를 수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었었다.

    미국의 유명한 형법학자 피터 머스코스는 곤장이 범죄를 줄이는데 감옥보다 몇 배 효과가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미국 같이 감옥형이 전세계 평균보다 5배나 많은 나라에선 감옥 대신 곤장이 더 효율적이란 결론이다. 1년 감옥이냐 아니면 의사의 입회 하에 곤장 2 대냐 하는 선택권을 주면 거의 다 곤장을 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가족과 친구들과 떨어져 감옥에 쳐놓고 다른 나쁜 수감자들과 어울려 몇 년간 감옥생활을 하고 나왔다고 해서 반드시 잘못을 깨닫고 재활되거나 사회에서 용납 받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으니 차라리 호되게 곤장을 맞고 정신을 차리도록 하는 게 더 효과적이란 주장이다. 감옥을 운영하려면 수감자 한 사람에게 드는 평균비용은 의식주비 외에 의료비, 경비비까지 합쳐 연 3만5천 달러에 이른다. 그러니 현재 미국 전역의 수감자가 240만 명인 것을 감안하면 수감자들을 위해 미국의 납세자들이 엄청난 돈을 부담하는 셈이다.

    우리 나라도 이 시점에서 곤장제도 도입을 한번 연구해 보는 게 어떨까 한다. 학교에서 자기 스승을 패는 패륜아들,  술 먹고 파출소에 들어가 경찰을 패는 불량배들, 이들을 잡아다가 유치장에 보내지 말고 곤장으로 따끔하게 처벌하는 제도를 심각히 검토해 볼 때가 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