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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뉴스데스크 앵커 출신으로 11대와 14~16대 국회의원을 역임한 하순봉 경남일보 회장(69)이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이 1981년 국군의 날 행사에서 국산 핵무기를 전격 공개한 뒤 하야할 생각이었다"고 밝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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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회고록 '나는 지금 동트는 새벽에 서 있다'를 출간한 하순봉 회장은 그동안 언론인과 정치인을 두루 거치며 지근거리에서 접했던 역대 대통령들에 대한 각종 비화와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특히 하 회장은 박정희 전 대통령과 관련된 숨겨진 일화들을 대거 소개했는데 "1979년 박 전 대통령이 서거하지 않았다면 1981년 10월 1일 국군의 날 행사장에서 국산 핵무기가 공개됐을 것"이라며 "박 전 대통령은 자신의 후계자로 김종필 전 자유민주연합(이하 자민련) 대표를 지목했다"는 사실도 밝혔다.
하 회장은 1972년 초 박 전 대통령이 김정렴 비서실장과 오원철 경제수석을 자신의 집무실로 불러 "평화를 지키기 위해 핵무기가 필요하다"며 핵무기 개발을 직접 지시했고, 70년대 말 핵무기 개발 프로젝트는 거의 성사 단계에 이르렀었다고 주장했다.
특히 핵무기 개발이 완성 단계에 와 있을 무렵인 1979년 1월 1일 박 전 대통령은 선우연 의원(당시 청와대 공보비서관)에게 "1981년 10월에 (대통령을)그만 둘 생각"이라면서 "10월 1일 국군의 날 기념식 때 핵무기를 내외에 공개한 뒤에 그 자리에서 하야 성명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하 회장은 밝혔다.
하 회장은 "박 전 대통령이 평소 자신의 후계자로 김종필 전 자민련 대표를 꼽고 있었다"며 "한 술 자리에서 '내 뒤를 이을 사람은 세상이 추측하는 그대로다'라고 말했다"는 뒷이야기를 전했다.
이외에도 하 회장은 전두환·노무현 전 대통령의 집권 배경, 1987년 6.29 선언에 얽힌 비화, 수십년간 정계를 주름 잡았던 김영삼·김대중·김종필 '3김'에 대한 다양한 '정치사'를 풀어냈는데 현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 대해서도 고언을 남겼다.
이 중 청와대 출입기자 시절 안면을 익힌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해선 "보통 사람과 눈높이를 맞추라", "원칙도 좋지만 최선이 안된다면 차선과 삼선도 택할 줄 알아야 한다"는 조언을 건넸다.