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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대표가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핑계 삼아 '진짜 혁신'을 덮어버리려는 시도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안철수 전 대표는 12일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정치연합, 뭐가 문제인가' 토론회 축사를 통해 "수구 책동을 핑계로 혁신을 적당히 덮어버리려는 의도가 당에 있다면 크게 경계할 일"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박근혜 정권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시도는 수구로의 회귀"라면서도 "수구 회귀 음모가 당의 혁신을 덮어버리는 이유가 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수구 책동을 핑계로 혁신을 적당히 덮어버리려는 의도야말로 짧은 단견이며 반(反)혁신의 길"이라며 "정권의 잘못에는 단호히 맞서 싸워나가되 우리 내부의 오류와 부족한 부분은 과감히 고쳐나가는 게 혁신하는 당의 진정한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안철수 전 대표는 지난달 20일 '부패 척결'을 근거로 한명숙 전 대표의 제명을 촉구한데 이어, 전날에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낡은 진보 청산'이라는 화두를 꺼내들며 지도부를 연일 압박하고 있지만, 문재인 대표는 묵묵무답인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문재인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안철수 전 대표의 혁신 간담회에 대해서는 가타부타 언급 없이 여야 당대표·원내대표 공개 토론을 제안하는 등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계기로 대여(對與) 강공 드라이브에 나섰다. 안철수 전 대표는 문재인 대표의 이러한 행보에 대여 투쟁 국면을 기회 삼아 자신의 진짜 혁신안을 덮으려는 의도가 있다고 간파하고, 제동을 건 것으로 풀이된다.
안철수 전 대표는 이날, 전날의 기자간담회에서 제기했던 '낡은 진보 청산'을 재차 강조하며 문재인 대표와 날을 세웠다.
그는 "박근혜 정권의 퇴행적 음모의 배경에는 우리 당을 깔보는 생각이 자리잡고 있다"며 "만약 우리 당이 국민의 신뢰를 받으며 제대로 서 있었다면 감히 이런 시대착오적 음모는 꿈꾸지 못했을 것"이라고 지도부를 비판했다.
이어 "부패 척결과 낡은 진보 청산은 결코 포기할 수도, 멈출 수도 없는 시대적 사명"이라며 "혁신은 상대를 봐가면서 하는 게 아니라, 우리가 먼저 시대와 국민을 보고 선도적으로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아가 "혁신의 결과로 합리적 개혁 대 기득권 수구의 구도로 대결해야 한다"며 "계파와 정치적 이익을 떠나 제대로 된 혁신의 길이라면 어디든 달려가서 같이 하겠다"고 천명했다.
이날 민주당집권을위한모임(민집모)과 콩나물모임이 공동 주관한 '새정치연합, 뭐가 문제인가' 토론회에는 김한길·안철수·박지원 등 전직 3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 주승용 최고위원 그리고 김영환·김춘진·강창일·김동철·신학용·노웅래·유성엽·정성호·전순옥·황주홍·최원식·송호창·권은희·한정애·이찬열·김상희 의원이 참석해 대성황을 이뤘다.
안철수 전 대표 외에 김한길·박지원 전 대표도 축사를 통해 문재인 지도부를 비판했다.
김한길 전 대표는 "문재인 지도부는 지난 4월 재보선 패배 이후 정치적 책임을 지는 대신에 혁신위를 구성했다"며 "지금 우리 당의 가장 큰 문제 두 가지는 계파패권정치와 책임정치의 실종"이라고 꼬집었다.
박지원 전 대표도 "당에서 책임과 희생이 실종됐고, 선거 패배 이후 책임 없는 모습에 당원과 국민은 모두 실망했다"며 "스스로 해야 할 혁신은 무책임하게 외부로 넘겨 모두를 실망시켰다"고 일침을 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