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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은 2일 북한 김정은의 최고위급 회담 언급에 대해 "전체적인 분위기는 긍정적인데 (천안함 폭침·연평도 포격에) 사과는 안할 것을 전제로 하는 듯 하다. 5·24 조치만 해제하라고 하면 (남북 간) 협상이 되겠느냐"고 말했다.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진행된 2015년 신년인사회에서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비대위원장을 향해 "남북문제와 관련해 (야당도) 도와줘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은 "북한이 충분한 대화의 과정을 생략하고 너무 빠르게 바로 결실을 얻으려 한다"고 말했다.
이에 문 비대위원장은 "안보 문제에 관해선 적극적으로 협조할 용의가 있다. 북한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달리 비정상적인 측면이 있으니 그 점에 대해 어린애 다루는 심정으로 포용해야 출구가 생긴다"고 했다.
문 비대위원장은 회담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박 대통령이 굉장히 경청하는 것 같았다. 박 대통령은 남북 문제에 관해 굉장히 긍정적이었다. '안 돼요' 이런 게 아니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기업인이 힘을 갖고 사기를 회복해 열심히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정치권이 도와주고, 협조할 중요한 시기로 생각된다"며 기업인 가석방과 사면을 우회적으로 건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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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신년인사회에서는 여야가 뒤바뀐 듯한 상황도 연출됐다.
박 대통령과 문희상 비대위원장은 남북대화 등 현안들을 논의하면서 웃음꽃이 끊이질 않았지만 정작 여당인 김무성 대표와는 어색한 기운이 행사 내내 감돌았다고 한다.
지난 12월19일인 대선승리 2주년에 박 대통령이 가까운 친박의원들과 식사하면서 김 대표를 쏙 빼놓은 데다가 새누리당 친박계 의원들이 연말모임에서 김 대표를 비판한 것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과 김 대표는 한 테이블에 앉았지만 모두 발언에서 짧은 덕담을 건넨 것 외에는 대화도 많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 간의 독대도 없었다.
반면 야당 대표인 문희상 위원장은 특유의 '자학개그'로 분위기를 주도했다.
지난해 신년인사회에서 당시 민주통합당 김한길 전 대표가 국가기관 대선개입 의혹에 대해 특검을 촉구하는 등 박 대통령을 겨냥한 발언을 쏟아냈지만 올해는 험악한 분위기는 없었다.
문 위원장은 "제가 뒤태가 좀 시원치 않아서 옆으로 섰다. 배가 그렇지 않아도 복이 많아 나와있는데 '복복이'가 되는 심정"이라며 스스로 망가져 웃음을 자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