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이승만 ‘不屈’ 이원호

<411> 38선을 깨라! 북진하라!

| 최종편집 2011.06.23 09:2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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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장 6.25  (20) 

맥아더가 잘 보았다. 서울을 수복한 것은 1950년 9월 28일, 인민군의 저항이 심했기 때문에 9월 15일 인천에 상륙 하고나서 2주일이 지난 후였다. 그리고 9월 30일, 내가 부산경무대로 참모총장 정일권과 막료들을 불렀다.

일선 사단장들은 움직일 수 없었기 때문에 인사국장 황헌친 대령, 정보국장 장도영 대령, 작전국장 강문봉 대령, 군수국장 양국진 대령, 헌병사령관 최경록 대령 등이다. 

지금 국군은 38선에 닿은 채 멈춰서 있다. 38선을 넘지 말라는 유엔군 사령부의 지시가 있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지시를 받은 부대도 있고 받지 않았다는 부대도 있다.

한국군 총지휘관인 정일권은 그런 명령은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내가 앞에 둘러선 군 지휘관들을 차례로 보았다. 한낮이었지만 이젠 서늘하다. 서울을 수복했으니 응당 기뻐해야 할 자리였지만 나부터 긴장하고 있었으니 모두 굳어진 표정이다.

「이보게, 총장, 총장은 어느 나라 군인인가?」
하고 내가 불쑥 정일권에게 물었다. 그러자 정일권이 나를 똑바로 보았다.
「예, 대한민국 군인이올시다!」

정일권의 힘찬 목소리가 집무실을 울렸다. 벽 쪽에 붙어 서있던 비서들도 긴장하고 있다. 내가 다시 물었다.
「내가 지난번에 전화위복이라는 말을 했어. 기회를 놓치면 안 된다는 말도, 총장은 기억하는가?」
「예, 각하.」

「38선에 장벽이 있던가?」
「예?」
했다가 정일권이 어금니를 물었는지 볼의 근육이 굳어졌다가 풀렸다. 내가 이제는 눈을 치켜뜨고 물었다.
「왜 돌파 안하는가? 지금 내 명령을 듣겠는가? 미군 명령을 듣겠는가?」
「명령만 내려 주십시오!」

눈을 치켜 뜬 정일권이 소리치듯 말했으므로 나는 어깨를 폈다.
「명령 하겠네, 돌파하게!」
「예, 각하!」
「국군은 즉각 북진하라!」
「예! 각하!」

이번에는 뒷 쪽에 서 있던 대령들이 일제히 복창했으므로 집무실이 울렸다. 그리고 정일권은 그 길로 강릉에 주둔한 제1군단 사령부로 찾아가 군단장 김백일 준장에게 38선 돌파 지시를 한다. 그래서 3사단 23연대가 즉각 38선을 돌파하고 북진했다.

10월 1일이다. 이것은 유엔군과의 협정을 명백하게 위반한 행위였다.
38선을 넘으면 다시 소련과의 분쟁에 휘말리게 될 것을 우려한 미국 정부의 일부 기회주의자들이 분통을 터뜨릴 만 했다.

그러나 서울 수복전에 나에게 우회적으로 경고를 해주었던 맥아더는 역시 군인이었다. 전시(戰時)에는 전장의 군인이 상황 결정에 대한 책임과 권한이 있는 법이다.

맥아더는 한국군 23연대가 38선을 돌파한 다음 날 UN군의 북진 명령을 내린다.

북진이야말로 전쟁을 일찍 종결시킬 방법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파죽지세로 북진하고 있습니다!」
정일권의 전화를 받았을 때는 10월 3일쯤 되었다.
「인민군은 거의 무저항 상태가 되어 있습니다!」

수화구에서 울리는 목소리가 옆에 서있던 이철상에게도 들렸던 것 같다. 머리를 든 나는 이철상의 눈에서 흘러내리는 눈물을 보았다.
「우리 아이들이 잘 하는구먼.」
 목이 메인 내가 겨우 그렇게 말했다.

그 아이들 중에는 지난번 모병장에서 만난 그 어린 학도병도 있는지 모르겠다. 신병훈련소에서 내가 준 담배를 받고 기뻐하던 30대 아이 아버지도 끼어 있을까? 제발 모두 살아서 돌아와 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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