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한번째 Lucy이야기②

    그렇다.
    그때서야 나는 내가 이 시끄러운 나라로 배친 된 이유를 알았다.
    정보수집 임무가 아니었던 것이다.
    나는 독일 점령지에 침투해서 총 17명의 요인을 제거했다. 남자도 있었고 고위직 여자도 있었으며 저격은 물론 교살, 독살, 교통사고를 위장한 살인도 두건이나 해치웠다.

    내 시선을 받은 마틴이 빙그레 웃는다.
    「테리, 이제 알았다는 표정이군. 속시원하게 다 말해주지. 지난 3개월은 우리가 널 체크하는 기간이었어, 네가 이번 작전에 거부반응을 일으킬지 어쩔지를 알아 본 거야.」
    「그래서 합격한 건가?」
    「맞아.」
    그리고는 마틴이 옆쪽 소파로 옮겨 앉더니 나에게 앞쪽 자리를 권했다.
    내가 앉자 마틴은 말을 잇는다.

    「작년 초부터 우린 이승만 제거작전을 준비했어. 그 놈은 미국 정부에 해충같은 존재야.」
    「어떻게 제거하라는 거야?」
    불쑥 내가 물었더니 마틴이 소파에 등을 붙였다.
    「작년 가을에 이승만이 돈암장 안에서 저격을 당했어. 총탄이 빗나가 옆에 있던 수행원이 중상을 입었지.」
    나는 긴장했다. 그때 마틴이 말을 잇는다.
    「공산당 조직에서 보낸 암살자 같아. 아주 사격술도 서툰 아마추어였지.」
    「.........」

    「수행원은 병원에 입원 했다가 퇴원했는데 이승만은 그 사건을 발표하지 않았어. 발표해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 모양이야.」
    내 시선을 받은 마틴이 빙그레 웃었다.

    「이번에는 우리 차례야, 테리. 공산당이 한 것처럼 위장하면 돼.」
    「총으로?」
    「그래.」
    「그 자가 돌아오면 바로.」

    지금 남한은 공산당의 테러와 폭동으로 무법천지가 다름 없었기 때문에 이 보다 더 좋은 환경도 드물다. 머리를 끄덕인 내가 물었다.
    「팀원은?」
    「넷...윌리, 메이슨, 모리까지, 그리고 네가 팀장이야.」
    「리차드는?」
    그러자 마틴이 정색했다.
    「이틀 전에 본국으로 전출되었어.」

    나는 심호흡을 했다. 리차드는 리차드 김을 말한다.
    한국인 2세로 역시 나와 같은 특수부대 출신이다. 내 표정을 본 마틴이 말을 잇는다.
    「리차드는 이승만에 호감을 갖고 있더구만. 아버지가 이승만 후원자였다는 거야. 팀에 합류 시킬 수 없는 상황이었어.」
    「그렇군.」

    그러면 윌리 강, 메이슨 정까지의 한국인 2세는 믿을만 하다는 말이었다.
    일본계 미국인 모리는 말할 필요도 없다.
    정색한 마틴이 말을 이었다.
    「상사, 너희들이 이곳에 파견된 목적은 바로 이거야. 이 임무만 끝나면 즉시 진급을 하고나서 이 시끄럽고 더러운 나라를 떠마념 되는 거야.」
    그리고는 마틴이 엄지를 굽혀 제얼굴을 가리켰다.
    「나하고 같이 말야.」
    「좋아, 캡틴.」
    천천히 머리를 끄덕인 내가 마틴에게 물었다.
    「내 경험상 윗선의 확인을 받아야겠어. 핸더슨 중령을 만나도 되겠지?」
    「물론.」
    그러더니 마틴이 이를 드러내고 웃는다.
    「매사가 확실한 것이 좋지, 상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