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차선 도로 막고 영도 진출하려다 실패…경찰에 욕설하다 연행되기도
  • [부산=전경웅 기자] 앞으로 부산시민들은 ‘희망버스’를 ‘메뚜기떼 버스’라고 부르게 될 듯하다. 시위대가 머무는 곳에서는 술판이 벌어지고, 그 뒤는 쓰레기장이 돼버리기 때문이다. 8일 벌어진 ‘5차 희망버스’ 또한 마찬가지였다.  ‘자칭 평화시위’라는 ‘5차 희망버스 시위’도 지난 ‘희망버스 시위’ 때처럼 어김없이 술판이 벌어졌다. 이번에는 부산국제영화제의 거리인 남포동 PIFF 광장에서 저녁부터 벌어졌다.

  • ▲ 8일 저녁 '희망버스 시위대'는 남포동 PIFF 광장 일대를 점령한 채 술판을 벌였다. 지도 중 진한 분홍색이 시위대가 점거한 채 술판을 벌인 지역, 연한 분홍색은 이들이 지나가면서 쓰레기장으로 만든 지역이다.
    ▲ 8일 저녁 '희망버스 시위대'는 남포동 PIFF 광장 일대를 점령한 채 술판을 벌였다. 지도 중 진한 분홍색이 시위대가 점거한 채 술판을 벌인 지역, 연한 분홍색은 이들이 지나가면서 쓰레기장으로 만든 지역이다.

    부산역집회가 부산시민단체와 애국단체들에 의해 무산된 ‘5차 희망버스 시위대’는 오후 8시 경 남포동 PIFF 광장으로 모여 ‘난장’을 벌였다. 왕복 4차선 도로를 점거한 채 삼삼오오 모여 주변 포장마차에서 사온 소주와 안주, 라면을 놓고 술판을 벌였다.

    “왜 부산까지 와서 데모를 하느냐”며 부산시민들이 항의해도 “이봐! 조용히 가던 길이나 가쇼!”라며 거칠게 답했다. 남포동에서 국제시장으로 통하는 도로를 막아놓고 술판을 벌이면서도 시민들에게 불편을 준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는 눈치였다.

  • ▲ '희망버스 시위대'는 8일 저녁 남포동에서 국제시장으로 이어지는 왕복 4차선 도로를 점거한 채 사진처럼 '난장'을 벌였다. 일부 시위대는 주변 포장마차에서 사온 소주와 안주, 라면을 먹고 있었다.
    ▲ '희망버스 시위대'는 8일 저녁 남포동에서 국제시장으로 이어지는 왕복 4차선 도로를 점거한 채 사진처럼 '난장'을 벌였다. 일부 시위대는 주변 포장마차에서 사온 소주와 안주, 라면을 먹고 있었다.

    이들이 걸어온 PIFF 광장 초입으로 가봤다. 평소 부산에서는 보기 어려울 정도의 쓰레기들이 넘쳐났다. 쓰레기 대부분은 이들이 들고 온 유인물과 핸드피켓, 음료수통 등이었다.

    오후 10시가 조금 넘자 시위대는 술판을 멈추고 영도로 행진할 준비를 했다. 오후 11시 영도로 들어가는 입구인 롯데백화점 앞에 다다르자 차들이 달리는 남포동의 왕복 8차선 도로로 갑자기 뛰어들어 통행을 방해하기 시작했다. 

    이에 경찰은 지난 희망버스 시위 때와는 다르게 대응했다. 켑사이신(고추 등에 들어 있는 매운 성분. 최루탄 등에 사용)을 섞은 최루액을 쏘겠다며 수차례 경고를 한 뒤 물대포와 휴대용 최루액을 쏘며 진압에 나섰다.

  • ▲ 남포동 방면에서 바라본 '희망버스 시위대'의 '난장' 모습. 앞에 보이는 작업복은 한진중공업 해고자들이다. 이들은 도로점거 시위에 항의하는 행인과 취객들에게 "가던 길이나 가라"며 큰 소리를 쳤다.
    ▲ 남포동 방면에서 바라본 '희망버스 시위대'의 '난장' 모습. 앞에 보이는 작업복은 한진중공업 해고자들이다. 이들은 도로점거 시위에 항의하는 행인과 취객들에게 "가던 길이나 가라"며 큰 소리를 쳤다.

    시위대는 당황해 각자 손에 들고 있던 핸드피켓과 유인물, 물통 등을 내팽개치고 사방으로 흩어졌다. 경찰은 시위대를 인도로 몰아붙인 뒤 격렬하게 반항하는 시위대를 연행하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20여 명을 붙잡았다.

    ‘자칭 기자’라는 '진보신당 소속 기자'들 또한 경찰에 연행됐다. 이들에게 ‘공권력’은 무의미했다. 경찰에 연행되자 ‘부산국제영화제를 취재하러 왔다’는 변명을 하며 반항하거나 경찰에게 반말과 욕설을 하며 "네가 뭔데 기자를 연행하느냐"고 큰 소리를 치다 연행되기도 했다. 

    시위대는 9일 자정 무렵 경찰을 피해 광복동으로 몰려가 집회를 갖고 있다. 시위대는 자기네끼리 모여 경찰을 비난하며 부산 남포동 일대에서 계속 소란을 피우고 있다. 부산 시민들의 불만은 계속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